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신문 보기] 화성산업 경영권 분쟁, ‘과거’는 누구의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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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신문 보기] 화성산업 경영권 분쟁, ‘과거’는 누구의 편인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3.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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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이인중·홍중 형제경영 '…2022년 주총에서 깨지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화성산업에서 삼촌인 이홍종 대표(왼쪽)와 조카인 이종원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오는 31일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 결과가 화성산업 경영권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 시사오늘
화성산업에서 삼촌인 이홍중 대표(왼쪽)와 조카인 이종원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오는 31일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 결과가 화성산업 경영권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 시사오늘

예년 같았다면 여론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을 연매출 4000억 원 규모의 대구 지역 중견건설사 화성산업의 주주총회에 최근 호사가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는 31일 정기 주총을 앞두고 조카와 삼촌 간 경영권 다툼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골육상쟁의 주인공은 이인중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종원 대표, 이 명예회장의 동생인 이홍중 대표다. 당초 화성산업의 경영권은 이인중 명예회장에서 이종원 대표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홍중 대표가 자회사 화성개발이 보유한 화성산업 주식을 자신이 사실상 지배하는 동진건설로 넘겨 이종원 대표 측과 비슷한 규모의 우호지분(약 20%)을 확보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이번 주총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건 이종원 대표와 이홍중 대표가 각각 제출한 신규이사 선임 안건 중 어느 의안이 선택되느냐에 따라 누가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 주도권를 잡을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양측은 이사회 의장과 주총 의장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회장직 자리를 놓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또한 서로 횡령 의혹을 제기하며 맞고소를 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주총 표 대결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에 오르고자 난타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양측의 우호지분이 비슷한 상황이어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화성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사가들이 이번 주총을 주목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한때 우애 좋게 서로서로 도와가며 회사를 이끌던 두 형제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이벤트여서다. 화성산업의 경영권 분쟁은 표면적으로는 숙부와 조카의 갈등이지만, 본질은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홍중 대표 간 형제 싸움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형인 이인중 명예회장의 몫이었던 유통부문이 매각된지 오래인 만큼, 동생인 이홍중 대표가 자신이 경영을 맡아 오늘날 화성산업의 전부가 된 건설부문을 조카에게 넘기는 것에 불만을 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인중 명예회장은 "동생이 회사를 단독으로 지배하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이홍중 대표는 이를 적극 부인하며 "형이 내게 퇴임을 권유해 자기방어를 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시사오늘>은 과거의 인물, 그리고 과거의 사건에 대한 당대 신문 기사들을 재조명해 현재를 들여다보고 미래를 살펴보는 '옛날신문 보기'를 연재하고 있다. 이번 옛날신문 보기에서는 이인중·이홍중 형제의 현재를 좌우한 과거 두 형제의 일화와 화성산업 관련 보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떤 평가가 옳은가'에 대한 가치 판단은 전면 배제한다. 판단은 '사상의 자유'를 만끽하면서도, 동시에 '과잉 이념'의 시대에 지쳤을 독자들에게 맡긴다. 두 형제와 화성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소액주주들이 소중한 표를 행사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한다.

 

형제경영의 시작, 그리고…"동생이 납치당했어요!"


(왼쪽부터) 화성산업의 창업주 故 이윤석 명예회장, 그의 두 아들인 이인중 명예회장, 이홍중 대표. 화성산업 형제경영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다 ⓒ 화성산업
(왼쪽부터) 화성산업의 창업주 故 이윤석 명예회장, 그의 두 아들인 이인중 명예회장, 이홍중 대표. 화성산업 형제경영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다 ⓒ 화성산업

이인중 명예회장, 이홍중 대표의 상부상조 형제경영이 시작된 건 1980년대였다. 부친인 故 이윤석 화성산업 명예회장은 1958년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건설사 화성산업을 창업했고, 1972년에는 대구 동아백화점을 개장하며 유통업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이후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기 전까지 화성산업은 전국 건설업계와 유통업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급성장을 지속했다. 성장의 중심에는 이윤석 명예회장의 두 아들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홍중 대표가 있었다. 이인중 명예회장은 1983년 사장으로 선임돼 유통사업을 주도했다. 이홍중 대표는 부사장을 거쳐 1992년 건설부문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 본격 건설사업을 이끌었다. 아버지가 그린 밑그림에 두 형제가 각자 개성을 살리며 색을 칠했다.

