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신문 보기] 정재계의 ‘스포츠’ 개입…정당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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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신문 보기] 정재계의 ‘스포츠’ 개입…정당화될까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2.02.17 17: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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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1990년대, 인물·신문의 평가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이번 스물네 번째 ‘옛날신문 보기’는 ‘스포츠 정치’다.ⓒ시사오늘 김유종
이번 스물네 번째 ‘옛날신문 보기’는 ‘스포츠 정치’다.ⓒ시사오늘 김유종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말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중국 편파 판정은 “예정돼 있었다”고. 5선 의원에 지난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그가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이유로 ‘삼성’을 든 것이다.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연맹 지원을 중단한 뒤, ISU(국제빙상연맹)과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주장이었다.

안 의원의 발언은 선수 개인의 역량만큼이나 재정을 충당하는 스폰서, 즉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는 “IOC는 대단히 상업화돼 있기에, 스폰서의 입김이 최근 올림픽의 개별 경기 운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며 “삼성이 빙상 스포츠 지원 중단으로 국제 외교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고,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는 올림픽이다. 그러나 정재계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올림픽 정신과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지원금을 내는 기업과, 자금줄을 끊을 만큼의 권력을 가진 정치의 스포츠 개입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시사오늘>은 과거의 인물, 그리고 과거의 사건에 대한 당대 신문들의 평가를 재조명하며, 보수와 진보 언론 양극단의 평가를 비교해왔다. 여기서 ‘어떤 평가가 옳은가’에 대한 가치 판단은 전면 배제한다. 판단은 ‘사상의 자유’를 만끽하면서도, 동시에 ‘과잉 이념’의 시대에 지쳤을 독자들에게 맡길 예정이다. 이번 스물네 번째 ‘옛날신문 보기’는 ‘스포츠 정치’다.

 

1980년대, 전두환의 3S 정책


한국에서 정치와 경제가 스포츠에 영향력을 가지게 된 건 1980년대다. 전두환 정권은 이른바 ‘3S 정책’을 통한 우민(愚民) 정책을 실시했다. 3S란 △스포츠(Screen·영화) △스포츠(Sport) △섹스(Sex)를 의미했다.

그중에서 스포츠 정책의 경우, 1981년에 1988 올림픽과 1986 아시안게임을 서울에 유치시켰다. 이외에도 프로야구(1982), 프로축구(1983), 프로씨름(1983), 농구대잔치(1983), 한국배구슈퍼리그(1984)를 각각 출범시켰다.

정부가 국내 스포츠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내놓을 순 있었지만, 이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한 자금은 기업에 있었다. 이에 전두환 정권은 대기업에게 각 종목을 맡아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 현대, 대우 등 대기업은 각 종목을 하나씩 맡아 체육관을 확충하고, 선수들을 지원했다.

1984년 8월 24일자 <매일경제>에는 각 기업의 지원 현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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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8월 24일 자 <매일경제>에는 기업별 스포츠 지원 현황이 실렸다.ⓒ네이버뉴스 라이브러리 갈무리

재벌 기업 우수 선수 확보 경쟁 치열

24일 재계에 따르면 재벌급 대기업들은 LA의 영광을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으로 이어가자는 기치 아래 기업마다 이미 육성 중인 선수를 보강하고 있고, 선수 확대에 따른 체육관 등 시설 확충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직원들의 레저까지 겸한 스포츠 레저 시설을 크게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략) 기업별 운동선수 육성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삼성=남녀농구, 남녀탁구, 육상, 레슬링 등 6개 종목에 75명의 선수를 계열사별로 육성. 투입되는 예산만도 연간 13억 2천만 원.

◇현대=양궁, 역도, 테니스, 씨름, 여자배구, 남자농구 등을 육성.

◇대우=축구, 탁구, 테니스, 승마, 빙상 등 선수 육성. 86년 말에 완공되는 용인 연수원에 대규모 스포츠 단지 설립할 예정.

- <매일경제>, 1984.08.24. 12면.

 

1990년대, 대기업 경기단체 주도 제한


박정희 정권 시절 정부 주도로 기업이 성장했듯, 스포츠는 전두환 정권의 요청 하 기업의 지원으로 꽃을 피웠다. 정부에겐 3S 정책으로 시선을 돌리기에 좋았고, 기업은 이윤을 스포츠에 투자해 이미지를 쇄신시킬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뜨거운 열기로, 홍보 효과와 경제성도 함께 얻었다.

