[기자수첩] 윤석열과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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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석열과 시대정신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10.2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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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법에 신물이 난 국민이 소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법은 누구 편일까. 자문해 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헌법 제1조를 보면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다고 한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 중심의 법 집행이었나?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해왔나?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인 법치주의를 구현해왔나? 자문해 보면 물음표만 붙는다.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서왔나.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고, 사회정의에 노력해 왔나. 그게 아니면 기본권 보장의 최후마저 권력자에 상납해 오지 않았을까?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데 입각해 왔나. 억울함에 처한 약자의 편에 섰나. 엄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처리해 왔나. 혹 힘의 논리에 기대어 오지 않았을까?

결국, 이 말로 요약될 것이다. ‘법은 공정한가?’

평범한 국민 100명에게 물었을 때 어떤 답이 돌아올까. 실제 질문한 것은 아니지만, ‘법은 불공정해.’ 그런 답이 더 많이 들려올 것 같다. 굳이 열거할 필요 없이 사법 농단, 재판 거래, 정치검찰 등등. 차고 넘치는 뉴스들이 즐비하다. 

바로 그 점이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 자가 소환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몇 년 전만 해도 그에게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줄은 상상조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 정치 초짜임에도 제1야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불리고 있다. 정치 공식에 빗대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공정한 법을 보고 싶다’는 바람들이 커져서 가능했다는 생각이다. 국민은 너무 오랫동안 살아있는 권력의 사냥개나 아첨꾼 역할로 전락된 법 집행에 이골을 내왔다. 이제 독립적인 법 집행을 보고 싶다는, 힘 있는 자도 죄가 있으면 벌을 받는 것이 일반화됐으면 하는 열망은 임계점에 도달해 있다. 

지금껏 권력형 수사에 막힘이 없던 그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에 걸쳐 권력자 수사에 총대를 메 왔다. 인물에 따라 여야가 조변석개처럼 변해서 그렇지, 원칙을 무너뜨린 것은 그가 아니었다는 평가가 그를 부를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그가 시대정신에 부합되는 인물인지는 알 수 없다. 권력을 잡은 후에 ‘공정한 법’을 따라 간다는 보장도 없다. 다만, 법의 공정함을 바라는 국민 저변의 갈망이 ‘윤석열 현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를 둘러싼 구설수 논란 등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지지가 꺼지지 않는다면, 불공정한 법 집행에 신물이 난 국민이 만들어 낸 시대정신이 아닐까.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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