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이냐, 다각화냐…롯데·CJ·신세계 ‘엇갈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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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이냐, 다각화냐…롯데·CJ·신세계 ‘엇갈린 전략’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6.07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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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5년 간 수십조 원 투자계획 살펴보니
‘탈유통’ 롯데·‘K-컬쳐’ CJ·‘본업 집중’ 신세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롯데, CJ, 신세계 CI ⓒ각 사

국내 주요 유통·식품 대기업들이 최근 수십조 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투자 규모와 내용으로 볼 때 롯데와 CJ는 본업뿐만 아니라 신사업 발굴에 중점을 둔 반면, 신세계는 본업인 유통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CJ그룹은 최근 향후 5년 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는 37조 원, 신세계와 CJ는 각각 20조 원을 푼다.

투자 계획 면면을 살펴보면 롯데는 탈(脫)유통에 본격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는 이번 투자계획에서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 투자를 강조했다. 핵심 사업인 유통에도 8조 원 대의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특히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롯데는 그룹 주축인 유통과 화학에 이어 바이오를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다.

앞서 롯데는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지주 산하에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하고 오는 2030년에는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1억6천만 달러(약 2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이번에 발표된 투자계획에 따르면 1조 원 규모 국내 공장 신설도 추진한다. 

더욱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출장 중 시러큐스 공장을 직접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J는 식품 사업에서 나아가 K-콘텐츠 발굴에 속도를 낸다. 오는 2026년까지 콘텐츠, 식품 등에 12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웰메이드 콘텐츠’의 제작, 제작역량 확보가 주요 목표다. 

CJ는 최근 한국 문화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진 만큼 ‘컬처(Culture)’ 분야를 주요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 75회 칸 영화제에서 CJ가 투자·배급한 영화 두 편이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기생충’에 이어 다시 문화 기업으로서 성과를 냈다.

CJ그룹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25년 넘게 영화, 드라마 등 문화사업에 꾸준히 투자해 문화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는 길을 열고, 이를 주도해왔다”며 “향후에도 공격적인 투자로 ‘소프트파워’ 분야에서 K-브랜드 위상 강화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미래 동력을 본업에서 찾고 있다. 5년간 이어질 20조 원의 투자는 대부분 유통 사업에 쏟는다. 신세계그룹이 발표한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헬스케어와 콘텐츠 사업 등 신규 사업 발굴에 투자할 2조 원을 뺀 나머지 18조 원은 온·오프라인 유통업에 투입된다. 

먼저 오프라인 사업 확대에는 11조를 투자한다. 여기엔 백화점 신규 출점과 기존점 경쟁력 확대(3조9000억 원), 이마트 트레이더스 출점과 기존점 리뉴얼(1조 원), 스타필드 신규 점포 출점 (2조2000억 원) 등이 포함된다. 온라인 사업 확대를 위해 물류센터 확대와 시스템 개발, 생산 설비 확대 등에도 3조 원을 투자한다. 이밖에 신세계프라퍼티를 중심으로 화성 테마파크 사업과 복합 개발 사업 등에 4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실제 신세계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일명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글로벌)를 3조 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한 것도 이 일환이다. 최근엔 신세계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시너지 발휘에 나섰다. 회사 측은 올해 연말까지 온-오프라인 채널 혜택을 폭넓게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사활을 다할 수밖에 없다”며 “지향하는 목표에 따라 기업별 사업 구심점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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