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상환능력 악화하는데 세계 1위 기록한 한국 가계부채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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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상환능력 악화하는데 세계 1위 기록한 한국 가계부채 규모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1.11.15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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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GDP대비 가계부채비율 104.2%…1년 사이 6포인트 상승
한국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중 170%…OECD 중 최상위
"가계부문 재무건전성 제고와 취약가구 대출부실 방지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곽수연 기자]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 한국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속도는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 한국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속도는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 한국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속도는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37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 가계부채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가장 많고, 가계 빚이 늘어나는 속도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15일 국제금융협회(IIF)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04.2%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다른 나라 가계 부채 비율을 보면, 홍콩(92.0%), 영국(89.4%), 미국(79.2%), 태국(77.5%), 말레이시아(73.4%), 일본(63.9%), 유로 지역(61.5%), 중국(60.5%), 싱가포르(54.3%) 순이다. 국가 경제 규모를 뛰어넘는 가계 부채 비율을 보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아울러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빨랐다. 한국의 가계 부채 비율(104.2%)은 작년 2분기(98.2%)와 비교해 1년 사이 6포인트(p) 높아졌다. 이어 홍콩(5.9%p)과 태국(4.8%), 러시아(2.9%), 사우디아라비아(2.5%)가 2~5위를 차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지난 8월 '가계부채 현황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현재 한국 경제의 가계부채 규모는 1936조 원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0%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또 가계 빚이 늘어나는 속도는 전년 대비 9.5% 증가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후 1000조 원을 넘어선 한국 가계부채는 연평균 7.6% 증가하면서 2020년에는 GDP에 육박하는 1727조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가구의 가계 채무 부담 능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의 소득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상위권인 170%를 초과했다. 부채가 가계소득을 넘어서면서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년간 소득 최하위 20%를 대표하는 1분위의 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 최상위 20%를 나타내는 5분위의 2배 정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상환능력이 불확실한 저소득층의 부채 증가 속도가 고소득층보다 2배 높다는 뜻이다.

가계부문의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유동화 자산 여력도 소득 1분위를 중심으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유동화 자산 여력 악화 속도가 2배 가까이 빠르고, 특히 1분위 유동화 자산 여력은 코로나 19가 발생했던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나빠졌다. 금융시장 내 충격에 대한 저소득 가구의 취약성이 확대된 것을 보여준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원리금 상환 부담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이 취약계층 중심으로 급상승할 것이란 뜻이다.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제언으로, 전경련은 "장기적으로는 가계부문의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고 단기적으로는 취약가구의 대출 부실화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장기·고정금리 중심의 대출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해 부채보유 가구의 차환 위험을 경감시키고 가계의 재무 건전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출 상환 여력이 크게 악화된 취약계층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출 부실화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가계부채 억제정책을 정부 주도로 시행하기보다는 금융부문이 자율적으로 대출 한도를 설정하는 선진국형 여신 관행을 정착시키는 노력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정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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