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무용론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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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무용론 [주간필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4.23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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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갈무리해 타협하기는커녕 갈등 만들고 부추겨…국회의원 존재 가치는 뭔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갈등을 갈무리하기는커녕 오히려 만들고 부추기는 국회의원의 존재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하나. ⓒ시사오늘 김유종
갈등을 갈무리하기는커녕 오히려 만들고 부추기는 국회의원의 존재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하나. ⓒ시사오늘 김유종

정치란 무엇인가. 전쟁의 문명화된 형태다. 인간은 저마다 이익을 추구한다. 자연히 갈등과 다툼이 생긴다. 그러나 원시적 전쟁은 희생이 컸다. 평화도 없었다. 그래서 인간은 ‘갈등 조정자’를 세웠다. 그들로 하여금 합의점을 찾게 했다. 정치인의 탄생이다.

이렇게 보면 국회는 말로 하는 전쟁터다. 공인된 싸움터다. 국회의원들에게 싸우지 말라는 건 무리한 요구다. 국회의원의 임무는 위임권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 싸우지 말라는 건 일 하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원칙이 있다. 절대 국회를 벗어나선 안 된다. 국민은 서로 반목하기 싫어 대표자를 국회로 보냈다. 그런데 대표자가 국회를 벗어나면 어떻게 될까. 갈등이 국민에게로 퍼져나간다. 다시 국민 개개인이 ‘투사’가 돼야 한다. 직접 싸움터에 나서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모습이 그렇다. 국회 안에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여당도 야당도 국민에게 호소하기 바쁘다. 국회의원의 SOS에 지지자들도 나선다. 여당 지지자는 야당을 헐뜯는다. 야당 지지자는 여당을 비난한다. 심지어 국민들끼리 서로를 ‘개 돼지’라며 힐난한다.

누군가는 자유를 원한다. 누군가는 평등을 원한다. 누군가는 ‘검수완박’을 원한다. 누군가는 현상유지를 원한다. 생각이 다 다르다. 그럼에도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일. 그게 국회의원의 임무다.

이런 의미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자격 미달이다. 갈등을 부추기는 국회의원. ‘나를 지켜달라’는 국회의원. 상대를 공격하라고 ‘타깃’ 찍어주는 국회의원. 갈등 조정자가 아니라 마치 ‘돌격대장’ 같다.

사회적 갈등을 갈무리한다. 그걸 국회로 가져가 대화하고 타협한다. 그렇게 합의점을 찾는다. 이게 바로 국회의원의 역할이다. 우리 국회의원들은 어떤가. 오히려 국회가 갈등을 부추긴다. 국민을 편 가른다. 서로를 비난하게 만든다.

구성원끼리 반목하면 사회가 병든다. 그래서 국회를 세웠다. 그런데 자꾸 국민에게 도와달란다. 직접 나서달란다. 함께 싸우잔다. 날 대신해 싸우라. 갈등이 생기면 조정하라. 그 단순한 역할 하나 못한다면 존재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하나. 갈등 조정 능력이 없는 국회의원. 국민을 싸움 붙이는 국회의원. 이런 국회의원은 대체 왜 필요한가.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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