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심④-호남] “그래도 李”, 청년층은 답변 유보…“安, 완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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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심④-호남] “그래도 李”, 청년층은 답변 유보…“安, 완주할 것”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2.02.02 2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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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공들이는 호남, 역대 대선 달리 野 선전할까
전남 여수 목포 광주, 전북 전주 완주 익산 민심 청취 
安 단일화 전망엔 회의적, 尹보단 李, 청년층은 유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설민심 관련 호남 지역민과 통화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호감이 전반적으로 높은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낮게 보는 전망이 많았다.ⓒ시사오늘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에 대한 여야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목표로 하는 20% 이상 득표율이 가능할지 주목되고 있다.ⓒ시사오늘

‘설 민심이 대선의 향배를 가른다.’ 3월 9일 투표일까지 한 달여 남았다. 역대급 혼전 양상 속 정치권이 명절 민심 잡기에 총력을 쏟는 이유다. 당장의 지지율이 어떻게 출렁이느냐에 따라 희비가 교차될 게 분명하다. △안철수 단일화 가능성과 △이재명·윤석열 여야 후보 평가. <시사오늘>이 주목한 설 민심 주제다. 코로나 거리두기를 고려해 비대면 위주로 들어봤다.<편집자 주>

호남은 여야 모두가 공들이는 곳이다. 자체 인구수는 적지만 서울과 수도권, 영남 거주 현황까지 고려하면 전역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정치 관심도도 높다. 호남을 베이스로 전국 향우회를 기반으로 소통하며 선거 표심을 견인해왔다. 정치 지형상 호남 대 비호남 구도는 옛말이 됐다는 평이 들려올 만큼 최근 몇 번의 선거에서 승부처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野도 호남 구애 적극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에서조차 미래통합당 시절부터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 민주화 정신을 정강 정책에 담는 등 호남 구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또한, 대선 앞두고 수차례 호남을 방문한 데 이어 설 연휴 기간에도 무등산에 올라 ‘윤석열 20% 이상 득표’ 해줄 것을 호소했다. 

실제 20% 이상 득표한다면 기염을 토할 일이 될 것이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전북 13.22%, 광주 7.76%, 전남 10%였다.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전북 3.34%, 광주 1.55%, 전남 2.45%였다. 이때는 보수·중도 야권이 3갈래(홍준표 vs 안철수 vs 유승민)로 나뉘어 유독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있다. 당시 호남은 야권 주자 중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가장 많이 표를 줬다. 당시 안 후보는 전북 23.76%, 광주 30.08%, 전남 30.68%를 기록했다. 

 

2. 여론조사는?


하지만 이는 역대 대선 결과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제일 야당 후보의 20% 이상 득표율 가능성이 허무맹랑한 목표인 것만은 아닌 듯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공정>에서 <데일리안> 의뢰로 1월 29일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것 중 광주·전남·전북만 놓고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59.2%,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23.1%,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7.1%, 심상정 정의당 후보 1.8%인 것으로 나왔다. 

또 다른 여론조사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1월 28~29일 차기대선후보 지지 여부를 물은 결과 이재명 53.6%, 윤석열 27.2%, 안철수 10.3%, 심상정 3.2% 순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으로 높지만, 윤석열 후보의 호남 내 선전도 눈에 띄는 것을 볼 수 있다. 

 

3. 전화통화 청취 


설민심 관련 호남 지역민과 통화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호감이 전반적으로 높은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낮게 보는 전망이 많았다.사진은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설민심 관련 호남 지역민과 통화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호감이 전반적으로 높은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낮게 보는 전망이 많았다.사진은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기자는 이런 점 등을 의식하며 설 연휴 기간인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전화를 걸어 호남 민심을 들어봤다. 20대부터 70대에 걸쳐 10명 안팎의 인원과 대화를 나눠본 것이니, 어디까지나 일부 의견임을 전제한다. 그러나 공통된 흐름 같은 것은 포착할 수 있었다. 

- 안철수 단일화할까? 한다면 누구와? 
- 이재명 vs 윤석열 평가는?

이 두 주제를 물은 결과, 먼저 ‘안철수 단일화 가능성’에는 회의적 입장을, ‘이재명 vs 윤석열’ 평가에는 민주당 전통 텃밭인 곳인 만큼 ‘그래도 이재명’이라는 반응이 우세했다. 다만, 청년층에서는 둘 다 호감 또는 비호감의 반응을 보이며 유보적 답변을 내놨다.