내 고장 상공인 대구편

대표적인 대구 상공인은 화성산업·동아백화점의 이윤석 회장을 들 수 있다. 이 회장은 토목건축 회사인 화성산업으로 기업을 시작했고, 대구 동성로에 동아백화점을 설립하며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장은 전국 각지에 백화점을 설립해 큰 성공을 거뒀다. 1988년에는 서울 쁘렐땅백화점을 설립해 서울의 유통업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세 확장에 따라 전국 유통업계 4위로 랭크됐다. 또 화성사업은 대구지하철공사의 2개 공구를 수주하는 등 각종 토목사업에 참여, 대구 지역에서는 토목분야 1위, 주택분야 3위의 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이 회사의 사장인 이인중씨는 이 회장의 장남으로 화성산업의 총괄책임을 맡고 있고, 그 동생인 이홍중 부사장은 건설 분야를 맡아 유통과 건설 2개의 독립채산사업본부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인중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국은행에 근무하다가 이 회사에 들어와 경영수업을 받고 1983년부터 사장직을 맡았다.

-1993년 5월 7일 〈매일경제〉

화성산업, 건설·유통 책임경영제 전환

올해는 '화성 2000년 발전계획'의 원년, 지난해 말 통합관리체제에서 건설·유통부문 책임경영체제로 전환된 이후 첫 해를 맞았다.

이홍중 화성산업 건설부문 사장은 "2000년까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초우량 건설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매년 25% 이상의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초첨을 맞춘 경영전략은 사업다각화와 기술개발, 경영혁신이다. 이 사장은 "사업다각화 방안으로는 공업화주택, 플랜트, 철구사업, 엔지니어링사업 등 신규사업 진출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이 주력하는 경영혁신 방안은 해외사업 확대다. 그는 "오는 3월 중국지사를 설립해 해외사업을 가시화할 것이며, 특히 베트남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994년 2월 7일 〈매일경제〉

이홍중 대표 납치 사건에 대해 다룬 〈동아일보〉 기사. 해당 사건은 이인중·홍중 형제 간 우애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그들의 우애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이홍중 대표 납치 사건에 대해 다룬 〈동아일보〉 기사. 해당 사건은 이인중·홍중 형제 간 우애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그들의 우애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부친인 이윤석 명예회장은 평소 두 아들에게 "화합하며 경영해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듯 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명을 '和成'이라 지었다고도 한다.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인중·홍중 형제는 우애 좋게 회사를 이끌었다. 그들의 우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도 있었다. 바로 1995년 이홍중 대표 납치 사건이다.

건설사 사장 납치 10억 요구

김씨 등은 27일 오전 7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지산동 녹원맨션 앞 테니스장 입구에서 테니스를 치고 나오던 화성산업 대표이사 이홍중씨를 납치해 미리 대기해둔 봉고차에 태운 후 이씨의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남편을 데리고 있으니 10억 원을 내놓으라"고 협박전화를 했다.

이들은 범행장소에서 5km쯤 떨어진 수성구 황금2동의 한 중국음식점 앞에서 이씨의 손발을 묶고 눈을 가린 후 주범인 김씨의 뉴그랜저 승용차 트렁크에 옮겨 싣고 10시간 여 동안 대구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이씨의 집으로 5차례에 걸쳐 전화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5년 1월 28일 〈경향신문〉

지존파 연상…"죽었구나 생각"

몸값을 노린 납치범 일당에게 감금됐다 10시간 반 만에 풀려난 화성산업 이홍중 사장은 27일 밤 자신이 풀려난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듯 겁에 질린 채 떨고 있었다. 이 사장은 대구 수성구 지산동 자기 집 안방에서 충격으로 몸져 누운 채 악몽의 시간들을 설명했다.

