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 가른 주류업계 실적…롯데칠성 웃고, 하이트진로 울고
스크롤 이동 상태바
‘전략’이 가른 주류업계 실적…롯데칠성 웃고, 하이트진로 울고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2.22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칠성음료, 가정시장 성장에 실적 개선…하이트진로, 유흥시장 위축에 직격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대구 이마트 만촌점 주류 매대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류업계 양강 관계인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실적이 엇갈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변화한 유흥·가정 시장 환경에 맞춤형 전략을 펼친 롯데칠성음료가 좋은 성적표를 거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칠성음료는 약 5년 여 만에 주류사업에서 흑자를 냈다. 2021년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 매출은 67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3% 늘었고, 영업이익은 245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을 이뤘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매출은 2조2029억 원으로 전년보다 2.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2.3% 감소한 174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08억 원으로 18.2% 줄었다.

양사의 희비가 엇갈린 건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에로 유흥 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경우 유흥 시장 위축에 따른 타격이 더욱 컸다. 실제로 하이트진로 측은 “해외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인한 소비침체로 매출과 손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가정용 시장을 집중 공략해 실적 개선을 이뤘다. 2021년 롯데칠성음료의 채널별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가정 시장이 16.5% 확대됐고, 음식점과 주점 등 유흥 채널은 9.7% 위축됐다. 맥주와 와인의 성장도 눈에 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 감소했지만 맥주와 와인이 각각 14.5%, 34.4% 성장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특히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의 매출이 303억 원 증가했으며, 맥주 OEM 매출도 300억 원 늘었다. 

올해에도 주류업계는 유흥 시장보다 가정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시 중인 데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예년 수준의 유흥 시장 회복은 사실상 어려운 환경이어서다.

롯데칠성음료는 MZ세대를 겨냥한 이색 맥주 등 신제품과 주문자 상표 부착(OEM), 수제맥주 클러스터, 음료와 주류의 하이브리드 사업에 나선다. 실제 이 일환으로 클라우드와 칠성사이다를 결합한 ‘클라우드 칠성사이다 맥주’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수제 맥주 성장세에 발맞춰  OEM 사업에서도 수제 맥주 업체를 기존 2개사에서 5개사로 늘리고, 매출도 기존 300억 원에서 최소 500억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 하이트진로는 올해 와인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2021년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45% 늘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에만 120여 개 와인을 새로 출시했으며, 현재 11개 국가에서 600여 개 와인을 수입 중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홈술(집에서 먹는 술)족 증가와 와인 대중화로 와인 매출이 늘었다”며 “와인 포트폴리오 확대에 본격 나선 2015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성장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더불어 유흥시장의 회복 정도에 따라서도 올해 주류업계 실적 흐름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조미진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에 관해 “코로나19 상황과 정책 시행에 따른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하나 올해는 단계적 일상 회복이 진행되면서 주류 수요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소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외부 환경이 개선될 시 빠르게 실적이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안타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에 관해 “방역 완화 시기에 음료 채널 영업력 우위와 유흥 시장의 억눌린 수요 회복 등으로 가동률 상승 지속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