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생활가전의 스마트폰化’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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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생활가전의 스마트폰化’ 나선다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1.25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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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UP가전 발표…LG씽큐 연동으로 新기능 추가 가능
SW 업그레이드 비용 전액 무료…舊가전제품도 SW 혜택 본다
승부수 띄운 이유는?…"이대로 가면 1위 유지 어렵다 판단"
코로나19 펜트업 수요 '끝물'…가전업계 충성고객 싸움 시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지난해 월풀을 꺾고 글로벌 가전 시장 1위 기업에 등극한 LG전자가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생활가전 제품을 스마트폰 앱과 연동시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도 가전제품 성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개발한 것.ⓒLG전자
지난해 월풀을 꺾고 글로벌 가전 시장 1위 기업에 등극한 LG전자가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가전제품을 마치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만으로도 성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LG전자

지난해 월풀을 꺾고 글로벌 가전 시장 1위 기업에 등극한 LG전자가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생활가전 제품을 스마트폰 앱과 연동시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도 가전제품 성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개발한 것이다. 생활가전 제품을 스마트폰처럼 만든 셈이다. 일각에선 제품 교체 주기가 짧아져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LG전자는 오히려 생활가전이 스마트폰 등 IT 제품처럼 2~3년마다 판매될 수도 있다는 구상이다.

 

LG전자, 세탁기·건조기를 스마트폰化 시키다…"펫 기능 자동 추가"


25일 LG전자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UP가전’이라는 신개념 가전을 세상에 처음 공개했다.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는 스마트폰처럼, 오래된 가전도 신제품과 같은 성능을 누릴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킨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LG 씽큐(LG ThinQ) 앱을 통해 실시된다. 새로운 기능이 배포되면 씽큐 앱을 통해 알림이 제공되고, 고객들은 앱 내 ‘UP가전 센터’에서 원하는 기능을 일대일로 요청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UP가전에 해당되는 트롬 세탁기, 건조기 오브제컬렉션을 구매한 고객은 LG 씽큐 앱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선택하면 반려동물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제거하는 ‘펫케어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UP가전에는 지난해 말 출시된 △얼음정수기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워시타워 △에어로타워부터 이달 출시될 ‘휘센 타워(에어컨)’ 등 6종의 가전이 추가됐다. 올해 안으로 공기청정기와 식기세척기 등 약 20여 종 제품군까지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 류재철 H&A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향후 LG전자가 개발하는 클라우드 연동 기반의 모든 제품들은 UP가전”이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도 간단한 모듈이나 악세서리를 추가해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새롭게 반려동물을 키우게 된 고객은 펫 전용 제품이 아니었던 공기청정기에 적은 금액으로 ‘펫 전용 필터’를 추가 구입하면 펫 케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UP가전이 아닌 기존 제품들도 업그레이드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류 본부장은 "구조적 차이 때문에 일부 기능은 제한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최대한 많은 기능들을 기존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대한 추가 비용도 LG전자가 부담한다. 박희욱 H&A CX 담당 전무는 "하드웨어(모듈)는 추가비용이 들 가능성이 있지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추가 비용이 없다"며 "다른 기능을 제거해서라도 가능한한 고객 부담이 덜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승부수 띄운 배경은?…"펜트업 수요 끝났다, 충성 고객 잡자"


ⓒLG전자
LG전자는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기보다는 기존 고객이 다시 제품을 구매하는 '충성고객 확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이를 두고 업계에선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소프트웨어와 간단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제품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뜻인데, 소비자가 앱으로 성능만 업데이트하고 가전을 교체하지 않으면 판매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가지 않겠느냐는 의문에서다. 

하지만 LG전자는 새 기능을 체험한 고객들이 결국 신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스마트폰도 OS(운영체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결국 2~3년에 한 번씩 교체하게 된다는 게 LG전자의 구상이다. 

류 본부장은 “고객이 새 기능을 잘 쓰다가, 마치 IT 제품처럼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품을 교체할 가능성도 있다”며 “결론은 고객들이 가치를 느끼고 그 가치를 인정해 준다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LG전자의 이번 승부수엔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 수요'가 종료된 상황도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LG전자가 주력 상품인 프리미엄 가전으로 승부를 보는 데에 한계에 마주쳤다는 판단을 내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월풀을 꺾고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가전 시장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20년(3조9000억 원)에 이은 역대 2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상황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펜트업 수요가 끝났다고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끊임없는 물류비 상승 현상과 원자재 가격 폭등이 겹치면서 수익성도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LG전자는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기보다는 기존 고객이 다시 제품을 구매하는 '충성고객 확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류 본부장은 "LG전자가 가전 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가져가야 하는지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 앞으로도 1위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그동안 혁신 제품에 포커스 맞췄다면, 지금부터는 제품의 '새로운 서비스'를 추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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