이씨는 이날도 평소처럼 아파트 내 테니스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50여 미터 가량 걸어갔을 무렵 20대 남자 3명이 이씨를 둘러싼 뒤 다짜고짜 옆구리와 복부를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 범인들은 이씨를 봉고차 안으로 밀어넣고 "소리치면 죽이겠다"며 위협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동네깡패 쯤으로 여기고 돈 몇푼 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항하지 않고 구조를 청하는 고함도 지르지 않았다. 그러나 곧 예삿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지존파 연쇄살인사건이 머리를 스쳐갔다. 범인들이 차 안에서 양손과 발을 묶고 눈을 가린 뒤 담요로 뒤집어 씌웠기 때문이었다.

-1995년 1월 28일 〈동아일보〉

이홍중 대표를 납치한 일당은 몸값을 받고자 이 대표의 가족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사건 10시간 만에 붙잡혔고, 이 대표는 천신만고 끝에 무사히 풀려났다. 납치 사건도 화제였지만 사건 이후에는 인중·홍중 형제의 깊은 우애가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됐다고 한다. 당시 두 형제 간 우애는 오늘날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화성산업, 27년 전 그날

사건 이후 지역사회에서는 이인중·홍중 형제 간 우애가 화제가 됐다. 충격과 공포 속에서도 가족들은 경찰 신고를 결정했고, 그 중심에는 이인중 명예회장이 있었다. 아무리 부잣집이라 해도 5만 원권이 없던 시절 현금 5억 원을 단 몇 시간 안에 확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족들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경찰에 신고한 것은 결정적으로 옳은 판단이었다.

유상하고도 무정한 게 세월이라 했던가. 차량 트렁크에 갇혀 10시간 동안 생사의 공포를 넘나들던 동생, 동생을 구하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던 형…. 27년이 지난 지금 두 형제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화성산업 경영권을 놓고 주주총회에서 물러설 수 없는 표 대결을 벌이는 것은 물론이고 형사고소·고발 사태까지 빚어졌다. 그 모습을 지역 경제계는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2022년 3월 14일 〈매일신문〉

 

모진 역경을 극복한 형제들…IMF 외환위기


화성산업 워크아웃에 대해 다룬 〈한겨레〉 기사. 당시 금융감독원은 부영, 대림수산, 무림, 삼보컴퓨터 등과 더불어 화성산업을 재무개선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화성산업 워크아웃에 대해 다룬 〈한겨레〉 기사. 당시 금융감독원은 부영, 대림수산, 무림, 삼보컴퓨터 등과 더불어 화성산업을 재무개선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화성산업의 형제경영은 어려울 때 더욱 빛났다. 인중·홍중 형제의 첫 번째 역경은 IMF 외환위기였다. 화성산업은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회사였다. 국가적 재난을 앞둔 상황에도 지역사회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화성산업은 1997년 적대적 M&A 시도로 궁지에 몰린 대구종합금융을 지키고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대구종금은 지역상공인들이 공동설립한 업체였다. 하지만 대구종금은 곧 폐업했고, 그 후폭풍으로 화성산업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위기의 회사를 살린 건 형제의 희생정신이었다.

화성산업 대구기반 연25% 고성장

화성산업(대표 이인중)이 대구를 수성하는 건 지역경제의 뿌리를 찾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화성산업은 지역민의 신뢰를 기초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뻗어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설계하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해도 충분히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지역과 지역민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손실도 감수한다.

이러한 화성산업의 의지는 1월 말 태일정밀과 벌인 대구종합금융 경영권 방어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화성산업은 외부 자본에 의한 지역기업 잠식을 우려,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대구종금 주식을 사들이는 고집스러움을 보였다.

이인중 사장은 "지역을 기만하지 않고 성실하게 장사해온 덕에 매년 25.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건실도, 자산가치 등에서도 서울의 대기업 못지 않다"고 말했다.

-1997년 2월 11일 〈매일경제〉

화성산업 워크아웃

쁘렝땅백화점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화성산업(대표 이인중)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 업체로 선정됐다. 주채권은행인 대구은행은 17일 오후 화성산업에 대해 기업구조조정 협약이 적용되는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하고, 이를 각 채권금융기관에 통보했다.

