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확산되는 김종인 ‘무용론’과 김무성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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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확산되는 김종인 ‘무용론’과 김무성 ‘역할론’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1.29 10: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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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세대 포위론’, 김종인 역할 대체…‘지상전’ 강한 김무성 가치는 재평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종인 무용론’과 ‘김무성 역할론’을 불러오는 모양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무성 전 의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종인 무용론’과 ‘김무성 역할론’을 불러오는 모양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무성 전 의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24~25일 실시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44.7%를 기록해 35.6%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습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7일 수행해 1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40.1%, 윤 후보가 34.1%였으니,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던 지지율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로 뒤집은 겁니다.

그렇다면 이 사이 윤 후보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가장 큰 변화는 선거대책위원회를 전격 해산한 겁니다. 그 과정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등과는 결별했고,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대표와는 다시 화합하며 ‘원팀’이 됐습니다. 매머드급 선대위를 슬림하고 실용적인 선대위로 개편한 거죠.

그런데 윤 후보와 결별한 인물들 중, 눈에 띄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입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김 전 위원장은 ‘킹메이커’로 통했습니다. 제18대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내걸어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에 공헌했고, 제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대역전승을 이끌면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초석을 놨다는 평가를 받는 까닭입니다. 그 스스로도 자신이 박근혜·문재인 정권을 ‘만들었다’고 표현하곤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윤석열 위기론’이 흘러나왔습니다. 김종인이라는 킹메이커 없이, ‘정치 신인’인 윤 후보가 대권 경쟁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겁니다. 윤 후보가 선대위를 해산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은 김 전 위원장 본인도 “국운이 다했다”고 한탄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때문에 윤 후보와 재결합한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 존재와 무관하게 윤 후보 지지율이 반등하자,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무용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김 전 위원장의 가치는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어젠다’를 던지고, 선거 구도를 자신의 뜻대로 이끌어가는 능력에 있습니다. 제18대 대선 때의 ‘경제민주화’나 제20대 총선 당시 내세웠던 ‘친노(親盧) 패권 청산’이 대표적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같은 어젠다로 ‘변화’ 이미지를 선점하면서 정국을 주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죠.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에 비해 영향력이 축소된 모습이었습니다. 이준석이라는 새로운 전략가가 등장한 탓이었죠. ‘세대 포위론’을 내세운 이 대표는 그간 김 전 위원장이 도맡았던 ‘공중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포스트 김종인’으로서의 역량을 증명했습니다. 실제로 윤 후보의 지지율은 김 전 위원장보다는 이 대표의 입지와 커플링(coupling)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표의 존재가 ‘김종인 무용론’을 불러온 겁니다.

오히려 반대로 ‘김무성 역할론’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김 전 위원장에게 가려지기는 했지만, 김무성 전 의원 역시 제18대 대선 승리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승의 일등공신 중 한 명입니다. 김 전 위원장이 ‘공중전’으로 어젠다를 던지는 동안,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보수 대통합(제18대 대선)’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성사시켰던 인물이 김 전 의원이죠.

자연히 대선이 다가올수록 김 전 의원에게 시선이 쏠립니다.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은 이 대표가 성공적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시작해 여당 당대표까지 지냈던 ‘협상의 달인’ 김 전 의원을 대신할 인물은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1년 전 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승을 이끌었던 그의 ‘지상전’ 능력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깐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능력을 발휘하자, 도리어 김 전 위원장의 입지는 좁아지는 모양새입니다. 반면 정치권에서 조금씩 잊혀가던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의 부상(浮上)과 함께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래서 정치를 ‘생물’이라고 하나 봅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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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2022-01-29 19:26:00
김무성 감옥안갔나?

정치도사 2022-01-29 21:59:30
최고의 킹메이커, 무대의 등판이 재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