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SI, 톰보이소액주주 목소리에 귀 막는 이유?
스크롤 이동 상태바
신세계SI, 톰보이소액주주 목소리에 귀 막는 이유?
  • 박지우 기자
  • 승인 2012.07.10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상증자 참여 요구 1년째… ˝글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우 기자]

과거 존속 위기에 처했던 톰보이가 지난해 8월 신세계인터내셔날(SI)의 인수로 다시 회생하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톰보이는 지난 2월 초 AK플라자 수원점을 시작으로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에 차례로 입점했고, 지난 3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매출 2억원 돌파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안착을 증명하기도 했다. 톰보이는 올 하반기 백화점 15개 매장과 대리점 10개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톰보이의 성장 뒤에는 계속되고 있는 내홍이 있다. 신세계SI가 톰보이를 인수할 당시 진행한 주식 감자로 톰보이 소액주주들의 시위가 여전히 이어지는 것이다. ‘톰보이소액주주연대’는 “신세계가 톰보이를 독식하기 위해 165대 1의 감자를 단행하며 소액주주들을 벼랑끝으로 내몰았다”며 지난해 8월부터 신세계 본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톰보이 소액주주연대 1년째 신세계 앞 시위

1977년 설립된 톰보이는 국내 1세대 패션브랜드다. 1980~90년대 여성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일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10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톰보이는 2006년 회사의 창립자인 최형로 회장의 타계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집안의 경영권다툼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경영악화가 심화됐고, 새롭게 넘겨받은 경영진들의 불법 기업사냥으로 급기야 2010년 7월 최종부도에 이르렀다. 톰보이는 2010년 말 회생신청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주력했고, 2011년 8월 신세계SI의 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며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신세계SI가 톰보이의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소액주주들에게는 희망의 빛이 보였다. 실제 SI의 인수 후 톰보이는 빠른 속도로 회생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기대와는 다른 성장이다. 신세계SI는 톰보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감자를 단행했고, 이는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피해로 돌아갔다.

신세계SI의 톰보이 인수가는 325억 원이었다. 이 중 180억 원은 유상증자로 지급됐고 145억 원은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신세계SI는 180억 원의 유상증자로 톰보이 지분 51%를 확보했고, 기존 주식에 대해 165대 1의 감자를 진행하면서 결국 95% 수준의 지분을 갖게 됐다. 
 
협상 조짐 없어 장기화 예상

이에 톰보이소액주주연대 측은 “구 주식의 99%이상 감축으로 회사를 독식하려는 신세계SI의 제2의 기업사냥”이라며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소액주주들이 기업 정상화에 직접 참여토록 하라”고 요구했다.

감자는 이미 진행된 사안이어 어쩔 수 없지만,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을 유상증자 참여로 보상해 달라는 것. 소액주주의 지위에서 자금투입된 17억으로 10% 수준의 유상증자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톰보이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8월부터 신세계 본사 앞에서 매일 집회신고를 하고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톰보이소액주주연대 김용환 대표는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입었으니 그 대신 유상증자에 참여토록 하라는 것”이라며 “소액주주의 유상증자 참여를 거부하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용환 대표에 따르면 이 같은 소액주주연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신세계 측과 협상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어서 소액주주와 신세계SI와의 불화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세계 측은 이들의 뜻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기도 하다. 신세계SI 관계자는 “톰보이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중요하다”며 유상증자 참여를 허용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또 “톰보이소액주주연대는 4000여명의 소액주주 중 70여명에 불과해 다른 주주들과의 형평성도 어긋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