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십자군 원정 실패와 국민의힘 지방선거 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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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십자군 원정 실패와 국민의힘 지방선거 미몽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02.06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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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원정 실패, 본인들 이야기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 깨닫지 않는 한 정권교체 사라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십자군 원정의 실패가 자신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깨닫지 않는 한 정권교체는 사라진다. 사진(좌)십자군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우) 국민의힘 지도부 사진출처: 국민의힘 홈페이지
십자군 원정의 실패가 자신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깨닫지 않는 한 정권교체는 사라진다. 사진(좌)십자군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우) 국민의힘 지도부 사진출처: 국민의힘 홈페이지

공직자는 피곤하다.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직업윤리를 요구받는다. 유교사회는 공적인 일을 사적인 일보다 우선시하는 ‘봉공’의 자세를 중시했다. 하지만 공직자도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무시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다. 당장의 이익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기적인 마음을 포기하긴 어렵다. 권력을 가진 자는 ‘악마의 유혹’에 더 쉽게 넘어가곤 한다.

교황권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던 중세사회도 마찬가지였다. 교황은 봉건국가의 황제를 ‘졸’로 봤다. 카노사의 굴욕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교황은 주님의 대리인을 자처했다. 살아있는 주님이 바로 교황이었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슬람교도들이 교황의 권위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이슬람의 셀주크 투르크가 야금야금 교황의 영토를 침략하기 시작했다. 특히 성지 예루살렘이 이교도의 수중에 있었다.

교황도 이슬람교도들을 손보고 싶어 했다. 이제는 닥공(닥치고 공격)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비잔틴 황제 알렉시우스 콤네누스가 구원을 요청했다. 당시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셀주크 투르크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교황 우르반 2세는 비잔틴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마침 카노사의 굴욕으로 교황권이 최정점에 올랐던 때였다. 이번 기회에 건방진 셀주크 투르크도 손보고, 동서로 분열된 교회를 다시 통합해 스스로 영웅이 되고 싶어했다. 

‘성지틸환’, 명분도 충분했다. 교황은 프레임 정치의 달인이었다. 클레르몽 공의회를 개최했다. 그는 셀주크 투르크가 크리스도교 순례자들에게 저지른 박해를 확대 생산했다.  크리스트교인들이 격분했다. 

교황은 공의회가 끝나자 프랑스 전역을 돌며 성지탈환을 위한 성전 참여를 독려했다. 광분한 대깨교(대가리가 꺠져도 교황)들이 적극 나섰다. 이들의 선동에 기사들이 기꺼이 성전참여에 나섰다. 이들의 가슴에는 십자 표시가 새겨졌다. 이른바 십자군이다. 첫 원정에서 예루살렘을 탈환했다. 셀주크 투르크가 내분에 휩싸인 덕분에 거저 얻은 행운의 승리였지만 십자군은 이를 간과했다. 자만심에 흠뻑 취했다.

하지만 셀주크 투르크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곧바로 전열을 재정비하고 반격에 나서 예루살렘을 재점령했다. 드디어 200여 년에 걸친 심자군 전쟁이 본격화됐다.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탈환한 것은 두 차례에 불과했다. 결국 십자군 원정은 막대한 희생자만 양산하고 실패했다.

십자군 원정 실패의 초핵심 포인트는 ‘초심의 변질’에 있었다. 원정이 거듭될수록 성지탈환이라는 종교적 열정은 흘러간 옛 노래가 됐다. 원래 전쟁은 상인에겐 최고의 무대다. 상인들이 무대의 뒤편에서 십자군을 조종하기 시작했다. 성지탈환은 수단이 됐고, 정치적 야심과 상업적 이익이 목적이 됐다.

4차 십자군 원정은 코미디 그 자체였다. 베네치아 상인들은 십자군을 사주해 성지가 아닌 우군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켰다, 한순간에 비잔틴 제국이 망하고 라틴 제국이 세워지는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발생했다. 콘스탄티노플 상인들이 베네치아 상인들의 라이벌이었기 때문에 일어난 역사다. 

결국 십자군 전쟁은 실패로 끝났고, 교황권도 권위를 상실했다. 중세 사회의 붕괴도 촉진됐다. 공적인 일보다 사적인 일을 중시한 덕분에 벌어진 참사가 십자군원정이다.

최근 국민의힘 일각에서 위기의식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연말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와의 대립이 극적으로 봉합되면서 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분위기다. 물론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각종 의혹도 한몫했다. 

문제는 대선 이후 곧바로 치러질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일부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정권교체’라는 지상목표를 뒷전으로 제쳐놓고 자신들의 선거운동에 몰두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부 지역에선 윤석열 후보보다는 자신들의 홍보에 적극 나서 정권교체를 갈구하는 지지자들의 분통을 자초하고 있다고 한다. 정권교체가 없다면 지방선거 승리가 가능할까라는 자성의 목소리는 자신들의 이익에 팔린 이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탄식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또한 공천을 놓고 볼썽사나운 비방전도 '개방박두'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십자군 원정의 실패가 자신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깨닫지 않는 한 정권교체는 허무하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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