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규제 제외된 10·26 대책…“집값 또 폭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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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규제 제외된 10·26 대책…“집값 또 폭등할 것”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10.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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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전국적 집값 폭등 현상을 유발한 전세대출에 대한 규제가 10·26 대책에서 제외돼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4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이른바 10·26 대책을 의결했다. 이번 대책은 다음해 1월부터 집값과 무관하게 총 대출 규모가 2억 원을 초과하면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소득 대비 상환해야 할 원리금 비율) 40%를 적용하는 걸 골자로 한다. 제2금융권은 기존 DSR 60%에서 50%로 규제가 강화되며, 카드론도 DSR에 산정된다. 6개월 뒤인 오는 2022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 원만 넘겨도 이 같은 DSR 규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전세대출은 DSR 산정에서 빠졌다. 금융위원회는 "전세대출은 DSR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다만 이번 대책으로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꺽이지 않으면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인하되거나 전세대출을 받은 후 추가 대출을 받을 때 DSR 계산에 전세대출 원금을 포함하는 방안(플랜B)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전세대출 규제 강화 시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비판여론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대책 발표에 앞서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 금액 범위 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공개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처럼 10·26 대책이 전세대출 규제에서 빠지는 바람에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집값 상승을 주도한 게 전세대출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대한민국 집값을 폭등시킨 원인은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 전세자금대출"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7·10 전세대출 차별화 정책을 보면 투기과열지구는 3억 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 현재 전세대출을 즉시 회수하게 했는데, 조정지역에는 이런 규제가 없다. 그 결과 2020년 7월 10일 이후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15% 내외로 상승한 반면, 인천·경기 지역은 70% 전후로 폭등했다. 또한 서울 지역도 전세대출을 얼마든 이용 가능한 9억 원 이하 빌라, 단독주택 등이 최근 연일 상승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26 가계부채대책은 집값을 계속 폭등시키는 정책이다. 문재인 정권이 조금이라도 집값을 잡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조정지역 내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 방지 대책, 서울 지역 내 빌라 등에 아파트와 같이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 방지 대책이 나왔어야 했다. 정부는 집값 하락을 원치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전세대출이 집값 변화의 핵심임을 이미 알고 있지만 애초부터 전세대출 규제를 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며 "최근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20대, 30대 젊은 무주택자들이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 원인을 전세대출이라고 지목하니 규제 액션을 보였는데, 그럼 언론의 반대가 올 것으로 알고 잠시 액션만 취한 거다. 집값과 전셋값 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규제한다고 했어야지, 가계부채 운운하는 건 애초부터 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10·26 대책이 오는 2022년 1월부터 시행되는 만큼,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연말에 몰려 집값이 단기간에 팝콘처럼 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빅데이터 기반 분양 분석업체인 리얼하우스 측은 "개선된 고분양가 심사제도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다음해부터는 잔금대출 등도 어려워질 수 있어 올해 4분기 청약시장은 당첨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며 "건설사들의 막판 밀어내기 분양도 잇따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돈줄이 막히기 전에 연내 집을 사려는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을 거다. 10·26 대책이 나온 이후 매물 관련 문의는 물론, 대출 알선이 가능한지 물어보는 사람들도 늘었다"며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주택 매매시장 전반에 일시적인 상승 기류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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