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이는 명품 플랫폼…엔데믹 시대 ‘생존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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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이는 명품 플랫폼…엔데믹 시대 ‘생존 기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5.30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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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잇·발란·트렌비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
출혈경쟁 계속…지난해 광고선전비 크게 늘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CI ⓒ각 사

비대면 소비 바람을 타고 급성장한 명품 플랫폼이 각종 잡음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가품 논란에 이어 피해, 분쟁 사례까지 계속되면서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더욱이 최근 오프라인 소비가 살아나면서 온라인 명품 수요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명품 플랫폼 시장 빅3로 꼽히는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본사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명품 플랫폼들 전반이 소비자 청약철회권을 제대로 보장하는지, 플랫폼이 판매 당사자가 아닌 중개자라는 점을 적법하게 고지하는지, 리뷰 관리 시스템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부 명품 플랫폼들이 해외 배송 상품에 부과하는 반품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일었기 때문이다. 

실제 명품 플랫폼 덩치가 커지면서 소비자 피해·분쟁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외 명품구매 플랫폼 주요 업체 4곳의 매출액은 코로나 발생 이전 2019년도의 경우 279억 원에서 2020년 570억 원으로, 지난해에는 1008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명품 플랫폼들의 청약철회 제한 관련 소비자 피해와 분쟁도 늘었다. 서울시가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관련 상담은 총 813건(1372 소비자상담센터 776건,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37건)에 달했다. 주요 피해·분쟁유형은 ‘계약취소·반품·환급(42.8%)’ 관련이 가장 많았고 제품불량·하자(30.7%), 계약불이행(12.2%) 관련이 뒤를 이었다. 

또한 통신판매중개형태(오픈마켓)로 운영되는 경우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해당업체가 통신판매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플랫폼 초기화면에 표기해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하나, 일부 업체는 이를 플랫폼 초기화면에 표시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해당 명품 플랫폼들에 전자상거래법 위반 사항에 대해 개선을 권고하고 시정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시장 신뢰에 금이 간 가운데 계속되는 출혈 경쟁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주요 명품 플랫폼들은 신규 고객 유치 등을 위해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왔다. 현재 머스트잇은 배우 주지훈, 발란은 배우 김혜수, 트렌비는 배우 김희애와 김우빈을 각각 모델로 기용하고 각종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주요 명품 플랫폼 3사의 광고선전비는 약 624억 원에 달했다. 2020년 3사의 광고선전비(145억 원)의 4배 이상이다. 3사가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머스트잇 광고선전비는 2020년 19억 원에서 2021년 134억 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발란은 35억 원에서 191억 원으로 증가했다. 트렌비 광고선전비도 2020년 91억 원에서 2021년 299억 원으로 급증했다.

엔데믹 전환 가속화도 명품 플랫폼 입장에선 또 다른 장애물이다. 아직까지는 명품 특성상 정품이 보장되는 백화점에서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백화점 업계는 오프라인 소비 심리가 회복되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특히 패션과 명품 카테고리 매출이 실적 상승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명품 카테고리는 35.1%의 신장률을 보였으며, 롯데백화점의 명품(해외패션) 매출은 23.4%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백화점도 해외명품 부문이 30.6% 신장했다.

향후에도 백화점 업계는 핵심 경쟁력인 명품을 앞세워 소비자를 유인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주요 백화점들은 ‘해외명품 시즌 오프’ 행사를 벌이며 명품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명품 플랫폼들이 엔데믹 시대 새로운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명품 플랫폼 생존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의 출혈 경쟁이 아닌 소비자 신뢰 회복, 상품 카테고리 확장 등으로 장기적 플랜을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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