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윤석열, 안철수와 ‘진정성 있는 대화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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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윤석열, 안철수와 ‘진정성 있는 대화가 우선’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2.02.16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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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끌기보다 ‘명분 건넬 리더십 보여야’ 중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국민 경선 방식의 단일화 방안을 제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만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국민 경선 방식의 단일화 방안을 제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만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연합뉴스

15일 <시사오늘> 취재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에 국민 경선까지도 할 수 있다는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후보는 받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13일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제안했다. 민주당 제안은 거절하고, 국민의힘에만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1. 安 국민 경선 꺼내든 이유


당시 안 후보는 단일화 방식으로 국민 경선을 언급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안 후보 지지층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정권교체 표심으로 최대한의 동력을 모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4·7 서울시장 재보선 때를 돌아보면 알 것이다. 안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졌고, 승복했다. 이후 열심히 공동유세했다. 안 후보 지지층도 야권에 표를 몰아줬다. 야권이 높은 득표율을 얻고 승리할 수 있던 요인이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안 후보 지지층은 중도부터 무당층, 양 좌우로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이들의 지지를 최선으로 모으려면 깨끗하게 경선해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 그래야, 외부로부터 공동정부 구성 등을 놓고 야합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안 후보 측도 안다. 

국민의당 관계자(전화통화, 이하 생략) : “서울시장 경선 때도 졌는데 이번에 되겠나.”

국민경선 방식으로 해도 조직력과 판세로 보아 윤석열 후보를 결단코 이길 수 없는 구조임을 안다. 그럼에도 가장 합리적인 명분이 필요하기에 국민 경선을 제시한다는 전언이다. 

 

2. 국민의힘, 단일화보다 다자구도?


문제는 국민의힘이다. 역선택을 우려해 망설이고 있다. 

과거 이준석 대표는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을 우려하는 당 내 주장에 대해  ‘보수의 악성종양’과도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의 말처럼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은 채 당대표와 대선후보를 뽑았다. 이제 와서 역선택이 걱정된다며 단일화에 주저하는 모습은 변명의 여지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차라리 다자구도가 낫다는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 : “역선택할 경우 후보가 바뀔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안철수 후보로 된다면, 국민의힘 표심이 이탈될 수 있다. 2010년 ‘김진표-유시민’ 경기도지사 단일화 때를 상기해야 한다. 소수정당 후보로 단일화 돼서 제1야당 진영에서 반발했다. 그 결과 남경필 한나라당 후보가 됐다.”

한마디로 국민 경선하기에는 자신이 없는 것이다. 

반면에 다자구도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 : “차라리 안 후보가 완주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저쪽(이재명 후보)으로만 안 붙는다면.”

 

3. 野, 단일화 해답은?


소탐대실할 수 있는 우려도 나온다. 

야당 관계자 : “아슬아슬하게 윤석열 후보가 다자대결서 이겨도 민주당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180석 의석은 대통령 탄핵까지 할 수 있는 위력이 있다.”

때문에, 압도적으로 이겨야 한다는 견해다. 

결국, 야권 단일화의 해답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진정성 있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만나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빨리 결심하라”고 한 바 있다. 국민의당 진영 일각서는 “3차 TV토론이 열리는 20일 안으로 답이 없으면 안 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그마저도 늦다. 2~3일 안으로 결론이 나야 한다”는 입장도 전해지고 있다.

 

4. 尹,  ‘일단 만나야’


유리한 협상의 지점을 얻기 위해 피 말리는 기싸움을 방치한다면 감정의 골만 깊어질 수 있다. 누가 더 정권교체에 절실한가. 당위성마저 퇴색되고 만다. 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올 수 있다.

당장은 패를 전부 던져 물러설 곳이 없는 쪽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도록 윤 후보가 명분을 조성해 주는 길이 급선무다. 들고 있는 카드 없이 빈손으로 가면 어떤가. 시간을 끌기보다 정권교체라는 대전제를 깔고, 지도자끼리 터놓고 대화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명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 경선을 받느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느냐, 담판으로 해결 짓느냐는 그 뒤의 문제 아닐까?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윤석열 후보의 결단은 다음주 지지율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는 “안 후보가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지 않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단일화 물꼬가 트인 점은 다행”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숙고해 잘 해결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유세차량 내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등으로 3명의 선거운동원 사상자가 발생해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서도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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