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의 역습①] 가성비忠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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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의 역습①] 가성비忠은 죽었다
  • 장대한 기자,한설희 기자
  • 승인 2021.11.2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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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십니까, 가성비의 시대?…5년 만에 대세는 거거익선 ‘플렉스’로
100만 원대 모니터, 없어서 못 사…초고가 스마트폰, 전년比 182%↑
돈 냄새에 프리미엄 끝판왕 등장…삼성 ‘비스포크’ vs LG ‘오브제컬렉션’
코로나도 못 꺾는 수입차 성장세…1억 넘는 럭셔리카 판매마저 불티
국산차도 고급화 추세…벤츠 추월한 제네시스, GV 라인업 확대 통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설희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조치 시행으로 경제적 양극화는 심화된 반면, 전 계층에선 보복소비로 인한 씀씀이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쓸 돈이 없다’와 ‘쓸 곳이 없다’가 공존하는 아이러니다.ⓒ시사오늘 김유종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조치 시행으로 경제적 양극화는 심화된 반면, 전 계층에선 보복소비로 인한 씀씀이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쓸 돈이 없다’와 ‘쓸 곳이 없다’가 공존하는 아이러니다.ⓒ시사오늘 이근

“코로나19 때문에 먹고 살기 어려워졌다는데,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나만 어려운 것 같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조치 시행으로 자영업자들은 고꾸라지고, 소외계층과 청년들은 당장 변변찮은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하지 못해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보복소비니 뭐니 씀씀이들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진 지금, 모두가 코로나19 속 벼락부자를 꿈꾸거나 당장의 나를 위해 가치 있는 소비를 하겠다는 ‘YOLO(You Only Live Once)’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쓸 돈이 없다’와 ‘쓸 곳이 없다’가 공존하는 아이러니다.

기업들은 내심 미소를 짓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많은 수요를 불러일으키는 ‘다다익선(多多益善)’ 판매 전략을 버리고, 프리미엄 제품군을 내세운 수익 극대화 전략을 취할 수 있게 돼서다. 코로나19 상황 이전 트렌드 키워드가 ‘가성비’였던 점을 고려하면 의미심장한 현상이다. 고객과 기업 한 목소리로 가성비를 외치던 시대는 끝났다. 코로나19로 나만의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 눈만 높아진 고객들, 구매여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집중된 프리미엄 소비 시대의 막은 열렸다. <편집자주>

 

기억하십니까, 가성비의 시대?…5년 만에 대세는 거거익선 ‘플렉스’로


인간 유전자엔 ‘소비 유전자’가 각인됐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자원을 소비하며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의 역사는 소비의 역사다. 그만큼 우리가 형성한 문화 속에서 소비 문화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현대 사회에선 가성비가 시장을 점령했던 때가 있었다. 먼 얘기처럼 들리지만, 고작 5년 전 이야기다. 강산이 한 번 바뀌지도 못할 정도의 짧은 시간이다.

김난도 교수가 매년 발간하는 ‘트렌드코리아 2016’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트렌드는 가성비의 약진과 브랜드의 몰락으로 요약됐다. 고급 브랜드의 성장은 정체되고 가성비가 높은 상품의 소비가 촉진된 것. 그 일환으로 브랜드가 없는 브랜드, 일명 ‘노브랜드(No Brand)’가 각광받았다. 이마트의 ‘노브랜드(No Brand)’는 반 년 만에 25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그랬던 가성비 시대도 갔다. 서적에서도 가성비 단어가 슬그머니 빠지더니, 작년부턴 ‘플렉스(flex)’가 주를 이뤘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20년 소비심리와 소비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소비 트렌드를 ‘플렉스형 자린고비’로 정의했다. 이는 젊은 소비자들이 불황 속 좋아하는 것에 기꺼이 투자하기 위해 생필품은 가성비를 따지면서도, 고가 명품과 가전 등에 대한 소비에는 주저하지 않는 소비 형태로 요약된다. 기존의 욜로와 플렉스 등의 연장선 상에서 “나를 위해서라면 비싸도 기꺼이 산다”는 의식이 더욱 강해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으로, 코로나19가 불러온 진풍경이다.

특히 가전 부문은 새로운 플렉스 문화가 탄생했다.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巨巨益善)’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올해 4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6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초로 2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무려 43.6%, 절반에 달한다. 기존 국내 소비자들이 혼수용 TV로 아파트 크기에 20을 더한 40인치대 제품을 주로 구매했던 경향과 비교하면, 60인치대를 넘어선 70·80인치대 제품의 급성장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60인치대 제품의 4분기 분기 출하량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 대를 넘겨, 지난해 동기 대비 24.3%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형으로 분류되는 70, 80인치대 TV 출하량도 역대 분기 사상 최대치인 442만 5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영상 콘텐츠를 큰 화면과 고해상도로 즐기려는 고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집을 영화관처럼 꾸미는 ‘홈 시네마족’의 등장도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도왔다.

