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오일뱅크, HPC 공사 대금 미지급 논란…“이러다 다죽어”
스크롤 이동 상태바
[단독] 현대오일뱅크, HPC 공사 대금 미지급 논란…“이러다 다죽어”
  • 방글 기자
  • 승인 2022.01.24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오일뱅크, "협력사 대금 지급 주체는 건설사…문제 없다" 해명
현대건설, "현대케미칼서 대금 못 받은 것 맞아…우리도 피해자"
협력사 "수백억 선투입해 공사 마무리…대출 상환 압박까지 이중고"
플랜트 노조, 서울사무소·강달호 부회장 자택 등서 한달간 집회 예고
소상공인에 밀린 대금도 150억 넘어…"다죽는다" 연쇄 도산 우려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충남 서산에 석유화학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오일뱅크가 수백억대 대금 미지급 건으로 협력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오늘 김유종
충남 서산에 석유화학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오일뱅크가 수백억대 대금 미지급 건으로 협력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오늘 김유종

충남 서산에 석유화학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오일뱅크가 수백억대 대금 미지급 건으로 협력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이 플랜트 노조원과 소상공인들에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서 연쇄 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케미칼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설비 공사를 마친 협력사들이 원청사의 대금 미지급 문제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을 앞두고 임금을 지불하지 못한 협력사도 발생했다. 

플랜트 노조 측은 대금 미지급 관련 문제로 집회 신고를 마친 상태다. 장소는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부회장 자택과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 등 2곳이다. 이와 함께 현대케미칼 대산공장 정문과 임금이 체불된 협력사 앞에서도 집회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HPC 공사는 이미 지난해 마쳤다. 시운전 후 내달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설이 다가오도록 공사대금을 지급하고 있지 않아 협력사들이 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각각 6대4의 지분을 갖고 현대케미칼을 출범, 대산에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설비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짓고 있다. 지난 2018년 설립을 시작한 HPC는 지난해 8월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시운전에 돌입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DL이앤씨를 통해 협력사들에 하도급을 주고 있다. 일부 협력사들은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현대건설과 분쟁 조정 중에 있다. 

해당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최종 책임자지만, 원계약자인 현대건설과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빠른 해결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사비가 추가로 들어간 것을 정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길게는 1년이 걸릴 지도 모르는 일”이라면서 “수십억 더 나아가 수백억 원의 대금이 밀리면 작은 업체들은 생존을 위협 받을 수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협력사와 플랜트 노조원 외 소상공인들에 밀린 대금도 100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들은 다만 수억 원이라도 미리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이하 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만 157억 원 수준의 미불금이 남아있는 상태”라면서 “작은 업체들이 설이라도 편히 쇨 수 있게 조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희박해 보여 막막하다”고 전했다. 

원청사와 소상공인 사이에 낀 협력사들의 입장도 난처다. 

무엇보다 하도급사 대부분이 원만한 공사 진행을 위해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을 선투입 한 만큼 자금난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돈의 대부분이 은행 등에서 받은 대출이기 때문에 대출금 상환의 압력까지 이중고를 겪게 된 것. 

협력사 관계자는 “공사를 빨리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하도 재촉을 해서, 우리 노동자들이 밤낮 없이 일했다”며 “저녁이 있는 삶은 2년 동안 맛볼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코로나 시국에 원만한 공사진행의 곤란과 자재비·노무비 상승, 선공정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과는 별개로 공사기간 준수에 대한 압박으로 돌괄작업을 하며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투입비가 늘었지만 발주처와 원청사에서는 보상 관련 논의 조차 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은 협력사와의 상생을 이유로 설 연휴 전 물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는데, 현대오일뱅크는 협력사들의 투입비 정산은 고사하고 노무비와 자재비, 장비비 등의 지급조차 미루고 있다"며 "최소한의 노력조차 안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달 HPC 가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올해 중 IPO에 도전하겠다면서 뒤로는 구시대적 행위를 이어가는 현대오일뱅크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와 현대건설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현대건설 측은 "발주처인 현대오일뱅크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해 협력사에 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 측은 "협력사 대금 지급 주체는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DL이앤씨 등"이라며 "EPC 계약방식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생각은 냉철하게, 행동은 열정적으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