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당선…‘친청 체제’ 수립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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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당선…‘친청 체제’ 수립 [현장에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4.08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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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야당과 관계 설정 문제…“협상과 타협” 조해진 vs “국민에 호소” 권성동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4월 8일 치러진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윤핵관’으로 불리는 4선 권성동 의원이 3선 조해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연합뉴스
4월 8일 치러진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윤핵관’으로 불리는 4선 권성동 의원이 3선 조해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연합뉴스

예견된 결과였다. 4월 8일 치러진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윤핵관’으로 불리는 4선 권성동 의원이 3선 조해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권 의원은 소속 의원 110명 중 102명이 참여한 이번 경선에서 81표를 획득, 21표에 그친 조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대선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모두가 들뜬 듯한 모습이었다. 서로 안부를 묻고 악수를 나누는 의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사회를 맡은 전주혜 원내부대표가 자신을 소개하자,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후보로 나선 조해진 의원과 권성동 의원 역시 거친 공세보다는 덕담과 충고를 건네며 모두발언과 토론을 진행했다.

 

조해진 “협상과 타협으로 여소야대 극복해야”


그러나 따뜻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두 사람의 생각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우선 조해진 의원은 ‘윤석열을 위한’ 원내대표와 ‘협상과 타협’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자신을 “윤핵관이 되고 싶었는데 꿈을 못 이룬 미생 윤핵관”이라고 소개해 웃음을 이끌어낸 뒤 “제가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건 당선인을 가까이에서, 국정 중심에서 살피고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조 의원은 “당선인이 당면할 국정의 가장 큰 장애물은 국회”라며 “압도적 여소야대 구조를 극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저를 형이라고 부르고 제가 형이라고 부르는, 또 말을 놓고 지내는 친구가 32명이다. 정의당까지 포함하면 선후배로, 친구로 지내는 사람이 52명”이라며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도 개인적 신뢰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조 의원은 “여소야대 구조에서는 현실적으로 야당과 협상하고 타협해서 절충안을 만들어내는 게 실질적 방법”이라며 “국민들이 여당과 야당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여야가 충돌할 때 야당이 장외로 나서서 직접 호소하는 건 국민들이 이해하지만, 여당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협상과 절충을 통해 어떻게든 야당을 끌고 가서 일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동료 의원들에게 인사하는 권성동 의원(좌)과 조해진 의원(우). ⓒ연합뉴스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동료 의원들에게 인사하는 권성동 의원(좌)과 조해진 의원(우). ⓒ연합뉴스

 

 

권성동 “기댈 곳은 국민 뿐…여론전서 승리해야”


반면 권성동 의원은 “윤핵관에서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실제로 권 의원은 “역대 정부가 실패한 원인은 청와대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고 당이 청와대의 출장소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면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겠다는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실현하고 당이 국정 운영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기자들을 향해 “앞으로 저를 윤핵관이라고 부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 문제에 대해서도 조 의원과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앞서 거대 야당과의 ‘협치’를 내세웠던 조 의원과 달리 권 의원은 ‘대국민 여론전에서의 승리’를 약속했다. 권 의원은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모든 원내 전략은 대국민 여론전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민주당을 압박할 수 있는 부분은 강력하게 압박하고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려운 부분은 철저히 국민에게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과의 토론에서도 권 의원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결국 저희가 기댈 데는 국민밖에 없다.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되면 협상력이 제고되고 국민 설득에 실패하면 협상력은 제로가 되는 것”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정책 현안에 대해 국민을 설득할 것인가에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한다. 협상을 우선하되 합리적 주장에 대해서도 거대야당이 수용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결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선된 권성동 “지선·총선 승리로 국민께 희망 드리자”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토론을 마무리한 후 진행된 원내대표 경선에는 소속 의원 110명 중 102명이 참여했다. 여기서 권 의원은 81표를 획득, 21표를 얻은 조 의원을 60표 차로 제치고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당선 인사에서 권 의원은 “여러모로 부족한 제게 1년간 원내사령탑이란 중책을 맡겨주신 선배와 동료 의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 세상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시험은 혼자 공부 열심히 하면 되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다. 의원님 한 분 한 분이 원내대표라는 생각으로 앞장서 주시고 참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함께 할 때에만 지방선거를 승리하고 2년 후 총선을 승리해서 국민에 큰 희망을 드릴 수 있다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능력이 출중하고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다. 그런 의원들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뒷받침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마지막까지 멋지게 경쟁해주신 조해진 의원께도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지혜와 혜안을 나눠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원내대표 선거가 끝나자마자 윤석열 당선인이 바로 축하 전화를 주셨다”며 “짧게 ‘축하합니다. 앞으로 잘해봅시다’라는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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