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인명진 “안철수-윤석열 단일화는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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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인터뷰] 인명진 “안철수-윤석열 단일화는 선택 아닌 필수”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2.02.06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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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 원로 목사 (갈릴리 교회) 
“정권교체 50~60% 민심이 시대 흐름”
“단일화 않하면 국민한테 버림받을 것”
“막힘없는 안철수, 단일화 적합도 우세”
“DJP식으로 가야… 연합정부 고려할 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인명진 목사는 정권교체는 시대흐름이라며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인명진 목사는 정권교체는 시대흐름이라며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인명진 원로 목사(갈릴리 교회)는 5대가 기독교 집안이다. 자연스럽게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좌우를 넘나드는 인사다.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초기 설립에 참여했고, 젊은 시절에는 유신 정권에 반대한 대표 인사로 꼽힌다. 민주화와 노동·빈민 운동을 했다. 1974년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옥살이를 하는 등 네 차례 투옥되고 국외 추방까지 당했다. 
 

1974년 11월 24일 매일경제 기사 캡처ⓒnavernewslibrary
인명진 목사가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구속될 당시 목사 등도 구속됐다는 내용의 1974년 11월 24일 매일경제 기사 캡처ⓒnavernewslibrary

‘그때나 지금이나’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건가요?”
“그럼요.”
망설임이 없다. 
“지금도 같은 심정으로 하고 있죠.”

현재 그는 정권교체 운동을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지지 선언했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박찬종 변호사나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처럼 단일화 운동에 나선 듯하다.

다만 안철수 후보가 적합하다 보고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에 뜻을 둔 게 다르지만 말이다. 

“목회자 신분으로 사회나 정치 참여에 나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많이 받아온 질문 중 하나가 이런 류의 물음일 것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굿빌딩에서 그를 만났다. 마주한 기자도 이 말을 물었다. 

“목사가 하는 일이 그런 거예요. 안 하는 게 이상한 것이지. 성경을 보면 예수님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고 했어요. 교회의 소금이 아니고 세상의 소금이에요. 정치도 세상이 아닙니까? 내가 공헌할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거지.”

 

1. 약자와 소금의 역할 


그는 2006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당 개혁 차원에서 부탁해와 맡게 됐다. ‘저승사자’란 별명은 이때부터 생겨났다. 골프 논란, 막말 구설수 등에 처한 인사들에 대해 거침없이 징계 조치해 생긴 별명이었다. 

- 현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성상납 의혹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잖아요. 

“상식이라면 물러나야 정상인데, 사실이 아니니까 당대표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 만약 윤리위원장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나요. 

“내가 위원장이었으면 제명했지.”

인 목사는 재판받는 중에는 탈당했다가 나중에 돌아오는 경우에 빗댔다. 

“사실 유무를 떠나 당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고 추락시키면 징계했어요. 나중에 아닌 게 밝혀지면서 억울한 사람들도 많이 나왔죠. 그러나 당 윤리위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법률기구가 아니에요. 당에 막대한 해를 끼치냐 아니냐. 해당 행위냐 아니냐. 타격을 입혔으면 징계받아야 한다. 난 그렇게 얘기했어요.”
 

인명진 목사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역임한 이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쇄신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인명진 목사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역임한 이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쇄신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비대위원장 당시’

2017년 한나라당 후신인 새누리당 때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고 당이 사면초가 상태였다. 

“당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것은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에요.”

- 그럼요.

“약자니까.”

나름의 소신인 듯했다. 

“새누리당이 없어지면 안 되잖아요. 보수가 사라지면 되겠어요? 새가 양 날개로 날아다니는데 한쪽 날개가 부러지면 안 되잖아요. 다쳤으니까 가서 치료해주고 오자. 양 날개로 날아다니게할 때까지가 내 일이었어요.”

돌아온 저승사자답게 인적 쇄신에 앞장섰다. 친박계와 부닥치는 일도 많았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출당 논란 설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인 목사는 서 전 대표를 향해 책임질 사람은 떠나라며 친박 책임론을 제기했다. “언제 할복하면 되겠느냐”며 서 전 대표가 맞받아쳤다. 원래 원만했던 사이로 알려진 터라 정치쇼가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다. 

- 지금 사이는 어떤가요.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고. 그러고 말았죠(웃음).”

- 비대위원장 할 때 하도 고통스러웠다던데 맞나요.

“하하.”

- 자유한국당 시절 홍준표 대선후보는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거절한 것도 그런 이유 아니었나요.

