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흥은 대우건설人 담을 그릇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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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흥은 대우건설人 담을 그릇이 되는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1.21 14:53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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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갈등 속 '여론전' 집중하는 중흥…실망한 대우건설人 '이직 러시' 우려
사람 향한 목수의 망치, 그릇 넓히는 데 사용해야…언론플레이 아닌 협상플레이 필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해 12월 9일 대우건설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 중흥건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해 12월 9일 대우건설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 중흥건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언론에서는 지난해 중흥건설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일제히 이 같이 보도했다. 자본, 사업영역, 임직원 수, 도급순위 등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대우건설 대비 덩치가 작은 중흥건설그룹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본지는 '새우', '고래' 따위의 표현을 삼갔다. 소기업이 대기업을 인수하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된 데다, 무엇보다 중흥건설그룹을 '새우'라 칭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광주 지역 가난한 농가의 삼남으로 태어나 여러 서러움을 이겨내고 자수성가를 이룬 정창선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건설사가 아닌가. CEO가 '고래'라면 그 회사는 분명 '고래'다. 실제로 중흥건설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고래'와 같은 행보를 보였다. 정치권 개입·특혜 의혹, 재입찰 논란 등 온갖 잡음 속에도 결과적으로(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처음 적어낸 입찰가 대비 저렴한 가격에,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대우건설을 품게 되지 않았는가. 정창선 회장의 고래 같은 뚝심, 마치 '중흥은 대우를 삼킬 자격이 있다'고 만방에 천명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최근 중흥건설그룹의 행보를 보면 '자격'과 '그릇'은 다르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현재 중흥건설그룹은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이하 대우건설 노조)와 인수조건을 두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독립경영 △투명경영 △임직원 고용승계 △임직원 처우 개선 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협약서'를 작성하자는 대우건설 노조의 요구를 중흥건설그룹이 거절해서다.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중흥건설그룹은 아직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아 합의서 작성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인수가 마무리되기 전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 종업원들의 고용 보장과 처우 개선을 약속하는 건 일반적인 사항이자 당연한 도리라며 중흥건설그룹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합의에 임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총력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갈등이 결과적으로 M&A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합병이 이뤄져도 실질적인 통합에 이르지 못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중흥건설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작업에 막판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노조 간 갈등은 흔한 일이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고 오히려 이런 갈등이 궁극적으로는 인수합병 후 구성원들의 유기적 화합을 이루는 계기로 작용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문제는 지금 중흥건설그룹의 대응 태도와 자세를 보면 비 온 뒤 땅이 굳는 게 아니라 폭우로 땅이 무너질 것 같다는 데에 있다. 노조와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중흥건설그룹은 줄곧 여론전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복수의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이번 사안에 대한 중흥건설그룹의 입장은 '우리는 최대주주가 아니라 합의서 작성 권한이 없다'에서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해 합의서 작성이 불가하다'로 미묘하게 바뀌었다.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한 해명'에서 '협상 상대방이 결렬 원인이라는 공격'으로 진화(?)한 것이다. 사건의 당사자가 언론을 통해 또 다른 당사자에게 사건 책임을 떠넘기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면을 조성하는, 전형적인 언론플레이다. 좋든 싫든 인수를 마무리하면 함께해야 할 식구들을 대상으로 언론플레이를 펼치다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본지 취재를 종합해 미뤄봤을 때 중흥건설그룹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하는 부분이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흥건설그룹은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아 협약서를 작성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정창선 회장의 사위이자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은 김보현 부사장은 노조 등과의 3차 회의에서 "논의되고 합의된 내용에 대한 합의서 작성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게 하기 위해 이 자리가 마련된 게 아니냐"라고 확언했다. 또한 중흥건설그룹은 인수조건에 대한 협약 체결은 노조와 해야 할 일이라며 기존 최대주주(매도자)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중흥-노조 간 협상 테이블에서 빠져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이제 와서 자신들은 아직 대우건설의 주인이 아니라 노조와 협약을 맺을 권한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으니 노조 입장에선 앞뒤가 안 맞는 처사일 수밖에 없으리라. 중흥건설그룹의 논리라면 얼마 전 인수단 중심으로 단행된 신임 대표이사 내정도 법적 권한 밖에서 이뤄진 거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중흥건설그룹은 대우건설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해 합의서 작성이 어렵다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중흥건설그룹과 대우건설 노조가 협약 체결을 위해 협상을 진행한 사안은 독립경영 보장, 고용 보장, 처우 개선, 합의 내용 이행 보장 등 약 20여 개, 이중 중흥건설그룹이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건 대부분 경영권·인사권 관련 사항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중흥건설그룹에서 왜 '무리한 요구'라고 단정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상당하다. 일례로 노조는 '계열사 간 불법적 자금대여·거래·출자 금지'라는 너무나 당연한 내용을 협약서에 넣자고 요구했으나 중흥건설그룹은 이를 협약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했으며, 임직원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인수 종료 후 3년 정도는 사업부 분할·매각 등을 자제하고, 대표이사·임원도 적어도 3년 간은 현재 재직 중인 대우건설 인력 중 선임해달라는 요청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흥건설그룹은 '대우건설 사명 유지'에 대해 오는 2023년 12월 31일까지만 보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정창선 회장이 직접 공언한 독립경영 방침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우건설이 아니라 어느 회사의 임직원이라도 반발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중흥건설그룹을 규탄하며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대우건설 직원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 캡처 ⓒ 시사오늘
중흥건설그룹을 규탄하며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대우건설 직원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 캡처 ⓒ 시사오늘

