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당심’으로 ‘민심’ 이긴 윤석열의 질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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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당심’으로 ‘민심’ 이긴 윤석열의 질주, 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11.17 16: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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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컨벤션 효과일까, 정권 교체 열망 흡수한 결과일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당심은 민심을 이길 수 없다.’

‘당심이 민심을 거스르면 선거에서 필패한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진리’로 여겨지는 아포리즘(aphorism)입니다. 굳이 설명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100만 명도 되지 않는 선거인단이 4400만여 명에 달하는 민심을 외면하고 선거에서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후보로 선출한 국민의힘이 우려했던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여론조사로 봤을 때,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과는 당심(黨心)을 등에 업은 윤 전 총장이 민심(民心)에서 앞선 홍 의원을 누른 모양새였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의 오랜 격언대로라면, 윤 전 총장은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 흐름은 예상과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후보 선출 직후인 7일부터 8일까지 수행해 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전주(34.4%)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승(46.2%)하더니,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해 16일 발표한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서는 52.7%를 기록하며 50%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이쯤 되면 ‘대세’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요인은 ‘컨벤션 효과’입니다. 컨벤션 효과란 경선이나 전당대회 등 정치적 이벤트 직후 해당 정당이나 정치인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윤 후보와 홍 의원이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전 국민적 관심을 받은 덕에 윤 후보의 지지율도 덩달아 상승했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나타난 민심이 역선택의 결과였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의 지지율이 높았던 게 민주당 지지자들의 개입에 의한 것이었다면, 윤 후보의 승리가 ‘당심이 민심을 거스른 것’이라는 평가부터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즉, 윤 후보의 승리 자체가 민심에 따른 선택이었으니 경선 후 지지율이 오르는 건 이상할 게 없다는 논리입니다.

또 다른 분석은 국민들의 정권 교체 열망이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는 겁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50% 넘는 정권 교체 여론이 ‘윤석열이든 홍준표든 일단 정권을 교체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거죠. 설사 당심이 민심을 거슬렀더라도,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용인하고 윤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뜻입니다.

만약 윤 후보 지지율 상승이 컨벤션 효과 덕분이라면, 지금의 지지율은 오래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윤 후보가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지지층은 물론 정권 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의 표심까지 흡수한 거라면, 윤 후보 지지율은 정권 교체 여론과 동조화돼 움직일 공산이 큽니다. 과연 ‘당심으로 민심을 이긴’ 윤 후보의 질주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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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사 2021-11-17 16:15:54
지금의 지지율은 컨벤션 효과가 아닌 역석택 결과의 허구성이 드러난 것. 지지율 상승이 계속될 듯. 문제가 있다면 김종인 원톱 체제의 불안감이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