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버린 운수권 LCC가 얻나…회의론도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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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버린 운수권 LCC가 얻나…회의론도 ‘팽팽’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2.16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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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중장거리 운수권 확보 총력…중장거리 노선 사업모델 구상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등 LCC 업계 새 기단 확보 바람
'LCC, 다양한 기종 비용 감당할 수 있나'…업계선 회의론도 '팽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존폐 기로에 몰리면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예고된 운수권 재배분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회의론도 제기된다. ⓒ뉴시스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존폐 기로에 몰리면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예고된 운수권 재배분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회의론도 제기된다. ⓒ뉴시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화물로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존폐 기로에 몰렸다. 이에 제주항공을 비롯한 LCC들은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으로 예고된 운수권 재배분 경쟁에 참여하려는 것. 다만 업계 일각에선 중장거리 국제선 사업이 LCC에겐 수익성이 없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CC 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재분배될 운수권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말 양사 합병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대한항공에 전달했다. 양사 합병으로 인해 일부 노선에서 독과점이 발생하기 때문에 운수권과 슬롯(이착륙 시간)을 국내 LCC에 반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LCC 업계는 양사 합병으로 항공 시장이 재편될 경우, 저비용의 단거리 운항 사업모델보다 고비용의 중장거리 운항으로 바꾸는 것이 이득이라는 분위기다. 이번 경쟁에선 양사 계열사 LCC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제외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3개 업체의 경쟁 구도로 좁혀진 것 역시 메리트로 꼽힌다. 

실제 제주항공은 중거리를 운항할 수 있는 ‘B737-8’ 맥스 여객기를 오는 2027년까지 최대 50대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B737-8 맥스는 인천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중거리 운항이 가능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본·중국 등의 노선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도 이달 안으로 중대형기 A330-300 1호기를 도입하고, 올해 상반기 내 2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우선 국내선 운항에 신규 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나, 향후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키르기스스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등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을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까지 추가 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도 오는 2024년까지 중형기 B787-9를 10대까지 늘리고 장거리 노선을 공략할 계획이다. 올해는 4대까지 기재를 확보하고, 내년엔 7대까지 확장한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유럽 등지로의 운수권이 배분된다면 발빠르게 취항에 임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밝힌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LCC 계열사 통합안. ⓒ대한항공 기자간담회 갈무리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장거리 운항을 준비하다가 당장 재무 건전성과 경영 효율성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것. 

중장거리 노선 운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데다, 현재의 보유 항공기로는 LA와 동유럽 정도까지만 운항 가능하다. 결국 노선 확대를 위해선 새 기단을 대거 확대해야 하는데, 자금력이 부족해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선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전처럼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장거리 운항에 나섰다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항공업계는 내년 3분기 이후에나 국제선 여객 수요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LCC 업계 적자는 △제주항공은 -3125억 원 △진에어 -2032억 원 △티웨이항공 -1557억 원 △에어부산 -2043억 원 규모다.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와 다음달 종료될 가능성이 높은 고용유지지원금도 LCC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8일 기준으로 브렌트유 배럴당 가격이 92.69달러(한화 약 11만 10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1일 가격이었던 68.87달러(8만 2400원)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34.5% 증가한 것.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춘 LCC들이 중장거리 운수권과 슬롯을 배분 받아 운항한다면 소비자들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긍정적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도 "항공기에 따라 부품과 수리 비용이 제각각이다. 기존 LCC들은 단일 항공기로 비용 효율화를 이뤄내 수익성을 냈었기 때문에, 중장거리에 취항한다면 결국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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