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경기도·최종스코어…6·1 지선 관전포인트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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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경기도·최종스코어…6·1 지선 관전포인트 ‘셋’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5.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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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 결과, 민주당 역학구도에 영향
김은혜 vs 김동연, 제20대 대선 연장전 결과는
민주당, 광역지자체 7곳 사수할 수 있을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6·1 지방선거·재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시사오늘 김유종
6·1 지방선거·재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시사오늘 김유종

6·1 지방선거·재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2일 만에 치러진다는 점, 여야 대선 주자들이 직접 ‘선수’로 나섰다는 점 등에서 ‘지역 일꾼’을 선출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에 <시사오늘>은 6·1 지방선거·재보궐선거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관전포인트 세 가지를 꼽아봤다.

 

위기의 이재명, ‘대권 재도전’ 첫 단추 꿸까


6·1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그러나 이번에는 ‘메인이벤트’보다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불과 석 달여 전 치러진 제20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 득표율 47.83%를 기록했던 이재명 후보가 ‘0선’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이 후보의 6·1 보궐선거 출마는 ‘무리수’라는 평이 많았다. 대선 패장(敗將)이 두 달 만에 정치 전면에 복귀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을뿐더러, 무연고지인 인천 계양을 출마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친 이재명계 내에서도 이 후보의 출마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이 후보가 출마를 강행한 건 당권 장악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었다.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화려하게 원내에 진입해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러면 2024년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해 ‘친명(親明)계’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후보가 윤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 후보의 정치적 미래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만약 선거에서 패한다면 정치적 ‘치명상’이 불가피하고, 여론조사 결과대로 신승(辛勝)을 하더라도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명성에는 흠집이 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는 “이 후보가 여론조사처럼 낙선하거나 이겨도 겨우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면 8월 전당대회 출마 불가능, 친문 강성 지지층 재등장, 정계 개편 등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계양을 결과가 전체 정치판을 송두리째 뒤엎어놓을 나비 효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20대 대선 연장전…경기도지사 누가 될까


2021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기준,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은 경기도다. 2003년 서울의 인구수를 넘어선 경기도는 매년 높은 인구 증가율을 기록하며 2020년 인구수 1300만 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이 경기도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우리 정치에서 경기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제20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서울에서 325만5000여 표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294만4000여 표)에 31만여 표를 앞섰다. 그러나 경기도에서 이 후보가 442만8000여 표를 획득, 396만5000여 표에 그친 윤 후보에게 46만여 표 앞서면서 승부가 접전으로 흘러갔다. 이제는 ‘경기도 민심’이 전체 여론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여당에게나 야당에게나 놓칠 수 없는 선거다. 여당 입장에서는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 동력 확보를 위해 경기도가 꼭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봐도 대한민국 인구 4분의 1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를 되찾아야 제22대 총선 승리, 나아가 정권 재창출도 바라볼 수 있다.

야당 입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4년 동안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닦아놓은 기반 덕분에 경기도는 민주당의 든든한 우군(友軍) 역할을 했다. 이런 경기도를 국민의힘에게 내주는 건 단순히 광역지방자치단체장 한 자리를 내주는 것 이상의 타격으로 돌아온다. 민주당에겐 경기도를 지켜야 차기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생각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더욱이 경기도지사는 제20대 대선의 연장전 성격이 강하다. 국민의힘 김은혜 전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했던 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로부터 직간접적 지원을 받았다. 현재 김 후보 캠프에는 과거 이 후보와 함께 경기도청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의 주도권 향방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30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경기도는 이재명 전 지사가 4년 동안 이끌었던 지역이고,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이 크게 이겼던 지역”이라며 “이런 경기도를 대선 두 달 만에 빼앗긴다는 건 민주당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 발목 잡지 말고 자중하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기도지사 선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기준은 10:7…위일까 아래일까


제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서울·강원·대전·충남·충북·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총 10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인천·경기·세종·광주·전남·전북·제주 총 7곳에서 윤 후보에게 앞섰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는 이 10:7이라는 스코어를 기준으로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의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3~25일 전국 17개 시도 만 18세 이상 남녀 1만4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6·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9곳에서, 민주당이 4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곳은 경합 지역으로 분류됐다.

만약 경합 지역에서 2곳 이상을 가져간다면 국민의힘은 최소 11곳을 확보하게 된다. 불과 석 달여 전 있었던 제20대 대선에서보다도 큰 승리를 거둔다는 의미다. 이런 결과는 국민들이 ‘정부 견제론’보다 ‘국정 안정론’에 공감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아무리 국회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라 해도, 윤석열 정부 견제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또한 민주당에서는 연이은 선거로 인해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계파 갈등이 재현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각각 ‘국정 실패 책임론’을 지고 있는 친문(親文) 세력과 ‘대선·지선 패배 책임론’이라는 멍에를 짊어질 친명(親明) 세력이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다. 더욱이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갈등의 폭도 커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반면 민주당이 선전할 경우 당내 권력 지형이 ‘이재명’을 중심으로 재편될 확률이 높다. 이재명 후보의 인천 계양을 출마가 국민의힘 압승 구도로 흘러가던 선거 판도를 바꿔놨다는 여론이 부각될 수 있는 까닭이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3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 인터뷰에서 “7석은 선방한 걸로 보이고, 만약 7석 이하라고 하면 비대위 총 사퇴 후 대행 체제로 가야할 것”이라며 “8~9석 나오면 승리한 것으로 봐야 하니 현 비대위 체제로 (8월) 전당대회까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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