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것은 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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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것은 독재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12.03 11:4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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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권리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 짧은 연구·개발 기간에 대한 불신, 건강 문제 등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을 자유 권리를 행사한 미접종자는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했을 시 그 행동을 책임져야 한다. 여기서 책임이란 자유민주주의 사회라면 응당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관점에서의 책임'일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이 내 선택 때문에 아플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미안함, 주변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뒷담화를 감내하는 것, 보이지 않는 차별에 대한 인내, 그리고 확진 시 치료비 자기부담 등이 이에 해당된다.

3일 문재인 정부는 다음주부터 4주 간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수도권 최대 6인·비수도권 최대 8인(미접종자 1명 허용)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자들만 시설 출입·이용 등을 허용하고 미접종자는 불허하는 일명 '백신패스' 규제를 식당과 카페 등까지 확대한다고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일상에서 감염위험을 낮추기 위해 방역패스를 전면적으로 확대 적용하고자 한다. 식당과 카페를 포함해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에 적용하며, 실효성 있는 현장 안착을 위해 일주일의 계도기간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막말로 앞으로 4주 동안 미접종자는 밖에서 밥과 커피를 즐길 자유도 없다고 국가가 못을 박은 것이다. '혼밥'은 봐준다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민주화 이전 우리나라 정부는 늘 폭력에 의존했고, 그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수많은 이데올로기와 명분을 만들었다. 자유, 행복추구 등 개인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억압하기 위해 국가정의와 안보를 내세웠고, 물리적·사회적 폭력에 시달리는 개인들은 그 이데올로기와 명분 아래 죄인 취급을 받았다. 총·칼과 군홧발에 그렇게 개인의 권리는 무참하게 짓밟혔다. 그리고 YS(故 김영삼 전 대통령)가 군사독재정권을 타파하고 문민정부를 수립한지 약 20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민주화 이전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총·칼 대신 주삿바늘을 든 국가의 개인에 대한 억압이 '방역'이라는 이데올로기 아래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미접종자에게 자유를 누릴 권리는 없다'는 단선 논리, '미접종자가 전염병 확산의 원흉'이라는 공포를 앞세우면서.

그런데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 오미크론까지 상륙한 상황이다. 미접종자에 대한 국가의 사회적 억압은 곧 부스터샷 미접종자로, 나아가 2차 부스터샷 미접종자, 3차 부스터샷 미접종자 등으로 그 규모가 커질 것이다. 방역 관점에서 봐도 납득하기 어렵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백신패스 확대보다는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2~4인 범위로 확 줄이고,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21~22시까지로 제한하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

감히 규정컨대 이것은 독재다, 무능한 독재.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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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2021-12-03 15:47:25
과연 허용인원을 줄이고 영업시간을 제한했다면 잘했다고 했을까? 기자 당신은 잘 했다고 했을까?
아마도 같은 제목으로 "이건 독재다"라고 했을걸. 누군가에게 긍정이면 또 다른 누군가에겐 부정인 것이 지금의 세태이다. 그런 모든걸 감안하고 기사를 써보는건 어떨지. 당신 생각말고.....

자유 2021-12-03 13:04:28
보기 드문 언론인이십니다. 이것이 방역이 아니라 다른 이유(범죄, 치안, 비행)로 이런 통제를 했다면 이미 독재 타도 한다고 길거리에 다 뛰쳐나갔겠죠. 군사 정권때 자유를 부르짖으며 민주화를 갈망했다는 사람들은 다 가짜들이었다고 증명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옳소 2021-12-03 11:55:01
진정한 언론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