“아니에요. 재밌었어요.”

지난 일인 듯 보였다.

- 그럼 왜 빨리 떠났나요.

“전당대회하고 대통령 후보까지 뽑았으면 당이 정상화된 거 아니에요?”

인 목사는 100일 기간 동안 당을 추스르고 물러났다.

“일 년씩 한다든지 무슨 뭐 임기 정해놓고 하는 건 비대위원장이 아니에요.”

- 그럼 뭔가요. 

“비대위원장을 사칭 한 당권 탈취죠.”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것 같기도 했다. 

- 전 비대위원장으로서 김종인 전 위원장을 평가한다면요.

“그렇게 하면 안 돼요. 응급실 치료가 끝나면 일반 병실로 보내야죠. 계속 응급실에 있으려면 되겠어요?”

비판적인 모습이었다. 

“내가 떠난 뒤 내 이름 봤어요? 아무 곳에서도 활동 안 했어요. 정치에 관여 안 했어요.”
 

인명진 목사는 박근혜 정부 탄핵 국면 이후  2017년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을 정비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데까지 역할을 하고 물러났다.ⓒ연합뉴스
인명진 목사는 박근혜 정부 탄핵 국면 이후 2017년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을 정비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데까지 역할을 하고 물러났다.ⓒ연합뉴스

그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시절에도 당이 잘 정비돼 이명박 정권이 창출됐지만, 사외이사를 맡거나 대통령과 밥 한 끼 먹는 시간을 갖지 않았다. 

“지금 국민의당을 도와주는 것도 그래요. 약자잖아요. 나라가 정말 엄중한 시기에 있으니 나라도 가서 힘을 보태야겠다고 해서 온 거죠.”

인 목사는 1월 14일 지지 선언을 했다. 이후 연세대 김동길 명예교수, 서강대 최진석 명예교수 등의 지지 선언 및 합류 소식이 전해졌다. 세 명의 원로 우군이 생겨난 것만으로도 상징하는 바가 컸다. 

“할 일만 하고 돌아갈 거예요.”

이 말도 써달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 돼도 나는 비례대표 안 할 거예요(웃음).”
종종 위트를 담았다. 

-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도와달라고 하면요? 

“필요하면 가야죠. 내가 소금 얘기했잖아요? 소금은 본래 필요한데 들어가는 거예요. 나는 뭐 미역국엔 죽어도 안 들어간다. 이런 게 아니에요. 김치찌개, 된장찌개 어디든 가는 거고 그다음에는 잘난 척 않고 녹아 없어지는 거예요.”

- 단일화를 대할 때도 그런 소금의 자세가 필요할까요. 

“그렇죠. 단일화 문제도 그래요. 민심을 거스르면 안 됩니다. 지금 많은 국민이 정권교체 해야  된다는 거 아니에요. 이게 민심이에요. 거스르면 국민한테 버림받아요.”

 

2. 단일화의 이유 


인명진 목사는 1987 단일화 움직임 당시 YS가 더 적합하다고 봤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인명진 목사는 1987 단일화 움직임 당시 YS가 더 적합하다고 봤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인 목사는 과거에도 단일화 주도에 앞장선 바 있다. 1987년 6월 항쟁 기간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국본)’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그는 직선제 쟁취 후 김영삼(YS)-김대중(DJ) 양김 단일화 협상 당시 YS를 지지했다. 

- 왜 YS를 지지했나요. 

“적합도 때문이에요. 그때도 어떤 사람은 DJ가 옳다, YS가 옳다 그랬어요. 당시는 전두환 정권이 막 끝날 때였어요. 원체 군사독재 시절에는 DJ에 대한 좌파 프레임이 강하게 씌어있었어요. 김대중은 공산당이다. 보수 세력들 사이에서는 누구든지 그에 대한 거부감이 참 컸어요.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될 수도 없지만, 됐다 한들 쿠데타 같은 것이 또 날지도 모른다. 그런 염려가 있었어요. 그러니 대통령 적임자는 누구냐. YS다. 거부감이 훨씬 덜하니까.”

하지만 87 단일화는 실패했다. DJ는 4자 필승론을 내세워 독자 출마했다. 양김은 분열됐고 민주정부 탄생도 물거품 됐다. 

“실제로 그 뒤 어떻게 됐나요. 92년 YS, 97년 DJ 순서로 됐잖아요. 그게 순리인 거예요. 87년 때 적합도를 따라갔어야지, 4자필승론으로 억지를 부리다가 노태우한테 준 거 아니에요. 단일화하면 됐을 것을. 쓸데없이 5년을 낭비했어요.”

