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토론 관전평] 높은 기대치가 독 된 李, 낮은 기대치가 득 된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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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토론 관전평] 높은 기대치가 독 된 李, 낮은 기대치가 득 된 尹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2.04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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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는 安이 제일 훌륭해…선명성 강조한 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첫 번째 TV토론회가 3일 진행됐다. ⓒ시사오늘 김유종
제20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첫 번째 TV토론회가 3일 진행됐다. ⓒ시사오늘 김유종

제20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첫 번째 TV토론회가 3일 진행됐다. 대선 후보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도덕성과 정책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였던 만큼, 토론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이에 <시사오늘>은 전·현직 언론인과 정치권 관계자들에게 4명의 후보들에 대한 간략 평가를 부탁했다. 본 기사는 세 사람의 대화 내용을 정리·분류해 옮긴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

 

높은 기대치 만족 못시킨 이재명…톤 앤 매너는 훌륭


“전문가들은 토론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를 ‘톤 앤 매너(Tone and Manner·어조와 태도)’라고 한다. 한마디로 인상이 제일 중요하다는 거다. 그런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는 완벽에 가까웠다. 1위 후보 같은 안정감이 있었다. 다만 토론회에서 포인트를 땄느냐 잃었느냐 묻는다면 잃었다고 답하겠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김건희 씨 녹취록 공개 때도 그랬지만, 민주당이 기대치를 너무 높여놓다 보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 정도의 토론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에이, 생각보다 못하네’ 이런 반응이 나오게 된다. 객관적으로 보면 못한 건 아닌데, 민주당이 너무 기대치를 높여놓은 게 독이 된 것 같다.” (현직 언론인)

“저는 이재명 후보 측 토론 전략에 미스가 좀 있었다고 본다. 대장동 문제에 대해서 명확하게 해명을 안 하고 국정감사에서 다 한 이야기다, 나는 억울하지만 민생에 집중하겠다 이런 전략을 썼는데 중도층 입장에서는 ‘뭐가 있긴 있나보다’ 이렇게 받아들일 소지가 있었다. 명확하게 해명을 안 하니까 논점을 흐리는 것처럼 들리고 주도권도 뺏겨버렸다. 지나치게 방어적이었다고 할까. 지금 여론조사로 보면 박빙 열세 정도로 보이는데, 왜 수성 전략을 썼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장점으로 내세웠던 정책도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후보가 되기 전에는 기본소득 같은 정책으로 어젠다를 끌고 다녔는데 지금 내놓는 정책은 파괴력이 없다. 캠프에서 후보의 매력을 제대로 못 살리고 있다고 본다.” (전직 언론인)

“이재명이라는 후보가 가진 약점이 드러난 토론이었다. 토론이라는 건 공격을 당할 거리가 많은 쪽이 불리한 게임이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도덕성 면에서나 정책 면에서나 공격을 당할 소재가 너무 많다. 대장동 문제는 무능이냐 공범이냐, 정책 문제는 기본소득 할 거냐 안 할 거냐, 재벌은 해체할 거냐 안 할 거냐 이런 식으로 몰려버린다. 이러니까 토론 내내 끌려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제가 보기에는 기대치나 전략의 문제라기보다 후보 개인이 가진 리스크의 문제다.” (前 자민련 당직자)

 

‘토론 회피’ 프레임 깨부순 윤석열…태도는 다소 아쉬워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정반대다. 기대치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이 후보랑 비슷하게만 해도 포인트를 많이 얻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윤 후보에게 거의 ‘바보’ 비슷한 프레임을 걸어놨는데, 오히려 이 후보를 밀어붙이는 결과가 나오니까 ‘생각보다 잘 하네’ 이렇게 됐다. 무엇보다 윤 후보 자체가 공부를 많이 한 티가 났다. 만약에 윤 후보가 버벅댔으면 민주당이 쳐놓은 ‘토론이 무서워서 피한다’는 프레임에 걸렸을 텐데, 이걸 자기 역량으로 이겨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현직 언론인)