-1998년 11월 19일 〈매일경제〉

화성산업 등 TK(대구 경북) 지역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매일경제〉 기사. 당시 화성산업의 기반 지역인 대구 일대에선 악성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화성산업 건설부문은 상당한 부진에 빠졌다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화성산업 등 TK(대구 경북) 지역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매일경제〉 기사. 당시 화성산업의 기반 지역인 대구 일대에선 악성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화성산업 건설부문은 상당한 부진에 빠졌다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화성산업은 워크아웃을 빠른 시일 내 졸업하고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인중·홍중 형제는 제 밥그릇 챙기기가 아닌 서로 힘을 모아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주력했다. 이인중 명예회장은 쁘렝땅백화점·동아축산 등을, 이홍중 대표는 동진건설 등을 각각 매각하겠다고 한 것이다. 다만, 당시 유통부문은 비교적 좋은 흐름을 보인 반면, 건설부문의 경우 장기간 쌓인 미분양 아파트 물량으로 인한 중도급 납부 저조, 금융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점이 고려됐다. 이인중 명예회장은 간부회의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아파트 분양조건 파괴-서비스 강화, 업체 차별화로 승부

대구 지역 주택업체들이 아파트 미분양에 따른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과 서비스를 내세워 수요자 공략에 나섰다.

화성산업은 올 상반기부터 기존 획일적 아파트 분양에서 벗어나 주문아파트, 테마주택, 동호인주택 등 수요자들의 직업, 연령, 기호 등을 반영한 아파트와 빌라를 보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아파트 단지 내 청정급수시스템 설치, 가변형벽체 시공, 확장형 발코니 설치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1996년 2월 21일 〈동아일보〉

대구 미분양 아파트 판촉나서

대구 지역 주택건설업체가 중도금 할인, 리조트 회원권 지급 등 각종 혜택을 주며 미분양 아파트 판촉활동에 나섰다.

화성산업은 미분양 아파트 338가구에 대해 특별분양을 실시할 예정이다. 분양금 선납요율을 15%로 적용하고, 샤시를 무료로 시공해 주는 한편 아파트 계약금도 기존 20%에서 10%로 낮추는 등 여러 가지 혜택을 줄계획이다.

-1999년 3월 11일 〈매일경제〉

백화점 올해도 수익 감소

대형 백화점들의 수익성이 지난해에 이어 오해도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한 데다, 할인점의 득세로 유통업체 간 가격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성산업은 지난해 신규설립한 할인점 델타클럽 매출 호조 등으로 실적 호전이 기대돼 현 주가가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997년 1월 15일 〈매일경제〉

이 같은 두 형제들의 희생정신에 힘입어 화성산업은 2000년 8월 워크아웃 조기졸업 기업으로 공식 선정됐다. 당초 업계 예상보다 2년 가량 이른 시점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워크아웃에 들어간 1998년 당시 매출 7024억 원, 순손실 1184억 원을 기록했던 화성산업은 2003년 매출 8216억 원, 순이익 187억 원을 올리며 워크아웃 전 실적을 회복했다. 이 과정에서 화성산업의 상징이자 유통부문 간판이었던 쁘렝땅백화점(2000년 영업중단, 2006년 매각)이 문을 닫았고, 전체 실적의 70% 가량을 도맡았던 유통부문의 매출 비중은 구조조정 영향으로 2003년 기준 52% 수준까지 위축됐다.

 

금융위기에도 강했던 형제경영…그리고 유통부문 매각


이인중 명예회장(왼쪽)과 이홍중 대표의 형제경영과 희생정신은 2000년대 중후반 금융위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 화성산업
이인중 명예회장(왼쪽)과 이홍중 대표의 형제경영과 희생정신은 2000년대 중후반 금융위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 화성산업

화성산업의 역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인중·홍중 형제 앞엔 금융위기라는 거대한 또 다른 난관이 있었다. IMF 외환위기 아래 진행한 구조조정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통부문에서 건설부문 위주로 새로 짰는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 것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했고, 건설사들은 자금을 회수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성산업도 마찬가지였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사업장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고,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 미분양주택관리비 등이 급격히 늘었다. 텃밭인 대구 일대에 공급한 대단지, 토목현장 등에서 하자문제가 대거 발생해 하자보수비가 20배 가까이 늘기도 했다. 화성산업은 2010년 영업손실 222억6663만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위기의 화성산업을 살린 건 다시 한번 형제의 희생정신이었다. 이인중 명예회장이 유통부문을 전격 매각(포괄절 영업양도), 이를 통해 얻은 돈을 건설부문에 투입한 것이다.

