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광군제 흥행에도 ‘중국 시장 위기’ 여전
스크롤 이동 상태바
화장품업계, 광군제 흥행에도 ‘중국 시장 위기’ 여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11.15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궈차오’(国潮) 트렌드 확대에 K뷰티 ‘흔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화장품업계가 광군제 호실적을 거뒀지만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김유종

올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에서 역대 최대 매출액을 갱신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지만 우려감은 여전한 분위기다. 중국 내 소비침체가 이어지고 최근에는 이른바 ‘애국소비’ 현상까지 두드러지며 현지 시장서 우리나라 화장품 판매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생건·아모레·애경 등 광군제 매출 ‘쑥’

국내 주요 화장품업체들은 지난 11일 종료된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기간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대표적으로 LG생활건강은 올해 알리바바와 틱톡(더우인) 중심으로 진행한 광군제 행사에서 럭셔리 화장품 후, 숨, 오휘, CNP, 빌리프 브랜드가 전년 2600억 원 대비 42% 성장한 약 37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브랜드 ‘후’의 알리바바와 틱톡(더우인) 채널 총 매출은 32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61% 성장했다. 알리바바에서 후 브랜드는 에스티로더, 랑콤에 이어 럭셔리 브랜드 3위에 등극했다. 4위는 시세이도, 5위는 라메르, 6위는 헬레나 루빈스타인, 7위는 SK-Ⅱ, 8위는 키엘이 차지했다.

특히 후 천기단 화현세트는 88만 세트가 팔려 알리바바 전체 카테고리 단일제품(SKU) 중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뷰티 카테고리 전체 SKU 중 1위로 마무리됐다. 틱톡(더우인) 채널에서 후는 천기단 화현세트가 30만 세트 판매되며, 틱톡(더우인) 전체 판매 제품 중 1위를 기록하면서 뷰티 카테고리 1위 플래그샵으로 등극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광군제에서 라네즈의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라네즈는 중국에서 출시한 신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했다. 스킨베일베이스는 티몰 메이크업베이스 카테고리 1위를 달성했다. 

설화수는 신규 플랫폼 중심으로 성장했다. 자음생 에센스는 325% 성장했으며, 자음생 전체 라인의 판매는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MZ세대 타깃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도우인), 콰이쇼우 판매량도 전년보다 2배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은 광군제 기간 약 160억 원 규모 행사 거래액을 달성했다. 2020년 행사 매출액 대비 15% 성장한 수치다. 알리바바·징둥닷컴·틱톡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애경산업 화장품 브랜드 AGE 20’s(에이지투웨니스), LUNA(루나) 등이 지난해 거래액을 초과 달성했으며, AGE 20’s 에센스 커버팩트는 올해도 티몰 내 BB크림 부문에서 판매 순위 1위를 달성했다. 또한 프리미엄 헤어케어 브랜드 ‘케라시스(KERASYS)’도 이번 광군제에서 전년 대비 약 390% 성장했다.

중국 내 C뷰티 약진에 K뷰티 주춤

이처럼 올해 광군제에서도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이 선전했지만 중국시장 내 한국 화장품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되면서 업계 위기감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은 이른바 ‘C-뷰티’로 불리는 자국 내 브랜드들이 성장하면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올해 3분기 화장품업계 실적에서도 확인됐다. LG생활건강의 올해 화장품사업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한 1조267억 원, 영업이익은 9.0% 증가한 2154억 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하락했으며, 매출은 1조1089억 원으로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그동안 선전하던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든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해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2%, 영업이익은 56.6% 감소했다. 아시아 지역 매출이 11% 하락한 탓이 컸고, 특히 아시아 내 비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이 1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 역시 후, 숨, 오휘 브랜드 중국 매출이 전체 시장 성장률(5%)을 밑도는 1% 성장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KB증권 박신애 연구원은 “중국 소비시장 침체 등을 감안할 때 중국 화장품 시장 내 LG생활건강 점유율 상승세는 주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뷰티의 약진도 향후 경쟁 심화 요소로 꼽힌다. 텐센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중국 로컬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한다. 중국산업경제정보망에 따르면 올해 1~4월 화장품 매출 1~3위는 각각 로컬 브랜드인 ‘화시쯔(花西子)’, ‘퍼팩트다이어리’, ‘프로야(珀莱雅)’가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 현지에서 '애국소비' 성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가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구매 행태 등 소비 전반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중국 전 지역 성인 소비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광군제 기간 동안 자국 브랜드를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수치다. 이중 55%는 ‘애국심’을 이유로 선택했다.

교보증권 정소연 연구원은 “궈차오(国潮, 애국소비) 열풍과 자국 브랜드 진흥 정책은 C뷰티의 성장을 촉진했다”며 “중국에 진출하기만 하면 고성장했던 과거와는 달리 업체별로 그 성장세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미 형성된 충성도를 기반으로 소수의 브랜드로 수요가 쏠리고 있고, 중국 자체 로컬 브랜드가 고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소셜커머스, 화장품, 패션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