국내 기업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특히 전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LG의 판매량이 집중적으로 올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5인치 이상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80인치 이상 제품은 3배까지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네오 QLED’를 비롯해 마이크로LED TV 등 고화질·대화면 TV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QLED 제품군은 올해 3분기 기준 총 629만 대가 판매돼, 연간 판매량 1000만 대라는 목표에 근사한 수치를 달성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최근 ‘월드 IT쇼 2021’를 통해 “네오 QLED TV는 상당히 반응이 좋다. 지금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올해 3분기 올레드 TV 출하량은 89만 9000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80%나 증가했다. 누적 판매량은 총 263만 5000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LG전자 올레드 TV의 지난해 기준 평균판매단가(ASP)는 2000달러(한화 약 237만 원)다. 시중의 LCD TV ASP가 428달러(약 51만 원)라는 것을 감안하면, 보급형 제품의 4.6배에 달하는 비싼 TV를 구매하겠다는 글로벌 고객이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전 세계 TV 시장에서 ASP가 200만 원 이상이면서도 출하량 200만 대를 넘긴 것은 LG전자 올레드 TV가 유일하다.

 

100만 원대 모니터, 없어서 못 사…초고가 스마트폰, 전년比 182%↑


‘프리미엄 대세론’은 비단 TV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100만 원이 넘는 LG전자 모니터 ‘스탠바이미’는 출시 하루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프리미엄 대세론’은 비단 TV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100만 원이 넘는 LG전자 모니터 ‘스탠바이미’는 출시 하루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프리미엄 대세론’은 비단 TV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 모니터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지난달 기준으로 누적 판매 10만 대를 돌파했다. 적게는 35만 원에서 많게는 65만 원에 달하는 제품이 ‘1분에 1대’ 꼴로 팔렸다.

100만 원이 넘는 LG전자 모니터 ‘스탠바이미’는 출시 하루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7월 1차 사전예약 물량은 1시간 만에, 각종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진행된 2차 예약판매는 30~40분 만에 물량이 동났다. 최근 하이마트에서 시행된 인터넷 판매는 방송 시작 직후 3분 34초 만에 완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플래그십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고가가 400달러(한화 약 47만 원) 이상인 프리미엄 제품은 지난해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이중 800달러(한화 94만 원)를 넘는 초고가 제품의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82%나 급증했다. LTE 모델보다 비싼 5G폰 비중도 지난해 35%에서 올해 84%까지 올랐다.

삼성전자도 기본 100만 원이 넘는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Z 폴드3·플립3는 미국 시장에서 출시 2달 만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12%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폴더블폰 2세대 제품이 1% 비중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이 글로벌 최초로 출시한 갤럭시 폴드와 플립 시리즈의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우위 확보 전략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프리미엄 끝판왕 등장…삼성 ‘비스포크’ vs LG ‘오브제컬렉션’


CE(소비자가전)부문은 비스포크가 처음 공개된 지난 2019년 매출 45조3000억 원, 영업이익 2조5000억 원에서 2020년 기준 매출 48조2000억 원, 영업이익 3조6000억 원까지 늘었다.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은 비스포크가 처음 공개된 지난 2019년 매출 45조3000억 원, 영업이익 2조5000억 원에서 2020년 기준 매출 48조2000억 원, 영업이익 3조6000억 원까지 늘었다. ⓒ삼성전자

이쯤 되니 기업들이 돈 냄새를 맡았다. 프리미엄 가전이 주류가 될 것을 예견했다. ‘비싸도 잘 팔린다’는 시각에서 나아가, ‘비싸서 잘 팔린다’는 소비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것.

그 일환으로 삼성은 지난 2019년 ‘비스포크’, LG는 2020년 ‘오브제컬렉션’이라는 프리미엄 가전 전용 브랜드를 각각 론칭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6월 첫 번째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냉장고’를 시작으로 △신발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해 주는 ‘비스포크 슈드레서’ △1인 가구와 신혼부부를 겨냥한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카운터탑’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 등 비스포크 라인업을 올해 17개까지 확대했다.

CE(소비자가전)부문은 비스포크가 처음 공개된 지난 2019년 매출 45조3000억 원, 영업이익 2조5000억 원에서 2020년 기준 매출 48조2000억 원, 영업이익 3조6000억 원까지 늘었다. 특히 지난해 CE부문에서 삼성전자가 4년 만에 처음으로 LG전자 영업이익을 앞질렀는데, 여기에는 비스포크가 한몫 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CE 매출 비중은 지난 2018년 17.5%에서 2020년 20.3%, 영업이익 비중은 3.2%에서 9.9%까지 올랐다.