 

4. 전남…‘安 단일화 안 할 것’
장년층은 李, 청년층은 ‘아직’


전남 목포에서 시민단체연석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신대운(60대·남) 씨는= “안철수 후보 경우 현 상황 같으면 단일화를 안 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하게 된다면 윤석열 후보와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과는 골이 너무 깊다. 단일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가늠했다. 이것과 상관없이 야권 내 단일화 전망이 높지 않다고 본 데에는 “윤석열 후보의 리스크가 커져 지지율이 떨어진다면, 야권 공통의 정권 창출을 위해서라도 단일화할 공간이 생기겠지만, 지금처럼 상승 국면일 경우 자강론이 앞서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만약 단일화가 된다면 “안 후보가 적합도 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vs 윤’ 평가에 대해서는 “행보는 더 봐야겠지만”이라는 전제로 이 후보에 더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하자가 많긴 하지만, 국민과 약속한 정책 등은 나름 지키려고 노력한 측면이 보인다”며 “윤석열 후보는 반문(문재인) 심리가 커지면서 대통령 후보가 됐지만, 검찰 개혁 등 후퇴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여수에서 관광해설사로 일하는 조모(여·60대) 씨는= 안철수 후보 경우 “현재로서는 단일화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니 안 할 거라고 봐야죠”라고 추측했다. 

‘이 vs 윤’에 대해서는 “당연히 윤석열은 반대한다”는 말부터 꺼냈다. 이유는 “전체적으로 국정 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반면에 이재명은 여러 논란이 있지만, 난제들을 풀어갈 능력이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창업을 준비 중인 20대 최모(남) 씨는= 안철수 후보 경우 “단일화하지 않을 것 같다”며 “저번에도 단일화해서 이득 본 게 없지 않냐. 차라리 단일화 않고, 완주해서 차후를 도모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vs 윤’에 대해서는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청년 정책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다”며 “호남 내 청년층에서는 두 후보 모두 비등비등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누굴 뽑을지 아직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만 “20대들은 모르겠지만, 40·50대분들은 다들 이재명으로 몰려 있는 분위기”라며 이 후보가 호남에서는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말도 전했다. 

 

5. 전북…“安 단일화 안 할 것”
청년층 李·尹 비호감, 장년층은 李


전북 전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강모(여) 씨도=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기존에 단일화했지만 잘 안 됐지 않냐. 이번엔 단일화 않고 완주할 것 같다”고 봤다. 

‘이 vs 윤’ 평가는 “이재명 후보는 살짝 무섭다고 생각된다. 나뿐 아니라 또래 친구들도 ‘이재명은 약간 잘할 것 같은데 무섭다. 조선 시대 세조 느낌’이라고들 한다. 나 같은 2030 세대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꽤 있는 듯하다”고 했다. 뒤이어 “윤석열 후보는 4자토론에 피하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았다”고 평했다. 

완주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유모(40대·남) 씨는= “안철수 후보가 계속 철수를 해왔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 이번엔 완주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vs 윤’ 평가는 “중요한 것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를 해봤자 소용없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장동 사건을 파헤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나온 게 없다. 쏙 들어갔다. 조폭과 이재명을 엮어보려고 했지만, 그것도 쏙 들어갔다. 아들 논란도 엮으려고 했지만 잘 안 됐다. 그런 네거티브가 통할 만큼 우리 국민이 무식하지 않다”며 이 후보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굳건함을 강조했다. 

또 “윤석열 후보는 여의도를 지나도 사람들이 본체만체하지 않냐. 이재명 후보는 가는 곳마다 구름같이 인파가 몰려든다. 그게 민심”이라며 “이재명은 능력, 윤석열은 무능력하다. 배우자 김건희, 장모 논란까지 있다”고 부연했다. 

익산에서 택시업을 하는 70대(남)분은= “안철수는 여기서 완주 않고 철수하면 끝”이라며 “완주할 것”이라고 봤다. 

‘이 VS 윤’에 대해서는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조용히 투표장 가서 이재명 찍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같은 익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50대(남) 양모 씨 역시= ‘안철수 단일화 가능성’은 낮다고 점쳤다.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처음엔 사람 좋은 형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동네 바보 형이었다. 이재명이 더 낫다”는 말로 이 후보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한편, <시사오늘>의 김상호 호남본부장은 같은 날 통화에서 지역 동향을 전하며 “광주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바람이 소폭 부는 듯하지만, 전북 지역은 어림없는 분위기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압승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언급했다. 

앞선 완주의 유 씨 경우는 “광주에서 야권 바람이 분다는 것은 X소리다. 두고 봐라. 이재명에 몰표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 이 기사에 나온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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