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한강맨션 수주전서 ‘과도한 홍보’ 논란…‘클린수주 선언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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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한강맨션 수주전서 ‘과도한 홍보’ 논란…‘클린수주 선언 무색’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10.29 17: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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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상가 인도변에 래미안 광고 배너 배치…주민 불편↑
상인 "삼성서 용산구청 단속 끝나면 다시 꺼내라 종용해"
그룹 준법감시위 불구 "정비사업 수주전은 관리사각지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나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한강맨션 일대에서 수주홍보를 위해 상인들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 출범 이후 '클린수주'를 다짐했음에도 또다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본지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한강맨션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고자 삼성물산이 수주홍보를 위탁한 A업체는 최근 한강맨션 근처 상가 수곳과 '삼성 래미안 브랜드 홍보물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본지가 입수한 해당 계약서에는 '본 매장은 외부배너, POP 래미안 홍보물을 설치한다. 광고 기간은 2개월 예정이며 1개월 단위로 광고비를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광고비는 1개월에 50만 원씩 총 100만 원이다.

실제로 본지가 지난 22일 방문한 한강맨션 일대에서는 20여 개에 달하는 래미안 홍보 광고판이 쉽게 목격됐다. 이를 감안하면 A업체는 상가 약 20여 곳과 같은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이 광고판에는 '한강맨션의 새로운 역사 삼성이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와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두바이 건축물 조감도가 담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한강맨션 수주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홍보를 위해 단지 내 상가 20여 곳과 계약서를 체결했으나 배너광고가 통행에 지장을 준다는 민원이 용산구청에 다수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상인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홍보를 위해 단지 내 상가들과 홍보물 설치 관련 계약을 체결했으나 배너광고가 통행에 지장을 준다는 민원이 용산구청에 다수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상인은 "삼성물산 사람들이 구청에서 단속이 나오면 배너광고를 잠시 들여 놓은 후 다시 밖으로 꺼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 시사오늘

문제는 이 같은 광고판 중 대부분이 인도를 침범해 세워진 불법 배너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근을 통행하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용산구청에 수십건의 민원까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맨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한 조합원은 "오래된 아파트여서 대로변 보행로가 좁고 사람이 나란히 통행하기도 어렵다. 특히 대로변 동은 1~2층이 상가고, 3층부터 아파트인지라 상가 이용객은 물론, 입주민 통행도 많은데 과도한 홍보물로 무척 불편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민원 제기가 이어지자 용산구청에서 결국 단속을 나왔고, 그때마다 광고판이 치워지긴 했지만 그때뿐이라는 게 복수의 주민과 상인들의 설명이다. 삼성물산, A홍보업체 관계자들이 자신들과 홍보물 설치 계약을 맺은 상가 운영주에게 편법을 통한 광고를 지속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해당 광고판을 게시한 한 상인은 "홍보물을 설치하고 2개월에 100만 원을 받는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구청에서 점검을 나왔길래 걱정이 돼서 홍보물을 가게 안으로 들여놨는데 삼성물산 사람들이 단속이 끝나면 다시 인도에 세우라고 종용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재건축 시장의 구태의연한 편법 홍보를 단호히 배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법홍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래미안 한강맨션 카카오채널 게시 자료 ⓒ 한강맨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 제공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재건축 시장의 구태의연한 편법 홍보를 단호히 배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법홍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래미안 한강맨션 카카오채널 게시 자료 ⓒ 한강맨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 제공

아울러 한강맨션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삼성물산 측이 돌린 것으로 보이는 래미안 로고가 박힌 선풍기, 고급 머그컵, 우산, 인주 등 다양한 홍보물도 볼 수 있었다. 삼성물산은 수주전이 혼탁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전화, 인터넷, SNS 등 모든 형태의 조합원 개별 접촉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강맨션 시공권을 두고 경쟁이 예상되는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광고비를 받은 한강맨션 주변 상인 중에는 조합원과 조합원 가족도 있고, 현재 해외거주 중인 조합원으로부터 투표권을 위임받은 공인중개사까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실상 래미안 광고계약으로 조합원들에게 돈을 지급하고, 시공사 선정 시 표를 받는 매표행위가 아니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본지는 취재 과정에서 상가 운영주 중 조합원이 있거나 조합원 투표권을 위임받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앞선 관계자의 말처럼 만약 삼성물산이 광고비를 지급한 상가 중 조합원이 있거나 조합원 투표권을 위임받은 업주가 있을 경우 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이 지난해 상반기 반포3주구 수주 과정에서 현장 주변에 위치한 다수의 부동산에 향응을 제공해 물의를 빚었을 당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초구청은 "건설사가 공인중개사에게 커피나 케이크, 식사를 제공했을 때 공인중개사가 어떠한 지위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해당 부지에 토지를 갖고 있거나 조합원이라면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해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임직원 불법행위 근절과 경영상 준법 여부를 감시하고자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에 참여했지만 정작 일선 수주 현장에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주택정비사업 관련 업무를 수행했던 한 익명의 퇴직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나온지 얼마 안 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수주 과정에서 삼성물산 내부에 '구태의 싹'이 자라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임직원들과 그룹 준법감시위 간 정도경영의 온도차가 느껴진다"며 "삼성그룹의 규모를 감안할 때 준법감시위가 수주 과정까지 면밀히 들여다보기 힘들 것이다. 주택정비사업이 여전히 관리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소재 한강맨션을 재건축을 통해 총 1441가구 규모로 새로 짓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 규모는 약 1조 원, 이중 공사비는 6225억 원에 이른다. 수주전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우미건설, 동양건설산업 등 총 6개의 건설사가 참전한 상태로, 현재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강맨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사업에 속도를 내고자 오는 11월 29일 입찰을 마감하고, 연내(오는 12월 30일 예정)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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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홍 2021-10-30 13:16:44
지에스 거지같은 용역회사 키맨으로부터 얼마 받았어요?

빌리 2021-10-30 10:00:35
닥치고 화천대유 조폭이나 기사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