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야권, 마지막 이벤트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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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야권, 마지막 이벤트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12.24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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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협상 시점까지 치열한 경쟁할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단일화 요구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단일화 요구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연합뉴스

23일 얘기다. 

“당에서는 야당 의원에 대한 공수처의 통신기록 불법사찰에 대해 추가적인 대응을 위해 ….”

야권 소식통에 의하면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이날 핸드폰 대리점에 통신자료 제공 내역을 신청하기로 했다. 공수처에서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을 대상으로 사찰한 것이 알려지면서 전방위 조사를 벌이게 된 것이다.

 

1. 野, 패색?


같은 날 국민의힘 법사위 의원들은 경기도 과천에 있는 공수처로 향했다. 해체 촉구를 위한 항의 방문을 위해서였다. 처장은 부재중이었다. 하필 이날 병원 가는 날이었다는 전언이다. 

“아니. 처장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도 안 하고 갔어?” 

한 정치권 인사는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한심하다는 듯 웃었다. 단적으로 그런 야당의 모습이 오합지졸처럼 보인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의 오후, 여당에서는 ‘이재명-이낙연 오찬 회동’이 진행됐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원팀을 강조했다. 전당대회 이후 거리를 두던 이낙연 전 대표는 선대위에도 합류했다. 국가 비전과 통합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대로 가면 져요.”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승산에 더 무게를 뒀다. 일산 분란해지는 여당과 달리 야당은 사분오열에 무능력한 양상. 패색이 짙다는 우려였다. 

 

2. 정권교체 여론


무슨 소리냐. 이런 얘기도 있을 수 있다. 정권교체 여론이 더 높지 않냐 등의 말 말이다. 실제 정권교체 여론은 높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에 의뢰해 20~21일 양일간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자가 전체의 55.5%나 됐다. 정권 유지를 원하는 응답(33.4%)보다 22.1%가 많았다. 

하지만 제1야당 후보의 지지율이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같은 갤럽 조사에서 35.2% 지지율에 그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32.9%)보다 소폭 우위긴 하다. 오차범위 내다. 앞섰다고 평하기도 어렵다. 어쨌든 정권교체 여론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마지막 이벤트’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예비대선후보였던 재야의 마지막 대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도 그 경우다. 장 원장은 통화에서 “공동정부를 약속해서라도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확실히 이길 수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단일화 가교에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했다. 

 

3. 安 상승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측은 단일화 프레임에 가둬지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누가 적임자일지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가려야 하는 것 아닌가.”

전날(22일) 한 관계자의 말이다. 안 후보 측은 그러니까, 승산이 있다고 보는 듯하다. 여야 모두 후보교체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 때 패한 홍준표 전 대표 지지자들은 아직도 후보교체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찍을 바에 안철수 찍겠다고들 이야기한다. 안 후보는 홍 전 대표가 만든 청년의 꿈 커뮤니티에 둥지도 틀었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청년 멘토에서 청년 친구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완주한다면 이들 표심이 안 후보로 갈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지지율도 상승세다. 같은 갤럽 조사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동반 하락했지만 안 후보는 전보다 1%포인트 상승하며 7.5%를 얻었다. 일각서 10%대까지 치솟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1·2위 후보가 가족 논란 등에 휩싸일 때 안 후보는 자유로웠다. 그의 딸 안설희 박사는 코로나19 관련 연구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최근 <시사오늘>과 대화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의 예견처럼 “여야 후보의 리스크가 커질수록 3지대 후보의 지지율이 더 오를 여지”는 언제든 열려 있는 셈이다. 바로 이런 가능성 때문에 안 후보가 국민의힘과의 섣부른 합당이나 순순히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응하진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4. 단일화 시점


다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는 상수다. 지금껏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아 왔다. 4·11 총선 때는 정당이 있음에도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사실상 야권 연대를 한 거였다. 4·7 재보선에서는 아예 후보 단일화까지 발전했다. 경쟁에서는 비록 졌지만,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 후보 측 김도식 정무부시장 체제라는 유의미한 모델을 만들었다. 

결국, 지지율 추이 여하에 따른 변수가 달렸을 뿐 단일화 논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궁금한 것은 시점. 언제일까? 정가에서는 대선 D-50을 보고 있는 듯하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그 시기에 반영되는 대선후보 지지율이 선거 막판까지 유지된다는 분석이 적지 않아서란다. 

 

p.s.


물론 역발상 관점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여야 내전이 치열해질수록 3지대 후보의 존재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제로 “기존 문법의 후보 단일화만 생각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 바 있다. “정치적 상상력에만 머물지 않고 3당 합당, DJP 연합과 같은 사례는 얼마든지 있어왔다”며 “윤석열·안철수 조합보다 분칠 효과와 존재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재명·안철수 시너지가 더 클 수 있다. 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 이 기사에 나온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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