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잔연립3은 재건축인데…SK에코플랜트, ‘추가이주비’ 불법 제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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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잔연립3은 재건축인데…SK에코플랜트, ‘추가이주비’ 불법 제안 의혹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11.23 16:2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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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성 확인될 시 입찰 참가 자격 박탈·입찰보증금 몰수될 가능성 있어"
홍보문자 발신자는 ‘SK 과장’인데…SK에코플랜트 "그런 제안한 적 없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가 경기 안산 고잔연립3구역 수주전을 치르는 가운데 조합원들에게 불법 여지가 있는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SK에코플랜트의 입찰 참가 자격이 박탈되고, 입찰보증금까지 몰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SK에코플랜트 측은 이 같은 제안을 했다는 것 자체를 부인했다.

지난 19일 경기 안산 고잔연립3구역 조합원들에게 발송된 SK에코플랜트 홍보문자. 재건축사업에서 추가 이주비 제안, 조합원 개별 홍보 등과 관련해 위법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고잔연립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 제공
지난 19일 경기 안산 고잔연립3구역 조합원들에게 발송된 에스케이에코플랜트 홍보문자. 재건축사업에서 추가 이주비 제안, 조합원 개별 홍보 등과 관련해 위법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고잔연립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 제공

23일 본지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고잔연립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들에게 "사업촉진비 명목으로 1500억 원을 고정금리 2.3%에 대여하겠다. 조합원 1인당 2억 원의 추가 이주비"라며 '추가 이주비 대여' 조건을 제시했다.

재건축은 재개발과는 달리 시공사가 조합에 추가 이주비를 빌려주는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다. 정비사업계약업무처리기준 제30조에서는 '건설업자 등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하는 금리 수준으로 추가 이주비를 사업 시행자 등에 대여하는 것을 제안할 수 있다'면서도 '재건축사업은 제외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또한 고잔연립3구역이 재개발사업이라는 가정을 해도 '2.3% 고정금리' 부분이 문제가 된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담보대출 이자가 최소 3%대 이상인 만큼, 금리 차이로 인한 부담을 SK에코플랜트가 지게 되고, 이는 SK에코플랜트가 조합원들에게 일정 이주비를 '제공'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SK에코플랜트의 2.3% 고정금리 조건에 은행 담보대출 금리 3.5%를 적용하면 1.2%p 정도 이자 차이가 나는데, 이를 환산 시 SK에코플랜트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은 약 66억 원이다. 앞선 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인 '시공과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 제공'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가 조합원 분담금을 입주 2년 후 납부토록 하고,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제안한 부분에 위법성이 있다는 지적도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SK에코플랜트 관계자가 조합원들에게 '조합원님 소중한 선택의 비교를 위해 직접 찾아뵙고 설명드리고자 합니다'라는 홍보문자를 보낸 것도 눈에 띈다. 개별 홍보에 따른 물의가 예상되는 대목이어서다.

때문에 현재 고잔연립3구역 조합 안팎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한 불법 논란이 일고 있는 실정으로 전해진다. 이중 추가 이주비 대여 제안의 경우 재건축사업 자체를 표류하게 만들 수 있어 불안감까지 느끼는 조합원들이 일부 있다는 후문이다.

고잔연립3구역의 한 조합원은 "어차피 추가 이주비 대여는 안 되는 건데 이건 SK에코플랜트가 시공사로 선정돼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느냐. 요즘 시공사 바꾸고 해서 사업이 지연되는 조합들이 많아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추가 이주비 대여 제안이 입찰지침서 위반으로 해석되면 SK에코플랜트의 입장이 상당히 난처해질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입찰 자격 박탈은 물론이고, 입찰보증금 130억 원이 몰수되는 것까지 감당해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측은 "담당 부서에 확인한 결과 추가 이주비를 제안한 사실은 없다.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19일 고잔연립3구역 조합원들이 받은 홍보문자 발신자는 자신을 'SK에코플랜트 H과장'이라고 소개하며 추가 이주비 대여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추가 이주비 제안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본지에 전했다. 하지만 해당 제안 내용이 담긴 홍보문자를 조합원들에게 보낸 사람은 자신을 'SK에코플랜트 H과장'이라고 소개했다 ⓒ 고잔연립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 제공
에스케이에코플랜트 측은 추가 이주비 제안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본지에 전했다. 하지만 해당 제안 내용이 담긴 홍보문자를 조합원들에게 보낸 사람은 자신을 'SK에코플랜트 H과장'이라고 소개했다 ⓒ 고잔연립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 제공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고잔연립3구역 조합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들린다. 2019년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처럼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당국이 나서게 되면 조합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가 불안한 상황인 만큼 향후 공약 이행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3분기 별도기준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339.93%로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이주비 대여 제안 외에도 700억 원 상당의 사업비를 무이자로 지원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SK에코플랜트의 재무건전성이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라 공약 이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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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숙 2021-11-29 17:46:47
에스케이 제안서 무이자 사업비에 기타조합과 합의한 비용이 뭔지 밝혀라.

나야나야나 2021-11-24 13:05:16
브랜드밀리면 저런일도 생기는구나..

양대리 2021-11-23 17:18:29
박근홍기자
우리 고잔연립3구역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나 할까?
아직도 건설사한테 기사 받아쓰는 시절인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