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자기 생존만 챙기는 롯데 경영진, 비전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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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자기 생존만 챙기는 롯데 경영진, 비전 제시하라”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2.01.26 15: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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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노조, 롯데百 본점 앞서 무기한 농성 돌입
"롯데그룹 인사제도 혁신해야…신동빈, 일본 마인드로 경영하면 후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롯데백화점지회는 신연봉제와 성과지상 인사제도 폐지 등을 내세우며, 지난 25일부터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롯데백화점지회는 신연봉제와 성과지상 인사제도 폐지 등을 내세우며, 지난 25일부터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롯데백화점지회(이하 롯데백화점 노조)가 롯데백화점의 기본급, 인사 제도의 문제를 규탄하는 농성에 본격 돌입했다. 

롯데백화점 노조는 신연봉제와 성과지상 인사제도 폐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25일부터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26일 농성 텐트에서 본지와 만난 최영철 지회장은 "새벽에 안전요원이 무단으로 들어왔다. 말로는 안전을 위해 왔다고 하는데 감시가 목적인 것 같다"라며 "합법적인 농성이라고 사측에 항의했고 사측은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노조의 요구는 4가지다. △기본급 삭감 가능한 신연봉제 폐지 △직원 간 과도한 경쟁을 야기시키는 성과지상 인사제도 파기 △동일 직급 장기 체류자 이중 삼중 불이익 제한 철폐 △전문직 직원 처우 개선 등이다.

이성훈 수석부지회장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배수진을 친다. 기본급 삭감도 어느 정도 해야 하는데 인사고과에서 하위를 받으면, 급여가 직책과 비교해 절반 수준까지 받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지회장은 "그 수준을 좀 더 받으면 최저시급 근처까지 가게 된다. 이런 식으로 사측은 설계해서 스스로 회사를 나가라는 의도"라며 "문제는 인사고과가 객관적인 수치에 의해 주어지면 모르겠지만, 너무도 주관적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사례를 들며 문제점을 꼬집었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품질 평가사로 일하던 이 수석부지회장은 해당 지점 점장이 부여한 컴플라이언스 일도 겸직했다. 이 과정에서 본업인 평가사로서는 91점(중상위 수준)의 평가를 받았지만, 점장이 임의로 지정한 컴플라이언스 업무에서 꼬투리를 잡고 하위 고과를 줬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부지회장은 "롯데의 인사고과는 객관적 수치가 없고 주관적이다. 다른 업무로 트집을 잡아서 강등시킨다"라며 "또 다른 문제는 보직은 평사원급에 대우와 처우도 그 수준으로 하면서 평가는 팀장급과 같은 위치에서 받으니 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 사측은 '하위 업무'에서 '상위 그레이드'를 받으라 하지만 이런 체계에서는 가능할 수가 없는,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자연스레 퇴사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철 지회장은 롯데가 사회적 흐름인 '좋은 일자리' 창출에 반해 '나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롯데백화점에서 545명 희망퇴직을 시켰다. 취지는 좋은 일자리 늘린다는 것인데, 나쁜 일자리인 전문직 직원만 늘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측이 희망퇴직 명분으로 내세운 전문직 직원은 문화센터 MVG.VIP 바, 상품권·사은데스크에서 근무하고 있는 실질적 무기계약직 직원으로, 수백 명을 채용했으나 현재는 많이 그만둔 실정이라고 전했다.

최 지회장은 "롯데는 너무 웃기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백화점에서 '을과 을'을 세분해서 을 중에 갑을 만들고 또 그중에서 을을 만들면서 무슨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지 모르겠다. 정규직이 불만을 제기하면 '너넨 전문직 직원보다 낫지 않느냐'고 하면서 을과 을의 전쟁을 만들어 조정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롯데는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들은 경영진의 실패를 직원에게 전가시키는 것을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훈 수석부지회장은 "(롯데백화점은) 타사보다 경영이 비효율적이다. 전국적으로 신세계는 12개, 롯데백화점은 30개 이상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데 롯데는 오프라인 강점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럼 다점포 전략을 세워서 지방 색깔에 맞게 중장기적으로 경영을 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경영진이 월급쟁이이니 중장기적 계획보단 한 치 앞이 중요해 가장 수월한 방법인 인건비 감축에만 혈안이 됐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는데 성과주의에서 이 사람 거 줄이고 다른 사람한테 주는 꼴"이라며 "경영진은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존만 집중해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지회장과 이 부지회장은 "롯데의 인사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본급은 놔두고 일 잘하면 성과급을 많이 줘야 한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 마인드로 회사를 꾸리면 후퇴한다"라며 "1987년 롯데호텔 농성 이후 처음이고 롯데백화점은 첨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1997년 이후 거의 성과급 등이 오르지 않아 선진국 중에서도 낮은 편으로 노동자들에게 적정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그들은 전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 직원을 대변할 것이다. 현재 직원들이 불만이 있어도 찍혀서 말을 못 한다. 감수를 하겠다. 이번 농성으로 솔선수범해서 개혁을 하고 싶다. 결과는 어찌 될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정규직이든 전문직 직군이든 상관없이 같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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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철 2022-01-26 20:47:19
힘내세요^^ 롯데 신동빈 너무하네요ㅜㅜ

이성훈 2022-01-26 19:59:47
두서없고 장황한 설명을
손기자님이 논리정연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