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명 조기등판론’의 허상
스크롤 이동 상태바
[기자수첩] ‘이재명 조기등판론’의 허상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3.21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두관·이수진 등 '이재명 조기등판론' 제기…대장동 의혹 해소부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대선 패배 직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현재 비대위원장을 맡은 윤호중을 향한 비토론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이재명 전 대선 후보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6·1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민주당 내 확실한 지도자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공개적으로 윤호중 비대위에 잇따라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명 조기등판론'은 현실이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이번 지방선거를 돌파해야 수도권에서 선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에는 이재명 비대위원장 추대와 더불어민주당 쇄신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수진 의원 역시 SNS를 통해 "이재명 비대위가 당의 화합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전 후보 복귀가 후보 자신과 당을 위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그는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민주당에 남은 유일한 자산이다. 풀어야 할 의혹도 남아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민주당은 유력 대선 주자를 모두 잃었지만 이 전 후보는 대선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크게 보이며 민주당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대선 패배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2연패 낙인이 찍힐 위험이 크다. 이 전 후보는 민주당에 남은 최대 자산인 만큼 그의 역할은 조심스럽게 논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기동민 의원은 15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이 전 후보는 대선 후보로 당선되고 나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줬다"며 "당에서는 가장 크게 보호해야 할 자산 1호 목록이다. 소진되면 안 된다"며 이재명 조기 등판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이 전 후보 앞에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남아있다. 대선 토론 와중 끊임없이 제기된 대장동 사건도 수사에 착수한지 반년이 지났지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 '역대급 비호감'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데는 이 전 후보 책임도 컸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측 모두 특검 시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 절차와 수사 범위 합의점은 찾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이 전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수행비서 채용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이제야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전 후보는 관련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 결백함을 입증한 뒤 국민들 앞에 나서야 마땅하다. 

이 전 후보는 현재 자신의 조기 등판론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방선거까지는 70일도 남지 않았다. 지방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당 내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이 전 후보를 호출한다는 건 단편적 접근이다. 그를 둘러싼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전 후보를 내세운다면, 나아가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당은 더 큰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민주당은 비대위 내부 구성 문제로 갈등을 심화시키기보다 눈 앞에 닥친 선거 승리를 위한 단합이 먼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