- 지금 국민의힘을 보면 이준석 대표 경우는 3자 필승론을 주장하던데요. 

“철딱서니 없는 거죠. 명색이 10년 동안 정치 패널로 있었잖소.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뭘 알만할 텐데도 그런다는 건 좋게 생각해 일종의 정치적 레토릭이 아닐까 싶어요.”

- 윤석열 후보 측도 자강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나는 그것도 레토릭이라고 봐요. 단일화에 우위를 점유하기 위한 하나의 술수다. 이렇게 봐요. 그게 아니면 정신 나간 소리죠.”

- 다자로 가도 이긴다. 자신감의 발로 아닐까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에요. 설령 그렇게 해서 당선 됐다고 칩시다. 간신히 이긴다면 180석의 민주당을 상대할 수 있겠소? 대승을 거둬야 정권을 유지할 수 있어요.”

- 일각서는 ‘이명박 vs 정동영’이 붙었던 어게인 2007년 때와 비슷할 거라고들 합니다. 그때 500만 표차로 MB가 이겼잖아요.

“더 많은 표를 얻어야 해요. 절대적으로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국정 통치를 할 수 있어요. 그러려면 야권 단일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예요.”

- 잘 될까 모르겠습니다. 노골적으로 단일화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국민의힘 내에서 표출되기도 하잖아요.

“안철수 후보를 경계해서 그래요.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안철수 될 까봐 걱정하고, 국민의힘은 안철수한테 뺏기는 거 아닌가 걱정하고 앉았고. 난 그렇게 봐요.”

- 결국, 불투명한 상황이네요? 안철수 후보도 완주 목소리를 내고 있고요.

“어차피 단일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확신하는 듯했다.

- 단일화가 시대정신이라도 되나요. 

“아까 내가 얘기했잖아요. 시대흐름이예요. 정권교체 여론이 변하지 않고 50%~60% 나오고 있어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단일화 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어요. 거듭 말하지만 그래서 나는 누구든 국민의 여망을 거스르면 버림받는다고 생각해요.”

- 여당에서도 정권교체를 얘기하잖아요.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 탄압받아왔다고 했고요. 본인들이 해도 정권교체라고 말이죠. 

“송 대표가 뻔뻔한 거예요. 그런 말을 한다고 속을 국민이 어디 있어요?”

- 반문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 아닐까요. 

“전략상으로 마이너스예요. 반문 표가 오히려 떠나가고 있죠. 진실한 말을 해야 국민에 감동을 주고 표를 모으는 거지. 국민을 어린애로 알면 안 돼요.”

-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보다 높습니다.

“신기한 일이에요. 기이한 현상이죠. 내 주변에는 문 대통령 좋다는 사람을 못 봤는데 지지율이 뭐 그리 많이 나오는지. 난 그것도 이상해요(웃음).”

 

3. 지나간 얘기 


인명진 목사는 지난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은 실패한 공천이라고 평가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인명진 목사는 지난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은 실패한 공천이라고 평가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대선 정국이 요지경인 것만은 분명한 듯 보인다. 최근 김건희 씨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친문 지지자 일부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흐름만 봐도 알 수 있다. 

- 친문 진영 일부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건 여당 입장에서는 집토끼 이탈이잖아요. 

“그렇죠. 뼈아픈 일이고요. 국민의힘만 봐도 지금 전통보수 세력을 잃어버렸어요. 정권교체 여론에 비하면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한 40%대 정도로 들쭉날쭉하잖아요. 나머지가 지금 어디 있겠어요. 일부가 안철수 후보한테로 갔지만 아직도 안 움직이는 표들이 상당해요.”

-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180석을 한 데에는 보수표가 미래통합당 쪽으로 그만큼 안 움직인 측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죠. 왜 그렇냐면…”

잠시 탄핵 국면 때 얘기로 넘어갔다. 

“뛰쳐나간 사람들이 있잖아요?”

바른정당계를 말했다. 

“그때 한 30명 나가지 않았소. 나갈 때 그냥 나간 게 아니라, 침 뱉고 욕하고 나갔어요.”

표정이 일그러졌다.

“내가 그 당시 비대위원장 일을 해서 알아요. 남아있는 당원들은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을 지키기 위해서 참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다음 황교안 대표가 광화문 집회도 많이 했잖아요. 근데 이후 비난하고 나갔던 사람들이 우르르 다 들어왔어요.”

