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민통합이다…‘문화’ 소통장 시급 [이광수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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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국민통합이다…‘문화’ 소통장 시급 [이광수의 시선]
  • 이광수 변호사
  • 승인 2022.06.0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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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통한 국민통합의 시대 제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광수 변호사)

최근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됐다. 과거 청와대는 특정 소수만 출입이 허용된 권력의 상징이였지만 이제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제 청와대에서 각종 문화행사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2022년 5월 10일 ‘문화를 통한 국민통합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고위직 인사도 거의 마무리 됐다. 6·1 지방선거도 끝이 났다. 이제 당면하게 되는 가장 큰 과제가 국민통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10일 국회도서관에서 대국민 당선 인사를 하면서 국민통합이 최우선 과제임을 천명했고, 지난 5월 28일 7대 종교지도자 오찬 간담회에서도 “우리의 시대적 과제가 국민통합”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백 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한국전쟁,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IMF 외환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많은 일 들을 경험해왔다. 그 과정에서 이념·지역·계층·세대·젠더·일자리 갈등 등 수많은 사회갈등이 발생했고 그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영국 킹스컬리지(Kings College University of London)가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입소스(Ipsos)에 의뢰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8개국 시민 2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빈부격차, 지지정당, 정치이념 등 12개 갈등 항목에 대하여 얼마나 심각하다고 느끼는지를 조사했는데, 우리나라는 가치, 성별, 학력, 지지정당, 세대 항목에서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의 갈등지수는 OECD 소속 30개 나라 가운데 최상위권이지만 갈등관리능력은 27위로 매우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사회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사회갈등이 계속적인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 사회를 파괴하는 부정적인 면이 있기도 하지만, 적절히 관리하면 사회발전의 계기가 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마키아벨리(N. Machiavelli)는 갈등이 논쟁(disputando)으로 가면 긍정적이지만, 투쟁(combattendo)에 빠지면 부정적이라고 했다. 사회갈등을 적절히 조절·관리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사회갈등을 조절하고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문화를 제안하고 싶다. 문화는 한 국가의 모든 국민을 결속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문화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소통하여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국민통합의 토대를 제공한다. K팝·K드라마·K영화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문화자본을 사회통합의 수단으로 삼아, 분열된 사회의 신뢰와 소통을 복원하고 궁극적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

더 나가 문화는 국가경쟁력 제고, 경제적 발전뿐만 아니라 건강, 교육, 도시재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화는 국민통합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목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9조는‘국가는 전통문화를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우리 헌법에서도 문화국가의 이념이 흐르고 있다. 

위와 같이 헌법이 문화국가를 지향하고 있고 문화를 통한 국민통합이 절실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동떨어져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발간한 2020 문예연감에 따르면, 2020년에 개최된 4만4183건의 문화예술활동 중 1만 3863건이 서울에서 개최되었고 다음으로 경기에서 5955건이 개최돼 수도권의 비중이 전체의 44.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방의 문화예술 공동화(空洞化)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지역갈등 이외에도 청년세대의 지방 이탈과 저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문체부의 국민문화예술 활동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19 판데믹(Pandemic) 이후인 2020년 이후 국민의 분야별 문화예술행사 관람 횟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사태로 수년 동안 소통 및 대화가 단절되어 버린 것이다.

국민통합은 교류와 소통에서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영호남 갈등의 역사는 매우 깊다.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는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상생하기 위해 '달빛동맹'을 결성했다.

달빛동맹은 달구벌(대구광역시)의 '달'과 빛고을(광주광역시)의 '빛'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두 도시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달빛동맹을 통해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여러 방면에서 교류와 협력을 해오고 있다. 대구 시민숲 조성사업, 시립예술단 교류 공연, 야구·축구·마라톤 등 문화체육 분야에서도 교류협력을 이어 가고 있으며, 달빛오작교를 통해 젊은 세대들의 화합의 장(場)을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대구와 광주는 오랜 세월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끈임없이 교류·소통하고 있으며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교류 및 소통의 장(場)을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 교류와 소통의 장(場)을 마련해주는 것이 문화다. 문화예술행사를 통해서 생각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화합할 수 있게 된다. 문화는 그러한 사회적 유대감 및 결속력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민을 통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라고 했다. 문화는 헌법이 지향해야 하는 헌법의 가치질서 이면서도, 국민통합의 수단이기도 하다. 문화를 매개로 한 국민통합은 지속 가능한 사회통합의 가치를 제공할 것임이 자명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전(全) 국민 문화향유시대의 도래와 국민통합을 기대한다.
 

이광수 변호사

 

이광수 변호사는…

국민권익위원회 전문상담위원, 서울시청 공익변호사·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담 전문위원,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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