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②] 피해 금액,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에 책임 전가…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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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②] 피해 금액,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에 책임 전가…사실일까?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03.15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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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손보사 실손보험료 인상 ‘껑충’ …보험사기 증가 소비자 부담 ‘주목’
사실 여부 떠나 손보사들의 성과급 잔치, 손해율은 핑계 아닌지 ‘돌아봐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공격수와 수비수를 나눠 고의로 ‘쿵’ 하거나 허위 진료 청구에 브로커 조직 가담까지. 보험사기단의 조직화와 정밀화가 날로 조직화 되고 있다. TF 구성 등 보험업계의 자체 노력에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갈수록 대담해지는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제도 개선 노력과 피해 실태 여부에 주목해 봤다. <편집자 주> 
 

시민단체와 억울하다는 보험사의 입장이 팽팽히 대립하는 모습이다ⓒ연합뉴스
시민단체와 억울하다는 보험사의 입장이 팽팽히 대립하는 모습이다ⓒ연합뉴스

보험사기 증가에 따른 손실액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게 맞을까? 보험사가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실제 그런지 사실 여부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률 자료에 따르면 5대 손해보험사(메리츠·삼성·현대·DB·KB)에서 2009년 9월까지 판매한 1세대 구(舊) 실손보험의 2017~2021년 누적 인상률은 평균 63.6%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5대 손보사가 2013년 이후 판매한 실손보험료 누적 인상률은 85%인 것으로 집계됐다.

실손보험의 올해 인상률도 1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손해보험협회는 판매 기간에 따라 나뉘는 1·2·3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2022년 인상률이 평균 14.2%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기 증가 소비자 부담으로”
…금융당국선 ‘글쎄’업계는 ‘억울’


보험률이 인상되는 데에는 상품의 종류나 연령, 성별 등이 달라지기 때문도 하지만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책정돼 온 측면이 컸다. 여기에는 과잉진료가 포함됐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보험사기에 대한 피해액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윤관석 의원도 이 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하면서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2016년 7185억 원에서 2020년 8985억 원으로 증가해 실손 보험사의 피해 규모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 결과로 인해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로 보험료 인상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상승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는 보험사가 보험사기액에 대한 손해율에 따른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손실을 전가하기는 원칙상 어렵다고 봤다. 금감원 담당자는 지난달 2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보험사가 보험사기에 대한 손해율을 소비자에게서 메꾼다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지난 2016년 시행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적용으로 보험사에선 보험사기가 의심될 경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어 손해율에 포함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보사 업계에서는 보험사기 대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말로 일각의 시선에 반박했다. 현장 담당자는 같은 날 통화에서 “보험사기가 발생하면 보험사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의료조사, 조사위원 등 현장 점검부터, 시스템 개발 등 인건비가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보험사 입장에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보험사기 피해핵이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된다는 주장에는 억울한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손해율 논하면서 보험사는 흑자?
성과급 잔치 이율배반” 비판도…


사실 여부를 무 자르듯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료 인상의 사실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2021년 손보사들이 흑자를 기록한 점 역시 손해율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궁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DB손해보험은 당기순이익 8767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당기순이익으로 1조1265억 원, KB손해보험은 301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크게 늘은 실적을 달성했다. 

보험사별 역대급 성과급이 지급된 가운데 시민단체에서는 보험사가 손해율을 핑계로 보험료 인상 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소비연맹은 지난달 10일 “손해는 보험료를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이익은 임직원이 나눠 갖는 이율배반적 소비자 배신 행위”라며 “보험료 인상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한편, 보험업계에선 보험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협회와 업계가 TF를 구성해 보험사기 브로커를 조사하는 등, 자체적인 보험사기방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보험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부재환자 점검에 나서거나 국토부와 함께 자동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좌회전 노면 유도선 설치 등 예방 작업도 시행 중이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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