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KT, “팔아도 적자” 마진 최악이라는 물류에 도전장…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카카오·KT, “팔아도 적자” 마진 최악이라는 물류에 도전장…왜?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5.10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 AI 물류 플랫폼 'Kakao i LaaS' 출시…KT도 '브로캐리' 출범
물류, 코로나19 이후 수익성 '뚝'…"운송 운임 비싸고 고정 비용 높다"
카카오·KT, '우리는 다르다' 말하는 이유…물류계 에어비앤비 꿈꾼다
삼성SDS 첼로스퀘어와 중개 부분에서 비슷…플랫폼 전쟁 시작되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카카오와 KT 등 IT 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 물류업에 도전하고 있다. 물류계의 ‘에어비앤비’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은 KT 자회사 '롤랩'의 물류 플랫폼. ⓒKT
카카오와 KT 등 IT 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 물류업에 도전하고 있다. 물류계의 ‘에어비앤비’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KT

카카오와 KT 등 IT 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 물류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시장에선 물류업 특유의 높은 고정비 탓에 영업이익이 낮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업들은 AI 플랫폼을 통해 화주(발송자)와 차주(운송자)를 중개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점을 강조,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요컨대 물류계의 ‘에어비앤비’가 되겠다는 셈이다. 그럼에도 사업 영역이 일부 겹치는 삼성SDS·IBM 등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급물류비 등 고정비용 높은 물류 사업…해상·항공 운임 강세로 힘들어


1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KT(롤랩)는 각각 물류 플랫폼 ‘Kakao i LaaS’(카카오 아이라스)와 ‘브로캐리’를 출범시켰다. 2년 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이커머스 성장과 물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물류 사업에 IT 서비스를 접목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물류 사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마진이 낮다는 점이다. 실제로 삼성SDS의 경우 전체 매출의 65%를 물류가 차지하고 있지만, 유독 낮은 수익성으로 전사가 고전 중이다. 삼성SDS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9년 9.2%를 기록한 이후 지속 감소세다.

이에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낮은 수익성은 높은 운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해상·항공의 운송 운임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아무리 매출을 늘려도 큰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IBM 등 해외 기업들도 겪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운송 운임도 비싸지만, 물류 사업이 지급물류비가 크고 고정 비용이 높아 영업이익이 낮다”고 거들었다. 

 

카카오·KT 자신감 원천은?…"우린 중개수수료만 받는 플랫폼 운영사"


카카오와 KT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직접 선박이나 차량, 창고(물류센터)를 보유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플랫폼만 운영하는 방식이라, 고정 자산이나 영업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회사 CI
카카오와 KT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직접 선박이나 차량, 창고(물류센터)를 보유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플랫폼만 운영하는 방식이라, 고정 자산이나 영업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회사 CI

그럼에도 카카오와 KT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직접 선박이나 차량, 창고(물류센터)를 보유하는 것이 아닌 단순 플랫폼만 운영하는 방식이라, 고정 자산이나 영업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KT 관계자는 “자사는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 AI를 활용해 빠르고 쉽게 화주랑 차주를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온라인 구매가 많아지면서 배송 물량은 많아지는데, 화물차 개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디지털 전환(DT)이 필요한 분야여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도 “자사 물류 서비스는 풀필먼트(물류 전문업체가 물건을 위탁받아 배송·보관·포장·재고관리·환불까지 전담하는 일괄 대행 서비스)가 아니라, 파트너사와 윈윈 생태계를 만드는 DT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양사의 매출은 회원사, 즉 화주와 차주를 매칭 시켜 받는 중개 수수료와 플랫폼 사용료가 대부분이다. 수수료는 운반 형태와 물량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당분간은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업계 리딩(선도)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저렴한 비용으로 현재 많은 기업들의 협업 요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가 물류 플랫폼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은 코로나19로 물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업계 내 디지털 전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2021~2030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는 국내 물류업 매출 규모가 2019년 92조 원에서 오는 2025년 116조 원, 2030년 14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 vs KT, 플랫폼 차이점은?…삼성SDS '첼로 스퀘어'와 일부 겹쳐


카카오의 IT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가장 먼저 물류 시장 진출에 불을 지폈다. AI를 기반으로 화주와 회원사(물류센터)를 연결하고 △판매 △주문 △창고 관리 등을 돕는 물류 생태계 플랫폼 ‘Kakao i LaaS’를 발표한 것.

해당 플랫폼은 카카오의 IT 노하우와 모바일 연결성, 고도화된 AI와 검색과 데이터 분석 역량이 특징이다. 화주와 회원사가 서로를 쉽게 찾아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십 개의 쇼핑몰 주문을 한 번에 수집해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으로 간편한 창고 관리를 돕는 식이다.

이를 통해 화주는 최적의 물류센터를 사용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회원사는 기존에 비워둘 수밖에 없었던 빈 물류센터 공간(유휴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의 뒤를 이어 KT 디지털 물류 전문 자회사 ‘롤랩’도 AI 플랫폼 기반의 화물 중개·운송 서비스 ‘브로캐리’(Brokarry)를 출시했다. 브로캐리는 화물을 발송하는 화주와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를 연결해 책임지고 운송해 주는 중개 서비스로, 신속한 화물 운송부터 정산·지급까지 최단기간 내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KT그룹 금융 계열사인 BC카드, 스마트로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 최초로 운송 완료 시 익일 운임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 이로 인해 고질적인 운임 지급 지연이나 미지급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KT 측의 주장이다. 

다만 양사의 사업 영역은 삼성SDS가 운영하고 있는 ‘첼로 스퀘어’(Cello Square)와 일부 겹칠 수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첼로 스퀘어는 글로벌 물류 운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이다. 개별 고객사의 적은 물량도 삼성SDS의 모든 고객사 배송 물량과 합해 수수료를 낮출 수 있고, 아마존과의 API 연계로 배송 주문이 자동 생성된다. 셀러가 직접 재고 정보를 확인하거나 입고요청을 할 필요가 없는 데다, 복잡한 해외 배송 처리도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삼성SDS는 이 같은 첼로 스퀘어4.0 플랫폼을 필두로 디지털 물류 서비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고객과 서비스 범위를 업종별 서비스별 지역별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달 해당 플랫폼을 중국 시장에 개시하고, 향후 유럽·동남아 시장까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