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땠을까] 역대 대선 단일화…후보 지지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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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땠을까] 역대 대선 단일화…후보 지지율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2.08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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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과 단일화 여부·방식에는 유의미한 인과관계 없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역대 대선에서의 단일화 당시 후보 지지율. ⓒ시사오늘 박지연 기자
역대 대선에서의 단일화 당시 후보 지지율. ⓒ시사오늘 박지연 기자

‘안철수 돌풍’이 조금씩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설 연휴 마지막 날부터 사흘(2~4일) 동안 실시해 7일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7.5%를 얻어 5주 만에 한 자릿수 지지율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20%를 바라보던 지지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러자 정치권의 시선은 안 후보의 입으로 쏠리고 있다. 현실적으로 당선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간 안 후보가 강조했던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려면 ‘야권 단일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안 후보 스스로는 거듭 완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권에서는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그렇다면 낮아진 안 후보 지지율은 단일화에 도움이 될까. 역대 대선에서의 단일화 배경을 돌아보면, 후보 지지율과 단일화 간에는 큰 인과관계가 발견되지 않는다. 우선 1997년 대선의 경우, 단일화를 이룬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후보의 지지율 차는 무려 31.0%포인트에 달했다.

MBC와 <조선일보>가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10월 27일 수행한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를 보면,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34.3%,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가 26.8%,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16.1%, 민주당 조순 후보가 5.5%,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후보가 3.3%였다.

반면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한 2002년 대선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했다. 두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11월 25일)하기 직전 여론조사(조선일보 의뢰·한국갤럽 17일 실시)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36.1%, 노무현 후보는 22.5%, 정몽준 후보는 21.7%의 지지율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한 2012년 대선도 마찬가지다. <한국갤럽>이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39%, 문재인 후보는 24%, 안철수 후보는 20%를 기록했다. 지지율 차이의 크고 작음은 단일화 여부와 직접적 관련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지지율과 단일화 방식에도 큰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1997년 대선에서 지지율 차이가 컸던 김대중 후보와 김종필 후보는 경선 없이 공동정부 구성을 매개로 한 협상을 통해 단일화에 합의했고, 2002년 대선에서 지지율 차이가 거의 없었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경선을 거쳐 단일화를 이뤘다. 그러나 2012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지지율이 박빙이었음에도 안철수 후보의 ‘중도 포기’라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일화의 조건을 ‘이해관계의 합치’로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지율이라는 정량적 요소보다는 정치적 미래와 같은 정성적 요소가 단일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1997년 김대중 후보는 평생 자신을 괴롭혔던 ‘호남불가론’과 ‘색깔론’ 돌파를 위해, 김종필 후보는 내각제 실현과 ‘3김 정치 청산’ 물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일화가 절실했다.

2002년 노무현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넘어서기 위해 단일화가 필요했으며, 민주당의 ‘후보 교체론’ 바람을 등에 업었던 정몽준 후보 역시 경선을 통한 여론조사는 ‘해볼 만한 싸움’이었다. 2012년 문재인 후보 또한 박근혜 후보를 이기려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필요했고, 정치 세력이 전혀 없었던 안철수 후보는 양보를 통해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과연 2022년 안철수 후보의 선택은 무엇일까.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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