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만 혁신? 규제에 발목잡힌 금융권… 금융당국 수장 교체에 ‘공정경쟁’ 기대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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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만 혁신? 규제에 발목잡힌 금융권… 금융당국 수장 교체에 ‘공정경쟁’ 기대감 커져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05.13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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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의 표명 後 하마평 오른 후보군 ‘주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고수현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당국 수장들이 물러나면서 후임 인사로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임으로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으며 금감원장 후보군에는 검찰 출신 정연수 변호사, 박순철 변호사를 비롯해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부회장, 박현철 디에스금융홀딩스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금융당국 양대 수장이 교체되면서 금융권에서는 빅테크사와의 공정경쟁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금융사는 빅테크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 은행은 비금융권 진출이 제한돼 있고, 카드사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제도로 인해 당국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아오고 있다.

이에 업권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인물이 후임으로 내정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해묵은 갈등…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


은행이 타 업권 진출을 하려면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을 받은 경우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어렵지만 계속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재지정 심사도 받아야하기 때문에 2019년 이후 현재까지 특례를 받아 타업권에 진출한 은행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뿐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2019년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으며 신한은행은 지난해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를 시범적으로 선보인 뒤 올해 1월부터 공식 출시해 현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분투자를 통한 우회적 진출은 가능하지만, 비금융사 지분을 최대 15%까지만 취득할 수 있어 인수를 통한 공격적인 신사업 진출은 불가능하다. 

카드업계에서는 지난해 노조를 중심으로 빅테크사와 경쟁이 불공정하다며 당국에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빅테크사의 간편결제 수수료는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으니 신용카드 수수료 재산정 제도를 없애달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금융권은 빅테크의 금융사업 확대와 신사업 진출을 두고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주장을 펼쳤다. 공정경쟁을 위해서는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한다는 '동일기능 동일규제'도 강조됐다.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그동안 금융권 CEO들과 만나 동일기능 동일규제 하에 빅테크와 금융사의 공정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말해왔지만 새정부 출범과 함께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정경쟁 여건 마련 과제는 차기 금융당국 수장들에게로 넘어가게 됐다.

 

금융위원장 유력 '김주현'… 업계 대변자


금융위원장 하마평에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 신성환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 

김 회장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역임한 바 있다. 신 교수는 금융연구원장 을 거쳐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가운데 유력 후보로 꼽히는 건 김 회장이다. 김 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공정경쟁 여건 조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업계 대변자로 통한다.

앞서 김 회장은 여신금융협회가 지난 9일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국민의힘)을 초청해 마련한 카드사 CEO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여신금융업계의 고충과 현황을 윤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윤 위원장은 빅테크사와 여신금융업계가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빅테크사에 비해 금융사가 불리한 여건을 지니고 있다며 현행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경쟁사인 빅테크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다양한 경영활동을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 '금융회사'라는 이유로 못하고 있는 시스템은 여러 각도에서 재검토돼야 할 것"이라면서 "공정경쟁을 하면서 생산적인 확대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위해 관계 당국과 필요한 조치들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빅테크사 규제가 아니라 여신금융업권에도 빅테크사 수준의 자율성을 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규제 강화에 따른 축소 균형이 아니라 규제 완화를 바탕으로한 확대 균형을 바란다는 의미다.

김 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이같은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융업권에서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업권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분이고 인품이 훌륭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아무래도 업권 사정과 고충을 잘 아시고 공정경쟁 여건 조성에 관심이 많으셨기 때문에 금융권 안에서도 규제 완화 등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있다"고 귀띔했다.

 

금감원장 하마평엔 검찰 출신 인사 포진


정은보 금감원장도 사의를 표하면서 후임 인사를 두고 여러 인물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금감원장 후임 인사로 거론되는 이들 가운데는 정연수 김앤장 변호사, 박순철 '박순철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등 검사 출신이 포함돼 있다. 

정 변호사는 서울 태생, 사법연수원 16기 출신으로 검사 생활을 오래해왔다. 주요 경력을 보면 전주지검 남원지청장, 서울고검 검사, 금융정보분석원 심사분석실장, 서울남부지검 경제·금융전담 부장검사, 대전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를 거쳐 2011~2013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금융투자업 검사·자본시장 조사 담당)를 역임했다. 이후 2013년 김앤장에 합류했다.

박 변호사는 인제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24기다. 그는 대구지검 2차장 검사, 서울고검 형사부장,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그리고 서울남부지검장을 역임했다. 박 변호사는 남부지검장 시절 라임펀드 의혹 수사와 관련해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두고 "정치가 검찰을 덮쳤다"며 비판한 뒤 자진사퇴한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박순철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여기에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부회장(대외협력), 그리고 박현철 디에스금융홀딩스 회장도 후임 인사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이 수석부원장은 '경제통'으로 불린다. 행시 31기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 국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당시 기재부 차관보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정은보 금감원장 취임과 함께 금감원에 합류, 현재까지 수석부원장 자리를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행시 32기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재무부를 거쳐 이후 금융위 대변인,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예탁결제위원회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부터는 공인회계사회 상근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회장은 디에스 증권사와 디에스네트윅자산운용사 회장으로 금융감독과 금융시장 경험을 두루 가진 인사로 금융권에 오래 몸을 담았다. 한국은행 기획부, 자금부, 검사통할국을 거쳐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 팀장, 조사1기획국장, 감사실 국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디에스금융홀딩스 회장, 외에도 한국중소벤처포럼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운동선수 출신 스포츠맨으로 입지전적인 스토리를 가진 금감원 출신이다. 금융감독과 검사업무, 금융시장의 실질 업무를 두루 경험한 것과 금감원 후배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는 점 역시 장점이라는 평가다.

다만 금융권 안에서는 금감원장 후임 인사에 대한 관심도가 금융위원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업권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권 안에서는 후임 인사로 거론되는 분들에 대해 아는 정보가 거의 없다"면서 "업권 출신인 김주현 회장이 후임으로 거론되는 금융위원장 인사보다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금감원 수장은 감독업무 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관리 등 금융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 필요하다"면서 "하마평에 대한 시장 반응을 살피고 후임 인사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증권·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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