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공개에도 치솟는 물가…‘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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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공개에도 치솟는 물가…‘실효성 의문’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3.02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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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식 가격 공표에도 가격 인상 계속
외식업계, 브랜드 선정·비교 기간에 의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3월 1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일대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밀착 가격 감시에도 외식·식품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치솟고 있다. 특히 매주 외식 프랜차이즈 가격 추이를 공개하기로 했음에도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물가 관리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농림식품축산부는 지난달 23일부터 매주 햄버거, 치킨, 피자 등 12개 외식 품목의 프랜차이즈별 주요 메뉴 가격을 조사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주요 외식품목 가격 동향을 조사·공개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가격 공개 대상 품목은 죽, 김밥, 햄버거, 치킨(4대 관리품목), 떡볶이, 피자, 커피, 자장면, 삼겹살, 돼지갈비, 갈비탕, 설렁탕(민생 밀접품목 8개) 등이다. 

조사 대상은 총 62개 브랜드로, 조사 품목 중 공정위에 등록된 최신 정보공개서 기준 매장 수 100개 이상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정했다. 프랜차이즈가 많지 않은 일부 품목은 매장 수가 100개 미만인 브랜드도 포함시켰다. 대표메뉴는 홈페이지 상 ‘추천’, ‘베스트’, ‘인기’ 메뉴 표시를 기준으로 했으며, 없는 경우는 기본 메뉴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기간은 주간 단위로, 브랜드별 주요 대표메뉴 가격과 등락률(전월, 전주비)을 조사했다.

정부가 이처럼 먹거리 가격정책 관리·감시를 강화한 데는 최근 외식 분야를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식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공개 제도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선정 기준에 형평성이 있는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가격 비교 기준인 주간, 월간 단위가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이번 메뉴 가격이 공개되기 이전 일찌감치 가격을 올린 업체들은 인상률이 0%로 잡혔고, 해당 기간 가격 인상에 나선 업체들은 인상률이 표기돼 마치 가격 인상을 주도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일례로 2월 3주차 기준 커피 품목 가격 조사를 보면, 아메리카노 기준 할리스와 투썸플레이스는 전월비 가격이 8.2% 올랐다고 표기돼 있다.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발표한 스타벅스는 지난 1월 13일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이 기존 대비 9.7% 가량 올랐지만 전월과 비교했을 때는 3.3% 오른 것으로 공시됐다. 

정부의 물가 감시 강화 시그널에도 업계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가격 인상을 계속하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공시 브랜드 대상임에도 오는 15일부터 피자 단품 등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피자 단품의 가격은 일괄 2000원 오를 예정이다.

비단 외식업계뿐 아니라 각종 먹거리 가격도 치솟으면서 소비자 부담은 여전하다. 농심은 이달부터 과자 출고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다. 가격 인상 대상 제품은 새우깡과 양파깡 등 22개 제품이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도 지난 1일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평균 8%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주류도 가격이 오른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 출고가격을 7.9% 인상했고, 롯데칠성음료도 오는 5일부터 ‘처음처럼’ 소주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맥주 가격도 줄인상이 예상된다. 오비맥주는 오는 8일부터 ‘한맥’, ‘카스’ 등 국산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동향 공개가 소비자의 알 권리에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가격 정보는 검색만 해봐도 나오는 단편적인 수치”라며 “오히려 대선을 앞두고 가격 인상 막차를 타려는 업체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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