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직원 처우 갈수록 후퇴…급여 줄고, 업무강도 높고 ‘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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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직원 처우 갈수록 후퇴…급여 줄고, 업무강도 높고 ‘골병’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5.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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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 5700만 원 그쳐…2년 새 600만 원 줄어
직원 수도 4003명서 3636명으로 10% 가까이 감축…일손 부족 문제 심화
회사는 고정비용 절감으로 순이익 배당 실시…올해도 노사갈등 위기 부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임직원 처우가 지속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임직원 처우가 지속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대표이사 스테판 드블레즈)의 임직원 처우가 지속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지속 하락하더니 5700만 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희망퇴직에 따른 인력 축소로 일손 부족 문제까지 심화되는 양상이다. 회사가 직원들에 돈은 덜 주면서 업무 강도만 늘린 셈이어서, 노사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지출한 급여 총액은 2068억 원으로, 2020년 대비 12.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구조조정 작업 격인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하면서, 임직원 수를 줄인 영향이 반영됐다. 해당 기간 르노코리아 임직원 수는 4003명에서 3636명으로 367명 감소했다.

직원 1인당 평균급여액도 뒷걸음쳤다. 르노코리아의 평균 급여액은 2020년 적자전환 때부터 6000만 원 밑인 5900만 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엔 5700만 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2000억 원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던 2019년에는 평균 급여가 6300만 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2년 새 600만 원이나 낮아진 것이다. 직원들의 불만이나 이탈을 야기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임금이 감소한 건 르노코리아가 경력직 위주로 희망퇴직을 지속 실시함으로써, 근속 연수를 낮추는 등 급여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엔 르노코리아 급여액 기준 상위층에 속하는 임원들도 임금 20%를 자진 반납하는 등 긴축 경영에 일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르노코리아는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 일시 반영(노조 집계 기준 650명, 920억 원 규모)으로 예년 300억 원 수준이던 퇴직급여 총액이 1106억 원으로 치솟긴 했으나, 여타 비용 절감을 통해 162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구조조정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도 당분간 지속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실효성이 있는 전략을 펼친 셈이다. 글로벌 본사도 웃었다. 르노코리아는 영업적자와 희망퇴직 등 뒤숭숭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순이익 중 70%에 해당하는 113억 원을 르노 본사에 올해 배당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연간 경영실적표. 주목할 점은 지난해 영업적자에 희망퇴직을 지속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162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중 70%에 해당하는 113억 원을 르노 본사에 배당, 긴축경영 성과 의미가 반감됐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연간 경영실적표. 주목할 점은 지난해 영업적자에 희망퇴직을 지속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162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중 70%에 해당하는 113억 원을 르노 본사에 배당, 긴축경영 성과 의미가 반감됐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하지만 지속된 구조조정·긴축 경영으로 인한 진통이 도사리고 있음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르노코리아가 구조조정 후폭풍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인력 감축에 따른 노동 강도 증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르노코리아 노동조합은 전문 기술 인력의 공백 발생으로 일부 부서원들의 경우에는 주 52시간 초과근무를 서야하는 상황까지 내몰렸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더욱이 노조는 르노코리아가 지난 10년 넘게 줄인 직원 수만 2100명 이상인 점을 지적하며, 르노가 고정비 절감 효과를 누리는 동안 현장은 골병이 들었다고 날을 세웠다. 

노조 측은 지난달 27일 발간한 소식지를 통해 "부산 공장은 설립 30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투자가 없어 설비 노후화 문제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차종별 설비 케파 문제로 인해 3교대 운영 검토와 휴게·중식 시간까지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점은 단체협약 사안 위반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계약직 생산 인원 충원을 통해 노조가 지적하는 문제들을 대응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조는 정규직이 떠난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워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고, 부산공장을 비정규직 공장으로 만들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3일 임단협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노후화 설비와 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시간당 생산량(UPH) 60대가 당면 과제로 부상한 만큼,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한 인력 협의를 위한 목소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코리아자동차(Renault Korea Motors, RKM)로 사명을 변경한다. ⓒ 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3월 르노코리아자동차(Renault Korea Motors, RKM)로 사명을 변경했다. ⓒ 르노코리아자동차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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