화성산업, 미분양 재고자산↑…영업이익↓

화성산업은 주택경기 침체와 함께 미분양이 늘면서 재고자산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 완성· 미완성주택 재고자산은 2006년말 127억 원에서 올 6월 말 현재 1048억 원으로 8배 늘었고 이익 규모도 급감했다. 결국 화성산업은 알짜배기 자산과 유가증권 매각이란 극약처방을 선택했다.

화성산업의 9월말 현재 미분양 가구 수는 1101가구로, 전체 5256가구 중 20.9%나 된다. 대부분의 사업장은 80%대의 높은 분양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1400억 원 규모 자체사업장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며 자금 사정을 악화시켰다. 2010년 9월 완공 예정인 경산사동은 전체 505가구 중 28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내달 입주 예정인 웅상신도시도 530가구 중 19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1020억 원의 PF 우발채무(신용공여)가 남아있는 두 곳의 사업장은 대주단과 협의를 거쳐 사업착수를 늦추거나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2008년 10월 24일 〈머니투데이〉

대구 토종 동아백화점 팔렸다.

대구 지역의 대표적 유통업체 중 하나인 동아백화점이 이랜드그룹에 팔려 지역 경제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화성산업은 계열사인 동아백화점을 2680억 원에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었다.

1972년 문을 연 동아백화점은 38년간 대구백화점과 함께 지역을 대표해온 향토기업·모기업인 화성산업 측은 "백화점 매각 자금으로 신재생에너지 등의 산업에 진출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주력 업종인 건설 분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아백화점은 대구에 4곳, 경북 구미에 1곳 등 5곳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2곳, 물류센터와 스포츠센터를 이랜드 측에 모두 넘긴다. 이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2009년 매출은 4367억 원(백화점 3873억 원, 대형마트 494억 원) 등으로 화성산업 전체 매출의 40∼5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3월 9일 〈동아일보〉

'대월동화'(大月東火)

대구에 사는 한 50대 남편이 달력을 보다 빨간 색연필로 또박또박 쓴 '대월동화'(大月東火)란 사자성어를 보게 됐다. "큰 달과 동쪽의 불이라", 아무리 해석을 하려 해도 그 뜻을 알 수 없자 남편이 부인에게 물었다. 부인이 남편에게 알려준 해석이 '걸작'이었다. "대백(대구백화점)은 월요일 놀고, 동백(동아백화점)은 화요일 논다는 뜻인데…. 지금껏 그것도 몰랐어요?"

'동화'(東火)로 일컬어지던 동아백화점이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에 매각됐다. 팔렸다는 뉴스는 한 줄에 불과하지만 그에 따른 파장은 만만치 않다. 대구경북 사람 가운데 동아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동백'은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동백은 물건을 사는 백화점을 넘어 대구경북을 상징하는 브랜드의 하나였다.

동아백화점 매각은 지역 유통기업의 퇴장이란 단순한 사건을 넘어 대구경북 경제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본보기이기도 하다. 동아백화점 사주인 이인중 화성산업 회장은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유통과 건설이 다 부실해지는 상황에서 유통 분야인 동아백화점을 팔 수밖에 없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이다.

-2010년 3월 10일 〈매일신문〉

이인중 명예회장은 당시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유통부문 매각에 대한 아쉬움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동생인 이홍중 대표가 이끄는 건설부문에 대한 격려와 응원도 빼놓지 않았다.

"재무건전성 크게 개선…30대 건설사 진입 박차"

"'선택과 집중' 필요성에 따라 불가피하게 동아백화점을 매각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건설부문에 더욱 집중해 2~3년내 국내 30대 건설사로 도약하겠습니다."

이인중 화성산업 회장은 38년 동안 대구 토종백화점의 명맥을 이어온 동아백화점을 매각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건설 주력 방침을 확고히 했다. 이 회장은 동아백화점 매각으로 우선 화성산업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각대금 2680억 원 중 상당 부분이 화성산업의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화성산업의 부채비율은 100%선으로 낮아지고, 현금 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220% 수준으로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되면 화성산업의 재무건전성이 국내 10대 건설사보다도 더 양호한 수준으로 올라가 관급공사의 수주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0년 4월 26일 〈서울경제〉

이후 화성산업은 유통부문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을 부실 사업장 해소에 활용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2012년 화성산업은 영업이익 88억5396만 원을 올리며 흑자전환했다. 2010년 114.23%를 기록했던 부채비율도 2012년 80.78%로 감소했다.

