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민주당, 0.7% 패배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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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민주당, 0.7% 패배의 덫?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2.03.16 19: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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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패배 만큼 쇄신할 것” …‘눈길’
‘이재명계와 친문 간 쟁탈전만 보이네’
지방선거 앞두고 주도권 잡기에 ‘골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결과에 따른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분석이 인상에 남았다. 그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적었다. 

“최종 선거 결과는 0.7%p 격차로 이재명 후보가 패배했다. 민주당의 분위기는 고작 0.7%p밖에 안 진 것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이제 민주당은 0.7%만큼만 혁신하게 될 것이다.”

 

野된 민주당, 쇄신보단 쟁탈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들이 대선 패배 결과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들이 대선 패배 결과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연합뉴스

야당이 된 민주당을 보면 무늬만 혁신인 모양새다. 비대위원회 절반을 2030으로 채우는 선에서 지지층 수혈에만 급급해 보이는 모습도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신주류(이재명파 중심)와 구주류(친문) 간 헤게모니 쟁탈전은 점입가경이다.

대선 패배 후 친문계 윤호중 원내대표 중심의 공동비상대책위가 꾸려졌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사퇴 요구가 들려올 만큼 파열음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16일 대선을 평가하던 중 소속의원 다수가 윤호중 비대위 체제 출범은 적절치 않다며 사실상 사퇴 결단 촉구에 중론을 모았다. 

앞서는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이나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두관 의원 등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보복 정치를 한 것 등이 문제라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대선 패배 친문 탓 ‘가열’


민주당 진영의 한 인사도 15일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친문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친문이 대선 패배의 원흉”이라고 단언했다. “그 주류가 물러나지 않고 전면에 나서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비대위원 중 조응천 의원 빼고 모두 물러나야 할 인사들”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위해서는 “지역에서 대선을 이끈 당협위원장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득표율이 적게 나온 곳 중심으로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고 톤을 높였다. 기동민 서울시당위원장도 조준했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2030여성들이 대거 당원으로 들어왔다는 홍보로 면피하려 한다”며 혀를 찼다. 안민석·박주민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친문이 나가면 누가 뽑겠느냐”며 패배는 기정사실이라고 했다. 

 

커지는 이재명 역할론 


친문 탓이 커질수록 ‘이재명 역할론’에 대한 요구는 커지는 분위기다. 김두관 의원처럼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전면에 나서서 지방선거를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 등이 대표적이다. 벌써부터 당대표, 서울시장 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이재명 세력’이 전면에 나선다면 지방선거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한 소식통은 이날 통화에서 “경기도만 해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출마할 경우, 이재명계 조직이 뒷받침해 줄 수 있다”며 경기도 내 이재명 후보의 입지를 활용한다면 승산은 떼 놓은 당상이라고 했다. 

이재명파 중심의 신주류가 기세등등한 것만은 분명한 듯 보인다. 그래서인지 지난 9일 방송3사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선대위 주요 인사들의 표정이 이해될 만도 하다. 결과가 아슬아슬하게 지는 것으로 나왔음에도 화색이 만연했다. 참패했다면 기사회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초접전 끝에 졌기에 세력이 유지되고 할 말도 할 수 있다. 차후를 도모할 수 있다는 셈법이 섰기에 그 같은 표정이 나왔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자중지란에 분당 우려도 


0.7%만큼 쇄신할 거라는 지적에는 이런 것까지 포함될 수 있다. 잿밥에 더 마음을 쓰다 보면, 쇄신하기 어렵다. 0.7%가 오히려 덫이 되지 않을까? 자중지란에 빠져 분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식통은 같은 날 “민주당이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당은 머지않아 정비될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정부가 인사청문회에서 실수할 때가 곧 민주당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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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3-17 10:06:37
내로남불을 경계하고, 덕지덕지 묻은 레디컬페미를 털어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