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순 “당협위원장, 충신만 공천 줘… 줄 잘서야 정치 입문” [북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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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순 “당협위원장, 충신만 공천 줘… 줄 잘서야 정치 입문” [북악포럼]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06.02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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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05)>
최정순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당협위원장, 막강한 공천 권한… 정치의 악마성”
“박지현 등 신인 청년정치인 대두… 시대적 흐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최정순 서울시의원이 지난 5월31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포럼에서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시사오늘

“정치인은 시대상황을 읽고 진단하는 능력과 명확한 비전, 그리고 올바른 행동양식, 이를 바탕으로 추진한 정책의 긍정적 효과(영향)를 모두 갖추고 있어야 정치적 리더십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리더십을 갖춘 정치인이 많아져야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에 입문하기 전 명심해야할 것이 있다. 바로 ‘정치에는 악마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31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최정순 서울시의원은 ‘여성정치와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단상에 올라 지난 4년간의 시의원으로서의 회고를 전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의원은 “정치 입문을 준비 중이라면 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은 줄을 잘 서야한다는 것”이라면서 "매우 슬픈 일"이라고 뼈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강연을 통해 정치인들의 리더십 부재와 아울러 현재 지방선거 공천제도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당협위원장이 틀어쥔 공천권과 관련해서는 이번 6·1지방선거 공천과정을 사례로 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치에 악마성이 존재한다

악마는 같은당에도 있었다


최 의원은 정치 늦깎이다. 그가 서울시의원이 된 건 64세다.

20대 대학생 시절에는 독재정권과 싸웠고, 이후 기업에서 전무까지 근무하며 직장 내 여성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을 해왔다.

이후 58세에 은퇴해 농사를 지으며 초야에 묻혀있던 그가 정치권에 들어선 건 박근혜 정부 시절 진행된 19대 총선부터였다. 당시 성북구 갑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유승희 전 의원 당선을 도왔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펼쳐왔다.

서울시의원으로 4년간 의정활동을 펼쳐온 그는 이번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최 의원은 이와 관련해 “정치는 이해관계로 움직인다”며 “최근 공천과정이 그러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제로 정치에 입문하면 엄청난 악마성을 맞닥뜨리게 된다. 정치를 하는 순간, 타 정당은 물론 내부(같은 당) 경쟁자로부터 폄하를 받고 욕을 먹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공천 과정과 관련해서는 다소 거친 언사를 동원할 정도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최 의원은 “서울시 예산 45조원 가운데 지역구 발전을 위해 가장 노력을 기울이고 많은 예산을 끌어오는 게 서울시의원이다. 학교 시설 개선 등 교육발전에 필요한 예산을 가지고 오는 등 때론 국회의원보다 더 지역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게 서울시의원”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실 정당정치에서) 시의원은 당협위원장의 따까리(수하)”라고 자조했다.

최 의원은 정치를 하려면 줄을 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4년간 시의원 생활을 해오면서 느낀 감정이자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아무리 똑똑하고 비전이 있어도, 줄을 타지 않으면 정치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며 “이게 바로 정치의 악마성”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본래 지니고 있던 정치적 신념과 비전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 의원은 이번 지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것과 관련해 "당협위원장 라인이 아니라 다른 라인이라는 이유로 눈 밖에 났다. 이후 왕따를 당하고 무능한 인물로 찍혀(공천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협위원장이 과도한 (공천)권한을 쥐고 있어 문제가 많다”며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정치인보다는 자기(당협위원장 국회의원 라인)에게 충성한 사람들에게 몰아주는 경향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악마성을 정화할 수 있는 건 국민의 마음, 즉 민심”이라면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심을 표로 행사하고 개선을 이끌어내야한다”고 말했다.

 

최정순 시의원이 강연을 마친 뒤 <시사오늘>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사오늘

 

젊은 정치인 진출, 시대적인 흐름

정권교체, 文 부동산 정책 실패탓


최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야 양쪽에서 청년 후보들이 많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청년들에게 최고 우대를 하면서 많은 후보들이 나왔다”면서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시대가 청년정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의원은 “3선 의원이 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청년신인에게 경쟁에서 져 탈락한 경우가 있었다”면서 “시대가 청년을 부르니, 이번에 청년후보들이 많이 당선돼 정치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민주당 내 대표 청년 정치인인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예시로 들면서 “20대 청년인 박 비대위원장이 '586용퇴론' 등을 주장하면서 민주당을 흔들 수 있는 것도 시대가 그것을 원해서이다”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박 위원장에 대해 여성으로서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에 대해 자신만의 강력한 비전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가장 큰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꼽았다.

최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부동산 집값 폭등이라는 시대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잡기 위한 비전을 세웠지만, 집값 안정이라는 긍정적 영향(효과)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실패했다”면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정권이 바뀌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리더십이 박살나고 지난 정권의 러더십이 무너진 상태가 이어지면서 6·1지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무너진 정치적 리더십이 지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비전이 안 보인다”면서 “새로 정권을 잡은 집단(국민의힘)이나 뺏긴 집단(민주당)이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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