“윤석열 후보가 (토론을 못한다는) 이미지에 비해서 선방한 건 맞다고 본다. 다만 윤 후보가 승자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앞에서 말씀하셨지만, TV토론에서 제일 중요한 건 톤 앤 매너다. 그런데 윤 후보는 질문을 하든 답변을 하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자료를 보면서 하던데, 이건 시청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가 없다. 또 계속 지적됐던 ‘에, 에’ 하는 습관도 고쳐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청약 만점 40점 발언으로 꼬투리를 잡혔다는 게 치명적인 실수다. 이재명 후보가 능구렁이처럼 답변을 피한 게 답답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게 바로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한 정치적 답변의 정석이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윤 후보가 청약 만점 40점 발언으로 포인트를 조금 잃지 않았을까 본다.” (전직 언론인)

“저도 기대 이상이었다는 데는 동의한다. 경선 과정에서 토론을 열 번인가 했는데 그게 지금의 윤 후보에게 엄청나게 도움이 된 게 아닌가 싶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는 토론 하면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 분들인데 이 분들하고 스파링을 했던 거나 마찬가지니…. 다만 청약 만점 40점 발언 같은 건 경선 과정에서도 한 번 실수를 했던 부분인데 똑같은 실수를 해서 점수를 크게 까먹었다. 고개를 숙이고 자료를 보면서 읽는 것도 다음 토론에는 고쳐야 한다.” (前 자민련 당직자)

 

‘콘텐츠는 일등’ 안철수…카리스마 약해


“늘 느끼는 거지만, 정책이나 공약은 안철수 후보가 1등이다. 모든 사안에 대해서 철저히 공부하고 대안을 만드는 느낌이 든다. 만약에 토론 내용을 글로 써놓고 누가 제일 대통령에 어울리느냐고 물어보면 국민들 10명 중에 7~8명은 안 후보를 고를 거다. 그런데 이건 TV토론이지 않나. 너무 긴장해 있고 발성도 나쁘다. 내용을 듣기 전에 국민들이 ‘저 사람은 대통령감이 아니다’ 판단하게 만든다.” (현직 언론인)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든 공약은 안철수 후보 공약을 그대로 썼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 꼼꼼하게 공약을 준비한 표가 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카리스마가 없다.” (전직 언론인)

“안철수 후보가 지금 대선에 세 번째(중도사퇴 포함) 나오는데 지금도 지지율 10%를 넘는다. 그만큼 인간적인 매력도 있고,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어제 토론만 봐도, 솔직히 콘텐츠는 안 후보가 제일 좋았다. 태도도 신사적이었고. 다만 안 후보는 제3지대에서 돌파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여당이나 제1야당 타이틀을 달면 정말 막강한 후보가 될 거다.” (前 자민련 당직자)

 

존재감 돋보인 심상정…현실성 없는 공약은 단점


“어제 토론을 보면서 느낀 건, 심상정 후보가 완주를 할 거 같다는 거였다. 전략 자체가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아닌 색깔 강한 진보 정당을 재건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어제 심 후보는 완벽했다. 국민들이 이재명·윤석열 후보에게 궁금한 부분을 시원하게 물어보더라.” (현직 언론인)

“개인적으로 점수를 제일 박하게 주고 싶은 후보가 심상정 후보다. 공격성은 강한데, 정작 본인의 콘텐츠가 빈약하다. 이재명·윤석열 후보하고 각을 세워서 당 색깔을 뚜렷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건 이해가 되는데, 이건 대선 후보 토론이다. 같은 제3후보라도 안철수 후보 공약이 굉장히 정교하게 디자인돼서 나오는 것과 비교가 된다. 본인 스스로도 정의당이 수권정당이라고 생각을 안 하는 거 아닌가.” (전직 언론인)

“심상정 후보 토론 실력이야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포지션상 유리한 면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귀에 쏙쏙 박히도록 핵심을 찔러서 다른 후보를 공격하는 건 심 후보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 아마 본인이 유력 대선 후보가 되면 지금처럼은 못하겠지만, 어쨌든 어제 토론에서는 존재감이 컸다.” (前 자민련 당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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