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반도체, 수율 이슈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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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반도체, 수율 이슈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이중고’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3.02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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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우크라이나에 네온 수입 의존…낸드 생산에 100% 필요
삼성·SK 장비社 ASML, 공급처 모색…"IT 부품 수요 둔화" 우려까지
D램가·낸드가 상승 호재 묻히나…증권가 "3개월치 재고…장기화 안돼"
업계 덮친 첨단 공정 수율 문제 '2중고'…1위 TSMC도 3나노 '끙끙'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반도체 양강(兩强)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시사오늘 그래픽 김유종
국내 반도체 양강(兩强)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생산용 특수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낸드플래시 공장 사고로 인한 국내 기업의 수혜 가능성도 수그러들고 있다. ⓒ시사오늘 그래픽 김유종

국내 반도체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특수 가스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이에 따라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공장 사고로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낙관도 수그러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와 TSMC 등 반도체 업계에 수율 문제가 제기되면서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삼성·SK, 반도체 공정용 네온 가스 수입 차질…증권가 "3개월 남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네온·아르곤·제논 등 특수가스의 약 5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네온과 크립톤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네온 가스 공급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국가다. 한국수출입은행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의 네온 수입상대국 2위로, 2021년 수출액 132만8000달러(한화 약 16억356만 원)를 기록했다. 

네온 가스는 반도체 DUV(Deep Ultraviolet) 노광 기술에 사용된다. 메모리 반도체 중 D램은 약 90%, 낸드플래시는 거의 100%가 DUV 노광 기술로 제조되는 상황이다. 네온가스 부족이 반도체 생산 차질로 직결되는 셈이다. 

실제 ‘로이터통신’과 ‘CGTN’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인한 네온 공급 차질을 우려해 대체 공급처 모색에 나섰다. ASML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TSMC,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유안타증권 이재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는 생산차질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극단적인 가정을 할 경우 비메모리·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IT 전방산업의 생산 계획이 낮아져 반도체 외 IT 부품 수요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기존에 수입해 둔 원재료 재고를 통해 버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증권가에선 재고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3개월까지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태가 3개월 이상 장기화대면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BNK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업계는 현재 1분기(3개월)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상상인증김장열 애널리스트도 “네온가스 등 반도체 주요 원재료는 통상 1분기치 확보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키옥시아-WD發 낸드 수혜도 잠깐?…수율 문제 '이중고'까지


ⓒ시사오늘 김유종
설상가상으로 반도체 업계는 최근 첨단 공정에서 수율 하락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본의 아니게 업황 반등 신호가 나타났다. D램 고정가가 1개월 만에 상승하고 있으며, 낸드플래시 경쟁사인 일본과 미국 기업 공장 사고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수혜 가능성도 멀어지고 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 현물가격은 지난주 기준으로 3.95달러까지 올라 1개월 만에 5.3% 반등했다. 현물가격은 일반적으로 고정거래가격에 선행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올해 상반기 D램 고정가격이 5%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일본 키옥시아가 미국 WD와 공동 운영하는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이 원재료 오염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낸드가 역시 10%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양사가 공동 설립한 일본 요카이치·키타카미 공장 2곳에서 6.5엑사바이트(EB) 이상의 물량 차질이 발생한 것. 6.5EB는 전 세계 1분기 공급량의 8~13% 수준의 규모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전 세계 낸드플래시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 SK하이닉스의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낸드플래시 점유율 1위 삼성전자 역시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1위, SK하이닉스는 4위 기업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자회사로 출범한 솔리다임의 점유율을 합할 경우 2위에 달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졌고, 이에 앞서 반도체 업계는 첨단 공정에서 수율 하락 문제로 곤란을 겪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S22에 자사 반도체(AP)인 엑시노스2200 대신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를 주력으로 탑재했다. 4나노 파운드리 수율 문제로 공급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TSMC라고 사정이 다른 것은 아니다. 대만 현지 언론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TSMC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했던 3나노 공정 반도체 초기 공정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3나노 공정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술 로드맵을 여러 차례 수정했다"며 "(업계에 수율 문제가 계속되면) 고객사들이 5㎚ 공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전담하고 있는 DS부문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경영진단을 실시한다. 이번 경영진단에는 최첨단 공정 수율 확보에 들어간 투자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여부도 함께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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