 

'운명의 장난'인가…경영권 분쟁 불씨가 된 유통부문 매각


화성산업 유통부문의 전국 공략 교두보였던 쁘렝땅(Printemps)백화점. 서울 지역 5대 백화점에 들어갔을 정도로 위상도 높았다 ⓒ 화성산업
화성산업 유통부문의 전국 공략 교두보였던 쁘렝땅(Printemps)백화점. 서울 지역 5대 백화점에 들어갔을 정도로 위상도 높았으나, 앞서 거론했듯 IMF 외환위기 속 워크아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리됐다. 그리고 과거 화성산업의 유통부문 매각은 현재 경영권 분쟁의 핵심 쟁점이 됐다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22년, 유통부문 매각은 형제 간, 그리고 조카와 삼촌 간 경영권 분쟁에서 주요 쟁점으로 언급되고 있다. 현재 이홍중 대표 측은 "이인중 명예회장 측은 건설부문 비전문가인 데다, 유통부문 헐값 매각으로 회사에 큰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인중 명예회장·이종원 대표 부자는 "당시는 미분양이 속출해 회사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또한 내부사정 외에도 금융위기 등 영향으로 국내 자산가치 하락과 대출금리 폭등 등 매각에 매우 불리한 환경이었지만 유통부문을 2680억 원에 팔아 매각차익 723억 원을 실현했다"고 반박한다.

10년 전 유통부문 매각이 그야말로 이번 갈등의 불씨가 된 모양새다. 이홍중 대표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홍중 대표는 화성산업에 입사한 이래 건설부문 경영을 맡아 화성산업이 종합 건설디벨로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건설 전문 경영인"이라며 "이는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종원 대표가 경영을 담당한 유통부문이 헐값 매각되고, 역시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종원 대표가 설립·운영한 동아축산, 동아상호신용금고, 동아기획 등이 부실·청산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동안 이룩해낸 성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이사회는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종원 대표의 우호 세력이 이사회 과반을 넘어 독단적인 운영에 따른 파행을 겪고 있다. 화성산업이 100년 명문 건설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확고한 건설 리더십 확보와 이사회 역량 제고를 통한 이사회 내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며 "회사 전체의 거버넌스 개선과 더불어 불협화음을 보이는 가족들 역시 다시 화합하고 포용해 '和成: 함께 이루어 나간다'라는 화성산업의 가치를 되찾겠다"고 내세웠다.

이종원 대표 측은 "유통부문은 매각 전까지 화성산업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주도했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기여했다. 유통부문의 희생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의 화성산업이 있었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본다. 유통부문을 헐값에 매각해 회사에 손실을 가져왔고, 이홍중 대표가 건설부문을 맡아 건실한 회사로 키웠다는 건 객관적 사실과 전혀 다른 허위"라며 "이번 정기 주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홍중 대표가 자신의 장기 집권을 도모하고자 계열사 보유 상호주를 전격 매각해 의결권 지분을 확대하고, 이사회에 맞서 셀프 주주제안을 강행하며 이사회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홍중 대표의 형이자 이종원 대표의 아버지인 이인중 명예회장은 아들을 거들고 있다. 이인중 명예회장은 "이홍중 대표는 '화합해 경영하라'는 창업주의 유지와 나와의 신뢰를 깨뜨리면서 오로지 회사를 단독으로 지배하고 싶은 욕심에 자신이 지배하는 관계사로 주식을 이동시켰다. 이홍중 대표가 올해 주총을 목표로 경영권 분쟁을 오랜 기간 준비해 왔음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경영권 침탈 목적의 범죄 행위다. 나는 이런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공격에 타협하거나 굴복하고 싶지 않다"며 "회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힘을 합해 이 불의에 맞서 위기를 극복하고, 회사를 새롭게 도약시켜 미래를 향해 성장시키겠다"고 내세웠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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