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 증가세 ‘확' 줄었는데…통신사는 ‘활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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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 증가세 ‘확' 줄었는데…통신사는 ‘활짝’, 왜?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1.17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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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2000만 명 시대 코앞인데…가입자 수 둔화 빨라졌다
연초 예상보다 순증세 20% 둔화…가입자당 매출은 증가
통신사 최고 실적 이어가는 까닭…싼 요금제 이동 추세↓
비대면 문화 힘입어 트래픽 급증…통신사 실적도 고공행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하나금융투자 보고서
국내 이동통신3사(에스케이텔레콤·케이티·엘지유플러스)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5G 가입자 수가 좀처럼 늘고 있지 않아서다. 반면 증권가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지난해 4분기 ‘역대급 실적’이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 보고서(과기부 자료 참고)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5G 가입자 수 증가세 둔화로 곤욕을 치르는 와중에도 통신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약 2년 동안 이어가고 있다. 5G 사업은 정체됐지만 비대면 문화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약정이 끝나도 고가의 요금제를 유지하는 이례적인 현상 영향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내 통신사들의 2021년 5G 가입자 순증폭은 연초 예상보다 20%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5G 순증 가입자 수는 98만 명, 11월은 80만 명이다. 5G 가입자 순증치는 지난해 1월 101만 8557명으로 역대 최고 증가치를 기록하다가 △2월 79만 2118명 △3월 81만 3970명 △4월 67만 1266명 △5월 69만 4194명 △6월 62만 3990명 등 지속적인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3·폴드3의 흥행 대비 저조한 성적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Z 단말 수요는 특수 상황일 뿐, 5G 이용자 체감 품질이 개선되지 않은 탓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기정통부 정창림 통신정책관은 “아직 커버리지나 품질이 갈 길이 멀고, 품질도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용자 입장에서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처럼 5G 가입자 순증세가 저조함에도, 지난해 이통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역대급’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이통3사의 2021년 4분기 영업이익은 합산 7765억 원으로, 전년(6734억 원) 대비 약 10% 늘었다. 이 같은 전망치를 감안하면 세 업체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4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체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SK텔레콤 3426억 원 △KT 2170억 원 △LG유플러스 2169억 원 순이다. 

평균적으로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은 이동통신(MNO) 분야, 특히 '이동전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에 크게 좌우된다. ARPU는 기존 LTE(4G)나 3G 서비스 대비 5G가 월등히 높다. 5G 가입자 수가 둔화되면 ARPU도 하락하는 게 통상적이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3사의 실적이 오히려 2020년 대비 개선된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트래픽(통신 데이터 정보량) 증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래픽이 증가하자 고객들이 ‘요금제 다운그레이드(하향)’를 택하지 않게 된 것이다. 기존 프리미엄이나 스탠다드 가입자가 단말 약정이 끝나고 하위 요금제로 이동하는 추세가 사라져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ARPU가 당초 예상치에 부합하는 양상을 보인 이유는 트래픽 증가로 요금제 다운그레이드 현상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국내 트래픽 동향은 확실히 과거와는 다른 패턴”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5G로의 우량 가입자 이동에도 불구하고, LTE 인당 트래픽이 큰 폭의 하락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며 “무제한 데이터 가입자 유입 효과 감소에도 불구하고 5G 인당 트래픽이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트래픽 증가 현상은 코로나19로 조성된 비대면 문화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트래픽 증가 양상은 최근 언택트 문화 조성에 따른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전환된다고 해도, 약 2년 동안 누려왔던 편리한 비대면 문화가 코로나19 이전 수치로 완전히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와 업계에선 트래픽 증가에 힘입어 올해도 통신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선 김홍식 연구원은 "무엇보다 트래픽 증가가 통신사 매출액 증가로 이어지고 있고 유통시장의 변화로 인해 단말기 시장 과열 현상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며 "오는 2023년까지 국내 통신 산업의 높은 이익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도 "통신사 매출이 여전히 MNO 비중이 크고, (언택트로 인한) 마케팅 비용 감소 등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긍정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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