21대 총선을 앞두고 서였다. 

“그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당을 지켰던 사람들을 제쳐놓고 경선 하나도 하지 않고 지역 공천을 받았어요. 내리 꽂은 거예요. 당을 지키던 사람들은 경선할 기회조차 박탈됐는데, 나가서 자신들과 당을 욕하던 사람들이 돌아와 후보가 된 거예요. 얼마나 기가 차고 억울했겠어요.”

혀를 찼다. 

“그러니 잘 되겠어요? 공천은 당에서 했지만 밑바닥에서 안 움직인 거예요.”

“지난번 총선은 공천을 정말 잘못했다. 그게 180석의 결과이기도 하다”며 혹평했다. 

- 당의 변화를 방증해주는 것 아닐까요. 개혁보수와 합해진 것은.

“그런 얘기 마세요. 개혁보수긴 무슨….”

톤이 높아졌다. 

“국민들한테 개혁보수가 인정받았으면 밖에서 유지하면 될 것아녜요? 왜 자기들이 수구보수당이라고 욕한 곳에 왜 들어와요. 나가서 멋쩍으니 붙인 이름이지, 무슨 개혁을 했어요. 유승민·김세연 등 면면을 보세요. 대대로 아비때부터 국회의원 해먹고 기득권층들 아니요. 말이 개혁보수지 허구예요. 허구.”

 

4. 적임자 安


인터뷰 시간 동안 가장 격앙된 모습이었다. 
화제를 돌려 다시 단일화 문제로 돌아왔다. 

- 그럼 안철수 후보는 왜 지지하나요. 

“적합도로 보면 안철수 후보니까요.”

- 왜죠. 

“나는 윤석열 후보보단 안철수 후보가 낫다고 봐요. 거대 양당 틈바구니에서 15~17%까지 치고 올라갔던 후보예요. 개인 능력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요.”

- 어떤 능력을 말하나요. 

“제일 중요한 건 국정 능력을 봐야 하는 거고, 그다음엔 정책을 봐야 해요. 안철수 후보는 국정 난제 관련해 뭘 물어도 막힘없이 답하고 포퓰리즘 공약이 없어요. 이재명 후보 보세요. 탈모 치료제에 이식도 해준다? 그거 누구 돈인가요? 의료보험도 얼마 있으면 바닥나는 상황이에요. 나라 곳간이 한정됐으면 정말로 생명이 위태한 중중환자를 치료해줘야죠. 빚내서 주면 젊은 사람들이 그거 갚아야는데 감당이 되겠어요. 안철수 후보는 그렇지가 않아요. 국가 비전이 통찰력 있고 책임감이 있어요. 준비된 후보죠.”
 

인명진 목사는 1월 14일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연합뉴스
인명진 목사는 1월 14일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연합뉴스

안철수 후보는 디스플레이·원전·2차전지·수소·바이오 등의 초격차 과학기술로 삼성과 같은 기업을 5개 육성시켜 우리나라를 세계 국가 경쟁력 5위로 만들겠다는, 이른바 성장 공약  5·5·5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대중국 3불 정책(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 방어체제 불참, 한미일 군사협력 불참)은 굴종 외교라고 비판하며 이를 폐지해야한다고도 했다. 한미동맹 강화 속 국방비 전략무기 확보 등을 통해 외교를 강화하고 안보를 튼튼히 하겠다는 설파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부터 청년들을 위한 45년 초장기 주택대출,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공급 확대 등도 장기적으로 볼 때 미래를 대비하는 현실적 정책이라는 평가다. 

- 하지만 뭔가 큰 거 한방이 없는 듯합니다.

“무슨 한방요?”

- 과거 손학규 대선 경선 후보 당시 내놓았던 슬로건 ‘저녁이 있는 삶’처럼 시대가 가야 할 방향을 한 번에 보여줄 그런 청사진 말입니다. 국민 뇌리에 확 와닿는 비전 제시 문구가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그런 거 있으면 좋겠죠. 그런데 한방요? MB 때 7·4·7 정책 한다고 해놓고서는 됐어요? 박근혜 후보 때 줄푸세 공약 됐어요? 문재인 후보 때는 뭐였지?”

생각이 안 나는 듯했다.

“암튼 한 방이 실천됐어요? 우리 국민들이 그런 거에 속으면 안 됩니다.”

- 그래서 적임자라는 건가요?  