이렇듯 정재계에 스포츠란 ‘남는 장사’였다. 체육계도 이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좋은 환경에서 훌륭한 선수들을 육성할 수 있었다. 후원을 받은 선수들이 국제 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 국가적으로도 이득이었다.

처음으로 재벌 기업의 경기단체 보유에 따른 문제점이 지적된 건 1990년대의 일이었다. 1997년 대한체육회는 이사회를 열고 2001년부터 한 재벌 기업이 4개 이상의 경기 단체를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또한 어느 기업이 얼마나 지원하느냐에 따라 각 경기단체의 예산 규모가 차이가 극명해진 시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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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 1일 자 <경향신문>에는 대한체육회의 대기업 경기단체 보유 제한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네이버뉴스 라이브러리 갈무리

대기업 경기단체 주도 제한

현대, 삼성 등 재벌 기업들의 경기단체 보유가 대폭 제한된다.

(중략) 체육회의 이번 결정은 현재 다수의 경기단체를 운영 중인 현대, 삼성 등 양대 재벌그룹을 겨냥한 것으로 이들 그룹들이 맡고 있는 경기단체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 <경향신문>, 1997.11.01. 16면.

경기단체 올 살림 규모 부익부 빈익빈

경기단체 살림살이 규모는 반드시 인기나 성적순이 아니다. 종목의 특성과 회장의 열의에 따라 연간 예산이 큰 폭으로 차이 난다.

대한 체육회 산하 46개 가맹단체의 97년 예산을 분석해보면 축구가 74억 2천 3백만 원으로 단연 톱이다. (중략) 정몽준 회장의 찬조금도 32억 6천 7백만 원으로 해마다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중략) 삼성그룹서 떠맡은 태권도는 33억 6천 2백만 원의 살림규모로 단숨에 3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대부분의 회장이 임기 만료됨에 따라 삼성현대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주요 종목을 떠맡아 전반적으로 살림살이가 풍족해진 편.

- <경향신문>, 1997.03.20. 18면.

 

2000년대, 구조적 문제의 원인은?


기업의 후원금을 바탕으로 이뤄낸 스포츠계의 성과가 명(明)이라면, 암(暗) 또한 존재했다. 2000년대 들어서자 인권 의식이 올라가면서, 폭력·성폭력 문제가 체육계 화두로 떠올랐다. 파벌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와 코치와 선수 사이의 폭력이 대두된 것이다.

특히 2018년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의 미투 이후 정치권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같은 해 체육단체만의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2019년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소속 위원들이 ‘운동선수보호법’을 발의했다.

20년도 넘게 반복돼온 문제에 연맹은 자유로울까. 기업이 경기단체를 지원하면, 연맹의 회장 직부터 홍보 책임자까지 기업 사람들이 맡게 된다. 즉 돈을 내고 후원하는 만큼, 연맹은 기업의 입김을 받게 되는 것이다. 어떤 책임자를 맡게 할지 결정할 수 있으며, 또 그 책임자의 잘못에도 빛나는 성과가 있다면 문제를 묻어둘 힘을 갖고 있었다.

논란이 됐던 빙상연맹 부회장 전명규 교수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지속적으로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 전 코치는 ‘한국체대가 더 잘 나가야 한다’는 이유로 전 교수에게 실적 압박 및 폭력 종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 교수가 권력을 갖고 파벌을 부추기며 불공정을 묵인하고, 폭력에 따른 부조리함을 종용하는 동안, 과연 후원하는 기업이 몰랐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결국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에 빙상연맹의 관리단체 지정을 권고했다. 이에 빙상연맹 회장이 사임하면서 삼성도 1997년부터 21년간 해온 지원을 끝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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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2022-02-17 20:44:03
기호 1,2,3,4에서 답안나온다.
기호6에서 답안지 찾았다.
박정희 대통령 당시대선시 기호6번이 답이었던것처럼
허경영 대통령 대선후보 기호6번이 답안지다.
박정희 비밀보좌관이었던 허경영만이 이나라 구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Vr3frO--Z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