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이어 짜장…하림 ‘간편식 뚝심’ 이번엔 通할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라면 이어 짜장…하림 ‘간편식 뚝심’ 이번엔 通할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4.26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격 경쟁력 문제 여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사진 2] 더미식 유니자장면(2개들이 한 팩 종이 포장)
더미식 유니자장면(2개들이 한 팩 종이 포장) ⓒ하림

하림이 ‘장인라면’에 이어 ‘유니자장면’을 선보이면서 가정간편식(HMR)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라면에 이어 자장면 신제품 역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면서, 업계에서는 시장 안착이 불투명하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최근 HMR 브랜드 더미식을 통해 유니자장면을 출시했다. 유니(肉泥)는 고기를 잘게 다졌다는 뜻이다. 국내산 돼지고기, 양파, 감자를 잘게 갈아 넣고 볶았으며, 여러가지가 가미된 검정 춘장이 아닌 황갈색 전통 춘장만 그대로 직화로 볶았다. 여기에 굴소스, 치킨스톡, 돈골육수 등으로 감칠맛을 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면은 직접 우린 닭육수와 야채육수를 밀가루와 섞어 반죽, 숙성해 튀겨낸 ‘요자이멘(중화풍 튀김면)’이다.

더미식은 평범한 HMR이 아닌 고급요리로서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출시된 장인라면의 메인 캐치프레이즈는 ‘감히, 라면 주제에’로,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발탁해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윤석춘 하림 사장은 “장인정신으로 제대로 만들어서 라면을 요리로 격상하고, 상품화된 제품을 가정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브랜드 목적”이라며 “시중 라면과 비교 평가되길 거부하고 되도록 ‘요리’로 평가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정체성을 설정한 만큼, 제품 가격도 경쟁사보다 고가다. 면발과 육수에 투자를 늘리면서 제조 원가가 높다고 하림은 부연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는 장인라면 가격은 1봉지에 2200원이다. 오뚜기 진라면은 1봉지에 770원, 같은 건면 제품인 농심 신라면건면은 1봉지당 1000원대다. 경쟁사보다 2~3배 비싼 가격에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의 호응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초에는 장인라면 출시를 이끌었던 윤석춘 대표가 돌연 사퇴하면서 시장 부진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하림은  6개월여 만에 더미식 신제품 유니자장면을 내놓은 것이다. 유니자장면 역시 장인라면과 같은 프리미엄 전략을 취했다. 현재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유니자장면 2개들이 제품가는 7980원, 1봉지에 3990원 꼴이다. 반면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의 짜장라면 제품은 대형마트 기준 1000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하림이 육계회사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야심차게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한 만큼 쉽게 가격 전략에 변화를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림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육수, 각종 국탕류, 만두를 비롯해 나아가 스프, 죽까지 간편식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처럼 보편적인 HMR 카테고리는 이미 시장 선점이 끝난 상태로, 후발주자로서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지난해 3월 진출한 즉석밥 시장도 반응이 좋지 않은 실정으로 알려졌다. 당시 하림은 '하림 순밥'(순수한 밥)을 내놨으나, 이 제품 역시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으로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림은 산도조절제, 보존제 등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개당 가격을 2100원으로 책정했다. 당시 편의점 기준 CJ제일제당 ‘햇반(210G)’ 가격은 1950원이었고, 최근에서야 2100원(7.6%)으로 인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HMR이 고급 요리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면 그만큼 확실한 차별화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가정간편식 시장 경쟁이 심해진 데다 최근 일상회복이 본격화되며 HMR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환경도 쉽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