“네 맞아요. 도덕적으로도 흠이 없잖아요. 배우자 논란도 없고, 자녀 논란도 없어요. 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젊은 과학자예요.”

- 단일화하면 ‘안일화’가 된다고 보는 건가요. 

“경쟁력이 높잖아요. 실제 가상 대결에서도 그리 나왔고요. 그래서 나는 후보 단일화를 할 때 안철수 후보가 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적합도를 강조했다. 

-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적임자라면 선제적으로 ‘정권교체의 여망을 받들어 내가 단일화를 주도한다’, 먼저 하자고 할 수는 없는 건가요. 

“그거야 뭐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건지는 판단해서 하겠죠.”

- 민주당에서도 안 후보와 단일화하자고 러브콜하고 있습니다. 송영길 대표도 적극 공개 표명했고요. 그 가능성은 고려 안 하나요. 

“안 후보 쪽에서는 뭐… 그러나 그리로 갈까…. 난 안 물어봤지만…. 개인적인 생각인데… 설마 그렇게 하겠는가 싶어요.”

자꾸 갸웃했다. 

- 설마가 사람 잡잖아요. 

“그러면 나뿐 아니라 많은 국민이 실망할 거예요.”

 

5. DJP연합의 가능성 


인명진 목사는 1997년 DJP연합 때와 같은 단일화 협상이 전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인명진 목사는 1997년 DJP연합 때와 같은 단일화 협상이 전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상상하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다시 보수 야권 얘기로 돌아갔다. 

- 단일화 물꼬를 트기 위해 제언해줄 것이 있다면요. 

“나는 야권 단일화가 '올오알 낫싱'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이기고 한 사람이 지는 게임이 아니라 공동으로 협력하고 진 사람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봐요. 옛날 DJP(김대중-김종필)연대처럼요.”

- JP는 나중에 팽 당했잖아요. 

“반 성공, 반 실패였죠. 그러니까 그걸 보완해야 해요. 생각해보면 당시 팽당했던 이유가 JP한테 30% 인사권한이 주어졌는데 국무총리를 JP가 하고 그다음에 박태준·이한동 씨 순으로 했거든요. 문제는 그다음에 국무총리 낼 사람이 없었어요.”

- 인력 부족인가요. 

“그래서 못 한 거예요 사실은. 결국 자리가 남으니까 (DJ쪽) 너희가 하라. 그렇게 된 거예요. 세력 유지가 돼야 연합정권도 될 수 있어요.”

- 그것도 중요하네요. 

“굉장히 중요하지요. 어쨌든 같은 보수 야권 집안이니 협력해나가야죠.”

- 안철수 후보를 보수로 보나요? 

“보수냐 아니냐. 새삼스럽게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봐요. 얼마 전에도 합당하려 했잖아요. 당에서 합당 반대하는 사람이 있어서 못했지.”

- 이준석 대표요?

“김종인 전 위원장요.”

4·7 재보선 직후를 말하는 듯했다. 김 전 위원장이 물러가고도 양당 간 합당 논의가 있었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지면서 잘 안 됐다. 당대표가 새로 선출되고도 신경전이 오가다 흐지부지됐다. 

“아무튼 합당 얘기가 나온 것은 한 지붕이어서 그런 것이예요. 보수가 나눠지면 안 되지. 더군다나 갈갈히 찢긴 우리나라에서 보수만이라도 연대하고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야죠.” 
 

DJP 합의안에 대한 내용을 전하는 1997년 11월 1일 조선일보 기사 캡처ⓒnavernewslibrary
DJP 합의안에 대한 내용을 전하는 1997년 11월 1일 조선일보 기사 캡처ⓒnavernewslibrary

- 이번엔 공동정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선진 정치문화를 보면 서구의 경우도 다 연립이에요. 연합이고.”

인 목사는 못할 것도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단일화는 기본, 공동정부에도 희망을 거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현실은 괴리가 커 보인다. 인 목사는 “설 민심의 최대 화두는 단일화고, 이후는 어떻게 단일화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의 단언과 달리 설이 지난 뒤에도 단일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투표용지(28일) 인쇄하기 전까지는 시간이 있다.’ 불씨를 되살리려는 움직임도 있다. 인 목사 역시 그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P.S. 대한민국의 현주소도 물어봤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 하는 질문이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되풀이해 정권교체가 강조됐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민심이 대한민국 현주소”라는 답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편가르기가 너무 심해졌잖아요. 상식의 시대를 복귀해야 해요.” 갈무리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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