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치인’ 이성헌의 새로운 도전 [정치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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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인’ 이성헌의 새로운 도전 [정치人]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5.17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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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후보는 현장 밀착형 정치인으로 통한다. 그러나 거대담론의 시대에는 그의 장점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국민의힘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후보는 현장 밀착형 정치인으로 통한다. 그러나 거대담론의 시대에는 그의 장점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그도 ‘운동권’이었다. 국민의힘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후보는 1983년 연세대 학도호국단장을 지냈다. 지금의 총학생회장격이다. 정치도 민주화추진협의회 기획위원으로 시작했다. 총학생회장과 민주화운동 경력. 그야말로 운동권 성골(聖骨)이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86세대’와는 거리가 있다. 단지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86세대는 이념 투쟁 성향이 강하다. 민주 대 반민주, 진보 대 보수, 반미 대 친미 등. 거대담론을 제시하고 피아(彼我)를 구별해 투쟁하는 게 ‘86 스타일’이다.

반면 이성헌은 실리주의자다. 군사독재는 틀렸다. 그래서 민주화운동을 했다. 거기까지다. 더 이상 세상을 옳고 그름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성헌에게 있어 정치는 ‘생활’이다. 진보냐 보수냐보다 화장실 개선 사업이 더 중요한 사람이다.

이런 성향은 ‘양날의 칼’이었다. 서대문구민들은 그를 좋아했다. ‘일 잘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현안에 밝고 열심히 활동한다는 칭찬도 뒤따랐다. ‘현장 밀착형’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정치인이 이성헌이다.

한편으로 그건 약점이기도 했다. 지역주의 타파. 기득권에의 도전. 정치 개혁. 검찰 개혁. 이런 이슈 속에서 ‘생활정치’는 하찮게 여겨졌다.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논해야 한다는 편견. 그 편견이 이성헌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지난 3월 21일. 86세대의 ‘맏형’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장관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대가 됐다”는 이유였다.

국민의힘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빅데이터 트렌드에 따르면 2030세대는 외교나 안보보다 환경이나 건강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자리나 대북 정책처럼 거대 담론만 이야기해서는 2030세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1958년생. 청년정치가 ‘대세’인 시대에 이성헌의 존재는 이질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성헌이야말로 청년정치가 주목받는 이유인 ‘생활정치’자다. 만63세의 나이에 자신의 시대를 만난 ‘현장 밀착형 정치인’의 새로운 도전은 어떤 결실을 맺을까.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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