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뛰어들더니’…새벽배송 효율 고민 빠진 유통업계
스크롤 이동 상태바
‘너도 나도 뛰어들더니’…새벽배송 효율 고민 빠진 유통업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4.12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 새벽배송 중단하고 바로배송 집중
G마켓·티몬, IPO 겨냥 배송경쟁력 강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G마켓·옥션이 운영하는 스마일배송이 ‘새벽배송’ 및 ‘휴일배송’ 서비스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 ⓒG마켓

너도나도 뛰어든 새벽배송 시장에 미묘한 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롯데는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철수하기로 했고, 후발 주자들은 효율을 따진 디테일한 전략 설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 통합온라인몰 롯데온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2년 만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온은 지난 1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롯데마트몰은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과대 포장과 탄소 발생을 줄이고, 더 신선한 상품을 안전하게 배송해드리기 위해 4월 17일을 마지막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오후 10시까지 새벽배송 주문과 반품을 접수하며, 이날 접수분은 18일 새벽까지 배송할 예정이다. 새벽배송 때 사용했던 보랭백은 반납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고, 보랭백 보증금을 결제한 경우엔 전액 환불해준다. 앞서 롯데마트몰은 2020년 5월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과 부산에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롯데는 향후 새벽배송 대신 당일, 신선 배송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주문 후 2시간 내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새벽배송에서 손을 뗀 배경에는 과열된 시장 환경이 꼽힌다. 배송 경쟁이 격화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새벽배송을 특별한 서비스로 인식하지 않게 됐다. 최근에도 새벽배송에 새롭게 진출하는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가 지난해 인수한 G마켓과 옥션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최근 시범 운영해온 새벽배송 서비스를 서울 전 지역으로 확장해 정식 오픈하기로 한 것. 새벽배송에 더해 주말에도 제품을 받을 수 있는 ‘휴일배송’까지 새롭게 선보인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통해 G마켓과 옥션의 멤버십 회원은 저녁 8시 이전까지 새벽배송 스티커가 붙어있는 상품 주문 시 다음날 새벽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휴일배송 서비스는 일반 회원도 이용할 수 있다. 휴일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되는 서비스로, 일요일이나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날의 하루 전 밤 12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휴일에 관계없이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업계는 G마켓과 옥션의 새벽배송 서비스가 단순 시장 진출을 넘어 SSG닷컴과의 시너지, 나아가 IPO(기업공개)를 내다본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커머스 경쟁에 필수로 꼽히는 물류 경쟁력을 더욱 강화, 성장성을 입증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어서다. 식품으로 대표되는 SSG닷컴과 비식품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G마켓·옥션의 성장을 통해 배송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특히 SSG닷컴의 기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 장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티몬은 전문업체와 협력해 새벽배송 효율성을 높인다. 티몬은 최근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전문 물류기업 ‘팀프레시’와 새벽배송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사는 팀프레시의 콜드체인 운영 역량과 티몬의 커머스 노하우를 결합해 새벽배송 전용관을 여는 등 협력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티몬 역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티몬의 새벽배송 서비스는 제품을 당일 오후 4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7시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준다. 새벽배송 가능 지역은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일부 지역 제외)이다. 팀프레시의 입점사 상품인 산수 생수, 다노샵 다이어트 도시락, 하비스트픽 냉동과일주스 등을 시작으로 200여개의 냉장·냉동 식자재 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향후 기존의 티몬 파트너사들과도 협의해 새벽배송이 가능한 상품군을 확대해갈 방침이다.

물론 업계는 새벽배송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섣부른 사업 확장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현재 쿠팡, 마켓컬리, 오아이스 등 새벽배송 선두주자들이 포진해있는 상태며, 네이버와 유통대기업, 홈쇼핑업계까지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시장이 막 커지기 시작했을 당시에도 새벽배송 필수 품목이 제한적이어서 새벽배송을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일부 있었다”며 “배송 경쟁은 비용으로도 직결되는 만큼 효율성을 따진 사업 확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