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경제] 조선의 매국노와 오스템과 카카오페이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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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경제] 조선의 매국노와 오스템과 카카오페이 사태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01.16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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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에 대한 집착 강해지면 도덕적 해이 넘어 매국노 되는 일도 가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생존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면 도덕적 해이를 넘어 매국노가 되는 일도 가능한 법이다. 사진(좌) 일제강점기 무장독립군 사진출처=독립기념관, 사진(우) 카카오페이 사진출처=카카오페이 홈페이지
생존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면 도덕적 해이를 넘어 매국노가 되는 일도 가능한 법이다. 사진(좌) 일제강점기 무장독립군 사진출처=독립기념관, 사진(우) 카카오페이 사진출처=카카오페이 홈페이지

“자신의 생존에만 집착하면 전체의 공익보다 개인의 이해를 추구하게 된다. (중략) 경험하지 못한 수축사회에 진입하면 인간의 동물적 본능인 생존에 대한 집착이 강해져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보다 강화된다. 바로 이때 도덕적 해이가 사회 저변에 확산된다.”

애널리스트 홍성국이 <수축사회>에서 밝힌 한국 사회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 이유다. 그는 도덕적 해이는 단순한 범죄가 늘어나는 것 이상이라며 사회의 권위를 형성하는 교육계, 법조계, 종교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도덕적 해이로 인한 문제가 경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선 망국의 역사를 보자. 조선 영·정조의 탕평책은 죽어가는 병자 조선을 회생시키기 위한 마지막 수술이었다. 하지만 정조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후 기득권세력은 세도정치를 전격 시행했다.

원래 세도가들은 붕당의 명분으로 카르텔을 형성해 권력분점의 아량을 베풀었다. 하지만 수차례의 환국과 탕평을 겪고 나자 생각이 달라졌다. 굳이 권력분점이 필요치 않았다. 권력독점이 최고라고 판단했다.

세도정치는 매매혼이다. 허수아비 왕에게 자신의 딸을 주고 권력을 샀다. 권력은 돈이 됐다. 권력의 개가 되고자하는 파리들이 들끓었다. 관직은 최고의 상품이다. 매관매직으로 치부했고, 세력도 확장했다. 

백성따위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세도가들은 가끔 홍경래와 같은 거추장스러운 존재들이 민란이랍시고 시끄럽게 굴었지만, 권력의 주구인 관군으로 피의 학살극을 서슴없이 저질렀다. 광란의 학살극이 끝나면 민심은 한동안 잠잠했다.

뜻박의 호적수를 만났다. 대원군이 왕권강화를 구실로 잠시 자신들의 권력을 강탈했다. 와신상담하던 차에 자신들과 뜻이 맞는 민비가 나타나 희대의 무능 군주 고종을 휘어잡았다. 대원군은 운현궁으로 내쫓겼다. 민 씨의 세상이 됐고, 민비의 치맛폭이 핵우산이 됐다. 

민 씨 천하 조선은 말기 암 환자가 됐다. 세도가들은 민비가 일제에 의해 제거되자 새로운 바람막이가 필요했다. 수백년간 믿었던 청도 민 씨네와 별반 차이 없었다. 러시아 곰들도 왜놈들에게 허무하게 깨졌다. 이제는 무조건 ‘기미가요’ 만세다. 친일파가 됐다. 나라를 팔았다.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이 2천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했다. 카카오페이 대주주들은 상장하자마자 시세차익을 남기고 주식을 처분해 수백 원대 폭리를 취했다. 도덕적 해이가 낳은 광란의 사생아다.

도덕적 해이가 이들만의 광란일까? 소소하게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운영 비리, 어린이집 부실 급식, 제약회사 리베이트 등등, 최근 사회에 큰 충격을 준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도, 애꿎은 소방관들이 희생된 평택 화재도 수사 결과가 나와야겠지만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조선 망국의 주역들도 처음에는 생존을 위한 도덕적 해이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권력과 돈의 마약에 취하자 나라도 파는 매국노가 된다. 생존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면 도덕적 해이를 넘어 매국노가 되는 일도 가능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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