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폰 증가에…삼성전자-통신사 갑을관계 변화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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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폰 증가에…삼성전자-통신사 갑을관계 변화 ‘꿈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3.14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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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균 휴대폰 요금은 그대론데…알뜰폰 사용자, 더 비싼폰 쓴다
통신료 아껴 비싼폰 쓰는 2030…알뜰폰+자급제 조합 인기 증가
자급제 확산에 기뻐하는 삼성전자…영업이익 개선·유통채널 확대
삼성-SKT·KT·LG 갑을관계 변할까…삼성 영향력에 이통사 '한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알뜰폰 요금제로 통신요금을 아껴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사는 ‘자급제족’이 늘어나면서,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제조사간 권력구도에 변화가 시작됐다. ⓒ컨슈머인사이트
알뜰폰 요금제로 통신요금을 아껴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사는 ‘자급제족’이 늘어나면서,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제조사간 권력구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컨슈머인사이트

알뜰폰 요금제로 통신요금을 아껴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사는 ‘자급제족’이 늘어나면서,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제조사 간 '파워게임'에 변화가 시작됐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알뜰폰+자급제’ 조합이 확산되자 이통사들은 긴장하는 반면,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은 내심 미소를 짓는 모양새다.

 

알뜰폰 고객, 8만 원 비싼폰 쓴다…'70만 원 아껴 갤럭시S 사자'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동통신 소비자의 월평균 휴대폰 요금에는 큰 변동이 없으나 단말기 구입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알뜰폰 가입자들이 통신3사 가입자 대비 평균 8만 원 이상 비싼 고급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으로 아낀 비용을 단말기에 투자하는 흐름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동통신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6개월 내 휴대폰을 구입한 알뜰폰 가입자들의 실구입가격은 83만 원으로, 이통3사 평균(75만 원)보다 높았다. 알뜰폰 가입자들의 실구매가가 이통사보다 높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19년 평균(30만 원) 대비 무려 53만 원(2.8배) 오른 수치다. 

이는 ‘알뜰폰+자급제’ 조합 고객이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자급제는 먼저 별도로 폰을 구입하고 통신사를 선택해 이용하는 구매 방식이다. 자급제의 경우 통신사로부터 공시지원금을 받지 못해 기기값을 전액 지불해야 하지만, 약정에서 자유롭고 통신료가 반값 이하라는 장점이 있다. 단기적인 지출은 크지만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알뜰폰 통신요금이 이통3사보다 월 평균 3만 원 이상 저렴하니, 평균 약정 기간인 2년 동안 70만 원 이상 절약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웃는 이유…이통3사 영향력 벗어나 유통 채널 확대 가능성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22 울트라 자급제폰 3종.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이통사간 권력 구도도 재편되고 있다. 자급제폰이 확산될수록 이통사에게만 의존해왔던 단말기 유통채널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22 울트라 자급제폰 3종. ⓒ삼성전자

이 같은 변화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삼성전자는 미소를 짓는 모양새다.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마진이 높아 영업이익률을 개선할 수 있는 데다, 이통사에게만 의존했던 단말기 유통채널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급제폰은 불법 보조금을 막겠다는 취지로 2014년 도입된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에서 제외된다. 삼성전자가 직접 공식 홈페이지와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자유롭게 할인 판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갤럭시S·갤럭시Z 시리즈 신제품을 전 세계에 출시할 때마다 홈페이지를 통해 자급제 전용 색상 모델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디지털프라자에선 갤럭시S·갤럭시Z 시리즈를 자사 노트북·무선이어폰과 묶어 판매하면서 정가 대비 30만 원 이상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Z 플립3는 전체 판매량 중 자급제 비중이 약 20%였으며, 자급제 판매 중 온라인 판매 비중은 약 58%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이통사간 권력 구도도 재편되는 양상이다.

기존 통신 시장은 신형 스마트폰이 출시됐을 때 이를 유통하는 이통사가 갑, 제조사가 을에 가까웠다. 삼성전자가 이통사의 반대로 국내 시장에 CMC 모델을 출시하지 못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단말기와 요금제를 묶어 판매하는 이통사의 영향력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통신 시장의 주도권이 제조사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자급제와 알뜰폰 시장이 동반 성장하면서 가계 통신비와 이동통신 시장에 끼치는 단말기 제조사의 입김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면서 "시장 질서와 소비자 효용을 위해 그들이 담당해야 할 책임과 역할도 그만큼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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