이달 출시 1주년을 맞은 오브제컬렉션도 LG전자 호실적에 기여했다.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창사 이래 최초로 7조 원을 넘긴 7조611억 원을 달성했다. 북미·유럽·중남미 등 주요 시장에선 지난해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오브제컬렉션 인기에 힘입어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20조 원을 돌파했다”며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도 못 꺾는 수입차 성장세…1억 넘는 럭셔리카 판매마저 불티


자동차 소비에 있어서도 프리미엄 제품군의 역습이 두드러진다. 의식주만 명품을 따지는 게 아니라, 자동차 역시 소비자 스스로를 드러내고 과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예전만 해도 골칫거리였던 수입차 A/S 문제가 브랜드별 적극적인 인프라 확대를 통해 상당 부분 개선되면서 이제는 국산차와 동등한 위치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국산차 외에도 수입차에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는 2019년 24만4780대 수준에서 2020년 27만4859대로 12.3% 증가했다. 올해도 10월까지 23만3432대를 기록 중이어서, 예년 실적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0월 누적 대비로는 8.1%의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주목할 점은 국산차 대비 가격대가 높은 수입차 중에서도 1억 원대를 초과하는 수입 럭셔리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1억 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 2019년 2만8998대 수준에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2020년 4만3158대로 큰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는 10월까지 5만4386대를 기록하며 6만 대 규모도 거뜬히 넘을 수 있을 전망이다.

럭셔리카 시장에서 코로나 불황은 통하지 않는 얘기다. 1억 원 이상 럭셔리카가 수입차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2019년 11.8% 수준이던 해당 비중은 2020년 15.7%, 올해는 23.3% 수준까지 올라섰다. 수입차 10대 중 1대 꼴로 팔렸던 럭셔리카가 이제는 4대중 1대를 차지할 정도로 급부상했다.

 

국산차도 고급화 추세…벤츠 추월한 제네시스, GV 라인업 확대 통했다


제네시스 GV80. ⓒ
제네시스 판매 견인차 역할을 하는 GV80의 모습. ⓒ제네시스

이에 맞서 국산차들도 수입차로의 수요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선을 구축했다. 그 대표주자로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가 꼽힌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말 출범한 이래 G(세단), GV(SUV) 시리즈 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그 성과로 지난 2019년 5만6801대 수준이던 제네시스 판매량은 코로나19 확산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10만8384대로 뛰어올랐다. 이는 90.8%에 달하는 성장세로, 벤츠의 같은해 판매량인 7만6879대를 가뿐히 넘어섰다. 국내 고급차 시장의 1위 브랜드로 발돋움한 것이다.

제네시스의 파죽지세 기세는 올해도 멈출 줄 모른다. 10월 누적 기준 11만2128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이미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수급난 등 녹록치 않는 대내외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수요를 지속 발굴하며 그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성공 스토리는 결국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세단 중심(G)의 3개 라인업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부터 SUV(GV) 모델을 본격 추가하며 올해는 총 6종의 라인업을 판매하고 있다. GV라인업이 5만 대 가량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실적 증가에 큰 힘을 보탰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수입차들과 비교해 우수한 접근성과 인프라를 갖춘 데다, 경쟁력있는 프리미엄 신차들이 최근 2년 새 SUV 모델들이 집중적으로 출시되며 높은 성장세를 이룰 수 있었다”며 “국산차의 프리미엄화를 이끄는 동시에 국산차에 꼬리표처럼 붙어다녔던 가격 저항을 낮추고 있음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시대 단초는 구매 트렌드 변화…“가격보단 이미지 우선”


고급 자동차 시장의 호황은 구매 트렌드 변화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기존 차량 구매·선택에 있어 핵심으로 꼽혔던 가격·구입 조건의 중요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어서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동차 5대 핵심 구매 요인으로는 △안전성 △외관 △가격 요인 △신모델 △모델 평판 등이 꼽혔다. 이는 지난 2016년 조사 당시 △외관 △가격 △안전성 △모델 평판 △연비 등을 중시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위 안전성 요인은 7.6%포인트 늘어나며 1위로 뛰어올랐고, 6위 항목이었던 신모델 선호 역시 3단계나 상승했다. 가격 요인은 2016년 대비 6.6% 포인트나 떨어지며 순위가 한단계 밀렸다. 자동차 구매 트렌드가 가성비 추구에서 벗어나 안전 기술을 탑재한 신차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또한 국산과 수입차 소비자들간의 차량 중요 구매 요인은 더욱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수입차 고객들은 핵심 구매 요인으로 안전성(58.6%)과 외관(57.3%)을 비롯해 △회사/브랜드(49.8%) △모델 평판(44.2%) △내구성(40.6%)을 따지는 비중이 매우 높았다.

국산차도 안전성(43.4%)과 외관스타일(43.0%)을 중시하는 점은 같았지만, 그 뒤를 잇는 구매 요인들이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3위부터 5위까지의 구매 요인은 △신모델/최신모델(37.4%) △가격(36.9%) △첨단/편의사양(33.9%) 순으로 집계됐다.

쉽게 말해 국산은 신차의 상품성과 가격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수입차는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구매 기준으로 삼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외관스타일에 쏠려 있던 소비자의 관심 역시 새로움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감성적 요인으로 넘어가고 있음에 주목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수입차는 럭셔리 브랜드와 명성 등 신뢰와 관련된 정서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최근에는 공간(SUV·대형화)과 첨단편의사양을 선호하는 추세도 늘고 있어, 가격 중요성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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