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TV토론, 대선 표심에 영향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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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TV토론, 대선 표심에 영향줄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2.02.07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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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대한 이 썰 저 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방송3사 합동 대선 TV토론이
20대 대선 당락에 있어 영향 줄지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3일 방송3사 합동 TV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3일 방송3사 합동 TV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보와 평론의 믹스매치, 색다른 어젠다 제시 지향의 주말판 온라인 저널, ‘정치텔링’이 꼽은 요즘 여론의 관심사 중 이것.

- 방송3사 합동 대선후보 첫 TV토론서 시청률 39%
-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첫 토론 여조 결과는?
- TV토론이 유권자 표심에 어느정도 미칠지 ‘주목’

묶어서 이점이 궁금합니다. 

질문 : 지난 3일 방송3사 합동 대선후보 첫 TV토론회가 있었습니다. TV토론이 당락을 가르는 표심에 영향을 줄까요?

 

“큰 영향 無”
정세운 정치평론가


정세운 정치평론가ⓒ시사오늘
정세운 정치평론가ⓒ시사오늘

 

“실질적으로 대선 표심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거로 봅니다. TV토론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정치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경우여서 이미 표심을 결정해뒀을 가능성이 큽니다. 

TV토론이 오히려 확증편향만 가열시키고 있다고 분석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자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RE100’도 모른다며 무식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 지지자들은 이재명 후보를 향해 거짓말한다, 뻔뻔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누가 잘했고, 못했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 후보를 더 찍어야겠다’는 의지만 더 강해질 뿐입니다. 

지난 장미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MB아바타’ 역시 결과만 놓고 얘기해서 그렇지 대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안 후보는 조직력이 전무한 열세를 딛고서 역대 3지대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율인 21.4%를 얻었습니다. 사실상 조직력이 굳건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틈바구니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TV토론이 스윙보터(부동층)들에게는 영향을 주긴 할 겁니다. 스윙보터 중 정치 무관심층에게는 영향을 못 미쳤겠지요. 그나마 정치에 관심이 높은 스윙보터들에게는 조금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역대 사례 봐도 無”
신율 명지대 교수


신율 명지대 교수ⓒ시사오늘
신율 명지대 교수ⓒ시사오늘

 

“스윙보터들에게 영향을 줬을까를 본다면 시청률이 중요할 텐데요 이번엔 많이 안 본 듯합니다. 우리나라 대선 TV토론 역대 시청률을 보겠습니다. 15대(김대중 vs 이회창 vs 이인제 vs 정몽준) 때 처음 TV토론이 중계됐는데, 그때 시청률이 55%였습니다. 16대(노무현 vs 이회창) 때는 30%대 초반, 17대(이명박 vs 정동영) 때는 20%대 정도를 기록했지요. 18대 대선 때가 37.5%였는데, 이번 첫 TV토론 시청률(39%)과 비슷합니다. 

역대 시청률 2위라고는 하지만, 평균 시청률을 웃도는 정도인 것으로 볼 때 결국, 스윙보터들이 잘 안 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보통 정치에 관심을 안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각서는 생중계를 못 봐도 나중에 유튜브를 찾아볼 거라는 말들도 합니다. 근데 그 정도라면 정치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거겠지요.

한마디로 ‘TV토론은 표심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단언합니다.  역사적으로 TV토론은 1960년대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습니다. 그 당시 ‘케네디 대 닉슨’이었습니다. 일부서는 케네디가 토론 잘해서 당선됐다고 하던데 토론 끝나고 난 여론조사를 보면 케네디가 잘했다는 게 30%, 닉슨이 잘했다는 게 29%로 불과 1%포인트 차에 불과했습니다. 인류 역사상 미국에서 가장 많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힐러리 vs 트럼프’때를 보겠습니다. 당시 세 번을 했는데, 세 번 다 힐러리가 잘했다는 여론조사 응답률이 60%를 넘었습니다.  트럼프가 잘했다는 의견은 30%대밖에 안 됐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트럼프 당선이었습니다. 

TV토론이 영향을 준다면 지지후보를 정한 사람들의 확증편향을 더 강화시키는 데 있을 겁니다. 자기 후보가 밀린다 해도 ‘인간성이 순수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자기합리화합니다. 현재 여야가 서로 자기 후보가 잘했다고 하는 게 거짓말이 아닙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토론 실력 별다른 영향 無”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시사오늘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시사오늘

 

“우리나라만 봐도 17대 때 당선된 MB(이명박)가 앵커 출신의 정동영 후보보다 토론을 잘해서 된 게 아니며, 정동영 후보가 MB보다 토론을 못해서 된 게 아닙니다. 18대 박근혜·19대 문재인 대통령도 토론을 잘해서 된 게 아니듯 말입니다. 

물론 TV토론에 임하는 후보들에 대한 평가 여부는 정치 관심층으로부터 주목도를 이끌 수는 있겠지요. 비교적 관심도를 높인 이번 첫 TV토론만 해도 어떻게 보면 기저효과를 일으킨 측면도 있다고 보입니다. 

각 후보들에 대한 그동안의 토론회와 관련된 기대치란 게 있었습니다. 이재명· 안철수·심상정 후보 경우는 계속 정치를 해온 데 비해 윤석열 후보는 말실수도 있었고 토론을 회피하는 모습도 보이면서 완전히 죽을 쑬 거다, 완승은 달변가인 이재명 후보가 거두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윤 후보 경우 말실수가 한 두번 있었지만 그래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런 데서 오는 기저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네명의 후보가 참여하는 120분 토론회 속 특별한 정책적 차별점이나 유불리를 따지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TV토론 자체에 별 영향이 없을 거라고 봅니다. 아직 후보를 정하지 않고 있는 일부 스윙보터층에는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지지후보를 굳힌 표심에는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이지요. 본래 지지층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의 실수는 외면하는 대신 상대의 흠결은 크게 보는 확증편향이란 게 있습니다. TV토론을 통해 이 점이 강화될 수는 있겠지요.” 

이상 5~6일 걸쳐 전화통화로 들어본 평론가들의 진단입니다. 한결같이 ‘표심에 별다른 영향을 못 준다. 확증편향만 확대시킬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P.S.


한편, 앞선 안일원 평론가 말대로 첫 TV토론회에 대한 후보별 평가는 엇비슷한 상황입니다. 토론회 다음날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기대치가 낮았던 윤석열 후보는 의외로 선전을, 이재명 후보는 기대치가 높았던 데 비해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아는 것만큼 많이 못 보여줬지만 국민연금 개혁 공동 선언을 이끈 것은 성과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토론을 잘해왔던 경험에 비춰 더 나은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는 평이 돌았습니다. 

여론상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된 듯합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만18세이상 10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TV토론에서 가장 잘한 후보가 누군지를 물은 결과 윤석열 40.4%, 이재명 37.8%, 안철수 8.6%, 심상정 7.5%순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제일 궁금한 대목. 표심에 영향을 줬는지는 어떨까요. 같은 조사에서 ‘TV토론 후 지지 후보 변경 여부’를 물은 결과 “변경되지 않았다” 68.0%, “변경됐다” 24.7%, “잘 모름” 7.3%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 이 기사에 나온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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