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비건 시장 격돌…식품업계, 국내외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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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비건 시장 격돌…식품업계, 국내외 경쟁 치열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12.20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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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풀무원 등 해외시장 정조준
국내는 친숙한 메뉴로 대체육 대중화 노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비비고 PlnaTable 출시제품 CJ제일제당
비비고 PlnaTable 출시제품 ⓒCJ제일제당

식품업계가 육류 대신 섭취할 수 있는 식물성 식품 투자를 강화하면서 국내외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해외에서는 비건 식품을 통해 K-푸드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국내에서는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초전이 치열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최근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식물성 식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CJ제일제당은 비건 인증을 받은 100% 식물성 ‘비비고 만두’ 제품을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서 출시하고,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PlanTable(플랜테이블)’을 론칭해 K-푸드의 영역을 확대한다. ‘플랜테이블’은 Plant(식물)와 Table(식탁)의 합성어로 ‘100% 식물성 원료로 맛있는 미식’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출 제품인 비비고 플랜테이블 야채·버섯 왕교자 2종과 김치는 싱가포르와 호주에 수출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출시 전 싱가포르 소비자 대상으로 실시한 왕교자 맛 품질 조사 결과는 높은 맛 만족도로 현지 경쟁 제품보다 현저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CJ제일제당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플랜테이블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의 영역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제품 라인업을 더욱 늘리고 한 차원 높은 품질력으로 국내는 물론 미주와 유럽, 할랄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풀무원도 콩 단백질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을 미국 현지법인 풀무원USA를 통해 미국 웰빙 레스토랑 체인 와바그릴(WaBa Grill) 200여 개 매장 전점에 입점시켰다. 풀무원이 미국에 첫선을 보인 식물성 대체육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extured Vegetable Protein)을 바탕으로 국내 풀무원기술원이 연구 개발해 육류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 제품이다.

이 식물성 대체육은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 미국 업체의 패티·소시지 위주의 대체육과는 달리 스테이크에 최적화된 형태와 현지 입맛에 맞게 개발한 숯불 바비큐 풍미로 차별화하고 최소 첨가물 원칙으로 경쟁력을 더해 미국 내 푸드 서비스와 레스토랑 채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풀무원USA는 미국 최대 학교 급식 서비스인 매사추세츠대 다이닝(UMass Dining)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식물성 대체육을 포함한 다양한 ‘플랜트스파이어드’ 제품을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시장도 투자 고삐를 죄고 있다. 해외에 비해 아직 국내는 비건 식품이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지만 시장 성장 추세를 볼 때 국내도 곧 식물성 식품 대중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수출용 이외에도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국내용 2종(오리지널·김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CJ제일제당의 공식몰 CJ더마켓에 지난 17일 선출시했으며, 카카오 메이커스와 마켓컬리, 대형 유통 채널에서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풀무원도 한국인에게 익숙한 ‘식물성 직화불고기 덮밥소스’ 2종을 선보였다. 전자레인지로 데워 바로 먹을 수 있는 레디밀(Ready Meal) 타입으로, 채식주의자는 물론 유연하게 채식을 시도하려는 이들까지 겨냥했다.

프레시지는 호주의 글로벌 식물성 대체육 전문 기업 v2food의 제품을 활용한 ‘대체육 밀키트’ 4종을 출시했다. 프레시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대체육을 밀키트와 결합해 소비 접근성을 높이며 국내 대체육 시장의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유의 두향으로 인해 조리 난이도가 있는 대체육을 밀키트로 구현해 누구나 조리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농심은 자사 대체육 브랜드의 이름을 딴 ‘베지가든 레스토랑’을 내년 4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한다. 베지가든 레스토랑에서는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판매한다. 농심이 그간 베지가든 제품을 만들며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 전문 셰프와 함께 개발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농심은 애피타이저와 플래터, 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사이드메뉴, 디저트 등 총 20여 개의 메뉴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치즈 퐁듀 플래터’, ‘리가토니 라구’, ‘가지 라자냐’, ‘멕시칸 타코 랩’, ‘더블치즈 아보카도 버거’ 등 5종이다.

식품업계가 비건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외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올해 250만 명으로 늘었다. 이와 함께 때때로 채식을 하는 간헐적 채식주의자(플렉시테리언)도 증가하며 올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35% 성장한 15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5년 4조2400억 원에서 올해 6조1900억 원으로 커졌고, 오는 2023년엔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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