오는 2월 M&A를 앞두고 서로의 입장차를 줄이는 데에 써도 모자랄 시간에 키를 쥐고 있는 중흥건설그룹이 이처럼 언론플레이에 매진하고 있으니 대우건설 노조원은 물론, 비조합원들까지도 중흥에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살펴보면 대우건설 직원들 다수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중흥건설그룹을 규탄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특히 '총파업 or 퇴사각 잡혔다', '자기소개서 준비해야 하나' 등 중흥건설그룹의 품에 완전히 들어가기 전에 대우건설을 떠나 이직하고 싶다는 글이 쉽게 목격된다. 중흥건설그룹이 대우건설 사람들의 마음을 잃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중요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건설업은 유독 사람이 제일 중요한 산업이다. 사람이 있어야 택지를 사고, 사업을 수주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인허가를 받고, 홍보하고, 짓고, 분양하고, 개발할 수 있다. 어느 한 부분도 사람 없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일이 없다. 애초에 중흥건설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결단한 주된 목적도 사람이었으리라. 그간 회사를 키워온 '벌떼 입찰'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으니, 대우건설의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국내외 부동산 개발사업과 해외 토목·플랜트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었으리라. 그런데 이번 갈등으로 '대우건설인(人)들의 탈(脫)중흥 러시'가 확대된다면 중흥건설그룹의 구상은 모두 허상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택지를 살 사람도, 수주할 사람도, 해외를 개척할 사람도, 인허가를 원활하게 받을 사람도, 대부분 사라질 테니 말이다. 2조 원에 '푸르지오'라는 브랜드만 산 격이다. 이는 중흥건설그룹도, 대우건설도, 건설업계도, KDB산업은행도, 그리고 대우건설의 진짜 기존 대주주인 국민들도 원하지 않는 결과일 것이다.

묻고 싶다. 중흥건설그룹은 대우건설 사람들을 담을 그릇이 되는가. 혹시 대우건설이라는 회사를 인수할 '자격'은 얻었을지언정, 대우건설 사람들을 온전히 담아낼 '그릇'은 안 되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지금 사람을 향해 휘두르는 목수의 망치를 이제는 그릇을 두드려 깊게 만들고 넓히는 데에 사용하길 바란다. 그래야 모두가 원하는 진정한 인수합병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심란한 업계의 시름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중흥건설그룹과 대우건설 노조가 빠른 시일 내 대타협에 나서주길 바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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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5 18:22:11
가난한 어쩌구 그래봤자 사기꾼.....박정희대통령도 집안이 찢어지게 가난하셨다

김대우 2022-01-24 10:17:12
어디서 좃소기업이 설치냐? 마인드가 되겠냐? 벌때입찰로 돈좀벌더니 좃소마인드가 바뀔리가? ㅋㅋㅋ
하자보수 문제 제일 많은 중흥이 협력업체 돈 제일 안주는 중흥이 뭘하겠냐? 한번 좃소마인드는 끝까지 좃소지 ㅋㅋㅋㅋ

개그 2022-01-23 15:16:29
답 : 그릇이 안된다

김땡땡 2022-01-22 07:13:22
대우건설 직원으로서 현재 당사의 상황을 아주 정확하고 간결하게 기사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성택 2022-01-21 21:07:04
더민주 정권은 호남기업에 기업팔기 그만해라
중흥은 지금이라도 대우인수 포기하라
정권바뀌면 다 감옥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