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Li-view] 민주당, ‘종로 무공천’…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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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Li-view] 민주당, ‘종로 무공천’…신의 한 수?
  • 정치라이뷰팀
  • 승인 2022.01.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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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를 본다’
이번 편은 종로까지 무공천 한 민주당, 
野 내홍 부추김 등 다목적 포석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더불어민주당이 종로 지역을 포함해 오는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 3곳에 대해 무공천하기로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종로 지역을 포함해 오는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 3곳에 대해 무공천하기로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연합뉴스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한다.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 꿈틀대는 그 광경 위에서 정치를 본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을 담은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 브레인스토밍에 초점을 맞췄다. 닉네임 정치도사, 정치생각, 정치논리, 정치온도가 참여했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주>

더불어어민주당이 오늘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 재보궐 선거 3곳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송영길 당대표는 지난 25일 책임 정당을 강조하며 이같이 재보선 무공천 방침을 알렸습니다. 

민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귀책사유로 재보궐이 실시될 경우 해당 선거구에 무공천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을 당헌당규 96조 2항에 적시해놓은 바 있습니다. 안성, 청주상당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직을 상실한 곳입니다. 쇄신하기로 한 이상 이 두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조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로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대선 경선에 뛰어들며 의원직을 내놓았던 곳입니다. 뭘 잘못해서 직을 상실한 경우가 아닙니다. 후보자를 안 낼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곳마저 무공천 한다고 했을까요? 정치 일번지 종로 카드마저 버린 이유. 여기에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우선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무공천 함에 따라 이제 종로는 국민의힘의 무혈입성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당초 내세웠던 전략공천 전략도 무색해졌습니다. 그런데도 만약 거물급을 꽂는다면 특혜 시비 논란이 커지고 말 겁니다. 

대선주자급 원외 유력인사들이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종로를 발판으로 원내 입성하려 한다면, 표밭을 다져온 정문헌 당협위원장 등 여타의 도전자들과 충돌하고 말 겁니다. 또 이는, 공정과 상식이 트레이드마크인 윤석열 대선후보 이미지에도 맞지 않아 더욱 반발을 살 수 있습니다. 내홍이 불거짐에 따라 대선 전열이 분산될 가능성이 커진 셈입니다. 

이와함께 범여권 단일화는 가속을 불러오고, 야권 단일화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종로에 후보를 안 냄으로써 이를 고리로 한 범여권 단일화의 길은 자연스럽게 열리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나 정의당 후보와의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 감돌고 있습니다. 반면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종로를 매개로 한 야권 단일화 카드가 물 건너간 듯 보입니다. 

그간 종로를 전략공천하려 한 데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전해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무공천 함에 따라 국민의힘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말았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단일화 협상의 한 카드로 쓰기가 힘들어졌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여당 내 세력 견제에도 유리해졌다고 판단됩니다. 최근 당 안팎으로 커지던 게 586 운동권 세대 정치인들에 대한 용퇴론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586 맏형임을 자처하는 송영길 대표가 자신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민주당 무공천을 발표한 것은 칼을 먼저 뽑아 든 것과 같습니다. 송 대표는 586 정치인이지만,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친이재명계의 대표주자가 됐습니다. 같은 586이지만, 친문(문재인)계 정치인들과는 결이 다른 이유입니다. 

특히 전대협 출신 중 대표 친문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 경우 종로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으나, 무공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출마의 길이 봉쇄되고 말았습니다. 송 대표 불출마 선언과 종로 무공천을 신호탄으로 앞으로도 용퇴론을 둘러싼 무언의 압력으로 인해 586 정치인들의 릴레이 불출마 선언까지 잇따를지 모릅니다.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신주류가 형성되는 가운데 당내 기득권으로 분류돼온 586 정치인들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무공천 전략은 신의 한 수로 비칩니다. 대선에 집중하겠다는 배수진을 침과 동시에 재보궐 원인제공을 했을 경우 무공천하겠다는 당규를 실천함으로써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라는 명분도 획득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국민의힘에 대구 중남구, 서초갑 등에 무공천하라는 공세도 가할 수 있고 말입니다. 

실보단 득이 더 많아 보입니다.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들의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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